칼럼

민심은 보수세력에 대한 심판을 결정했다.

푸른하늘김 2004. 4. 16. 23:19

민심은 보수세력에 대한 심판을 결정했다.
16일자 <조선신보>의 한국총선 평가

김수종 daipapa@hanmail.net

http://www.onekorea.jp


일본에서 발행되는 총련계 일간신문 <조선신보>16일자에 보도된 김지영 기자의 한국 총선에 대한 평가 자료이다. 북이 한국정치와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참고할 만한 자료라서 소개한다. – <필자 주>


4월 15일 한국에서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야당 한나라당이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낡고 부패한 국회의 청산과 정치개혁을 바라는 민심이 정치판을 뒤집어놓은 것이다.

이번 총선의 결과는 탄핵을 주도한 보수야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분단 구도하에서 권력을 독차지해온 보수세력들은 <6.15남북공동선언>의 발표 등 정치상황의 급변 속에서 궁지에 몰리자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반란을 일으켰다. 결국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의회쿠데타를 구시대 정치로 규정하고 그 주도세력들을 거부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총선정국에서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씨를 당대표로 내세우고 이른바 '박풍'과 '거여견제론'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하였으나 선거결과는 감성정치가 종전과 같이 결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보수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 민심의 선택은 한국사회내부의 뚜렷한 변화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선거 결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세력구도가 역전되었다. 두 당의 의석획득상황을 살펴보면 한나라당이 경상도 선거구를 휩쓰는 지역주의 구도는 여전히 남아 있다. 비례대표를 결정하는 정당 별 지지율을 보아도 열린우리당이 38.3%, 한나라당이 35.8%으로서 이른바 양당구도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기존의 관념으로 보자면 거대야당이 약간 후퇴했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정치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번 총선은 주목할만한 변화를 가져왔다.

하나는 낡은 정치의 상징인 16대 국회의 구성원들이 대거 퇴장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 점이다. 16대 국회의원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은 89명으로 의원정수 299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약 70%를 정치신인들이 차지하게 된 셈이다.

세대별로 보면 30대 23명, 40대 106명, 50대 121명으로써 50대 이하의 국회의원이 전체의 83.6%를 차지하는 등 세대교체가 촉진되었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특징은 민주노동당이 처음으로 원내진출에 성공하고 제3당의 자리를 확보한 것이다. 정당 별 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이 13%의 지지율을 획득하였다. 개혁적인 색체를 가지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율을 합치면 51.4%로 전체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

한편 17대 국회에는 풀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선거 직후 열린우리당은 정쟁을 하지 않고 화합의 정치를 펼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한나라당은 여권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른바 양당구도라는 정치형태가 곧 민심이 바라는 정치개혁의 실현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낡은 정치에 대한 심판으로 이루어진 17대 국회는 마땅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 정치를 펼쳐나가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

경제나 민생 등 여러 과제가 있으나 초점의 하나는 자주와 민족화합에 관한 정책의 실현여부이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거대 야당의 전횡과 독선으로 국민의 뜻에 반해 친미, 반북정책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6.15공동선언으로 한반도의 정치구도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의 북미핵대결이 보여주듯이 미국의 대북정책의 전환문제도 현실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17대 국회가 표방하게 될 새 정치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민족사 대전환국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