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돌없는 일본에서의 겨울나기

푸른하늘김 2003. 12. 31. 12:58

온돌없는 일본에서의 겨울나기
1인용 이불만 있는 일본




흔히들 '일본의 여름은 고온다습하며, 겨울은 건조하면서 쌀쌀하다'라고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렇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3.8 배 정도 큰 국토면적과 남북으로 긴 지형으로 남쪽의 오키나와는 일년 내내 냉방을 해야하고, 북쪽의 홋카이도는 난방기를 주로 쓰고 냉방기는 거의 필요없을 정도로 날씨와 기온의 차이가 심하다.

일년 내내 냉난방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지 90년대 이후부터는 일본의 냉난방기는 대부분 겸용으로 나오고 시판되고 있다. 좁은 일본의 집에 냉방기와 난방기를 별도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겸용이 편하고 또 공간을 덜 차지하며, 어디로 이사를 가더라도 편히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최근에는 공기청정기까지 겸한 3가지 기능의 가전제품도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고온다습한 여름이 가져다 준 돗자리 비슷한 타타미 바닥과 넓은 창문은 습기제거와 여름나기에 적합한 집 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문제는 겨울이다. 여름 중심으로 만들어 진 창문 많은 집과 타타미바닥, 난방시설의 미흡으로 인하여 겨울은 혹독하다.

지진이 많아 온돌설치가 불가능한 일본은 겨울에도 타타미 바닥 위에 이불을 깔고 덮고 하면서 지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방이 여러개 있는 경우에도 보통은 안방과 거실 같이 가족이 모여 있는 곳을 제외하곤 특별히 난방장치가 되어 있지 않다.

눈(雪)과 얼음 나라라고 불리는 추운지방 홋카이도의 경우에도 보통의 집은 큰방이나 거실정도에 난로나 히타를 하나 정도 설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난방이 허술한 곳이 많다.

보통은 잠들 때 잠시 히타를 이용하고 방안 공기를 덥히고는 이내 이불을 뒤집어쓰고 체온으로 하루 밤을 지세우는 경우가 많다. 동경의 경우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그냥 잠을 자기에는 춥고 또 생각보다 난방비가 비싼 관계로 우리 집의 경우에도 집사람, 아이, 내가 각각 이불을 덮고 자며, 옷을 3개 정도는 입고서는 잠들 때 잠시 히타를 키고, 일본인들은 전자파 등의 이유로 잘 쓰지 않는 전기장판을 이불 아래에 깔고서야 겨우 잠이 든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방안 공기가 차고 이불 속과 밖의 느낌이 다른 관계로 80년대까지 많았던 한국의 외풍이 심한 방에서 잠을 잔 것처럼 아침이 개운하지 않다. 감기에라도 걸리면 좀처럼 낫지 않는 것이 이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이불은 전부가 1인용 이불이고 개개인이 따로따로 이불을 덮고 자야만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이다. 이불 밖이 춥다. 만일 같이 이불을 덮고 자다가 한 사람이 이불을 돌돌 말기라고 하는 날이면 감기 들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부부도 반드시 따로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