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풀려나고 또 잡히고... 일본열도 다시 혼란속으로

푸른하늘김 2004. 4. 16. 20:10
풀려나고 또 잡히고... 일본열도 다시 혼란속으로

글:박철현

 

▲ 이슬람성직자협회의 쿠바이시 지도자와 포옹을 하고 있는 이마이(18)
15일 밤 9시 30분 아랍계 위성 방송국 <알-자지라>를 통해 무사히 석방된 일본인 3인(코오리야마, 타카토, 이마이)의 영상이 흐르자 일순 일본 열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니파 계열의 최고 우두머리격인 이슬람성직자협회의 쿠바이시 지도자와 포옹을 나누는 이마이(18)의 모습은 그들이 무사함을 증명했고, 쿠바이시 지도자는 직접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무쟈헤딘 여단으로부터 3인을 풀어주겠다는 연락이 온 것은 아침 5시 30분이었다"며 "기다리고 있던 중 오후에 다시 연락이 와 바그다드 모스크 지역에서 건네받았다"며 석방의 경위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시 "원래 10~11일경 풀려날 것으로 합의를 보았는데, 어떤 방해(なんかの邪魔)가 있어서 나흘이나 늦추어져 버렸다"고 덧붙였다.

15일, 11시 TBS의 '뉴스23'에 출연한 중동문제 전문가 오노(41)는 "인터뷰에 나오는 '어떤 방해'라는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며 "흔히 수니파 삼각지대에서 벌어진 납치사건과 이후 미군의 팔루자 지역 맹폭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보아, 당시(10일경) 내부적으로 죽일 것인가, 풀어줄 것인가에 관한 격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3인이 풀려난 것은 이슬람 성직자 협회의 적극적인 협상 그리고 이라크 내부에서의 그들의 평화적인 지원 활동이 무장단체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내 비쳤다.

이번에 무사히 풀려난 것에 대해 납치 가족들은 "정말 기쁘고 감사하며, 일본 국민들과 세계의 모든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슈지(33)는 자신의 누나인 타카토를 향해 "이라크의 어린이들에게 사과해라, 당신이 없어 힘들었을 이라크의 어린이들에게"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NGO 활동가인 타카토는 고통 받고 있는 이라크의 어린이들을 위한 의료지원 및 보호를 1년여 간 계속해 왔고, 또 납치사실이 알려진 후 이라크 내의 시민들은 그녀를 위해 석방촉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 수상관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경시청소속 특수기동대
한편, 자민당 아베신조 간사장은 "결과적으로 3인이 석방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자위대는 앞으로도 이라크의 재건과 부흥을 위해 열심히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칸자키 당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의 칸 나오토 대표는 "(3인이 풀려났지만) 다시 2명이 잡혔는데, 앞으로도 이런 사태가 계속 일어날 것이다"며 "자위대의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야하며 정말로 냉정하게 토론해야 할 것"이라는 '파견 재검토론'을 시사했다.

사회민주당과 공산당 역시 3인의 무사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13일 새벽 납치된 것으로 보여지는 행방불명된 2인의 예를 언급하면서 "자위대가 정세가 불안해지기 시작한 남부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한, 민간인의 납치와 자위대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즉시 철수를 요구했다.

한편, 이러한 야당의 논평과 2인의 납치 등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자위대의 파견은 인도지원과 재건부흥이므로 앞으로도 비열한 테러에 굴하지 않고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며, 따라서 자위대의 철수는 없다"고 단정지었다.

▲ 수상관저에 나부끼고 있는 성조기와 일장기
또한 후쿠다 관방장관은 "(이라크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며 이라크 입국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는 합계 50명가량의 저널리스트,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라크 정세에 밝은 한 시민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약 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라크 내의 미국기업 경비원으로 있다가 동료 4인과 함께 납치당한 후 살해당한 이탈리아인 파브리지오의 살해영상(<알-자지라> 내부 판단으로 미공개)과 함께 들어온 팩스내용이 공개되었는데, 그 안에는 "우리는 미국에 협조한 이탈리아인을 처형했다"며 "이탈리아는 (철군을 요구하는)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에 따라 한명을 처형했으며 앞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차례차례 죽일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것에 관해 이라크 정세에 밝은 한 전문가는 "일본인 3인이 풀려난 것은 그들이 NGO 활동가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지만 이탈리아인은 미국기업의 경비원이라는 점에서 처형당한 것 같다"고 하면서 "이슬람성직자협회의 움직임이 있지 않은 듯"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또 "이번에 다시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2명의 프리 저널리스트인 야스다 쥰페이(30), 와타나베 슈코(36) 역시, 어제 풀려난 일본인 3인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으므로 걱정된다"고 밝혔다.

즉, 석방된 3인의 경우 이라크 내부의 구명 움직임, 활동가로서의 진정성 등이 전사여단 내부와 이슬람성직자협회의 마음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번에 납치된 2인의 경우 아무런 정보조차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예측인 셈이다.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에 주재중인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의 와타이 기자 역시 "약 5~60명이 이라크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들은 지금 일상적으로 유괴, 살해, 납치 등의 위험에 놓여 있다"며 "이라크에의 근본적인 점령정책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이런(2인의 납치) 비극적인 상황은 일상다반사로 일어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이라크 상황, 그리고 납치된 2인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2인에 대한)정보를 수집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자위대의 철수는 현재로선 난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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