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6자회담? 미국은 혹 떼려다 혹 붙이고 일본은 액세서리였다.

푸른하늘김 2003. 9. 2. 11:05
6자회담? 미국은 혹 떼려다 혹 붙이고 일본은 액세서리였다.


글:장팔현


금번 베이징에서 개최된 북 핵 관련 6자 회담은 평화적 해결에 동의했으며, 공동발표문 없이 중국이 요약문만 발표하는 선에서 끝났다. 중국측 발표로는 단계별 공동이행에 합의하고 두달안에 차기 회담을 하자는데 동의한 긍정적 회담이었다고 하였다. 어쨌든 주최 측으로서는 성공적 회담이 되었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회담 후 2시간도 안 돼 북한은 미국의 일방적 “북한 무장해제 요구만 있었다”며 회담 성과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정말로 미국은 처음부터 외교의 기본인 협상을 무시하고 나왔다.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선 핵 포기”는 회담을 이어가려는 의도보다는 하나의 절차로 생각하고 북핵이라는 의제보다는 위조화폐, 마약거래, 테러, 인권, 납치 문제를 거론하는 등 초점을 상실한 요구만을 늘어놓았다. 결국 회담의 중심에 있어야할 미국과 북한의 입장은 서로 달랐다고 보이며, 특히 미국의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베이징 6자회담은 동상이몽의 6개국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고 모여서는 힘자랑에 자국 이익 챙기기에 바빴던 모양새로만 비쳐진다. 주변 4대 강국들이 김정일 정권 이후의 한반도라는 떡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탓이리라!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이 중동 테러국가에 확산 될 것을 염려하나, 보다 더 큰 직접적 이유는 동아시아에서의 독점적 지배 관계의 약화에 있을 것이다.즉, 한국과 일본에 대한 지배력 약화를 더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거의 경제적, 군사적으로 상기 두 나라는 반식민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보유는 필경 한국과 일본으로 확산 될 것이고 이는 곧 정치,군사,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던 아시아 두 나라에서 미국의 현저한 지배력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이 5:1의 게임이 되고 말았다고 볼 것이다. 만만하고 통제 가능한 한반도 국가를 원하는 것은 주변 4강의 입장이 같다는 결론이다. 한반도 이익에 협조해야 할 한국도 처음부터 한.미.일 공조라는 얼토당토 않는 예비회담에 힘을 소진하면서 제대로 된 주장이나 조정에 있어 중국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였다.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북한 핵 문제를 민족적 시각에서 현명하게 처리할 당사자로서는 너무 희미한 존재라는 점이다. 물론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 제안 등의 역할도 평가할 만하나 중국에 비하면 부족했다는 점이다. 금번 회담을 통해 중국을 제외하고는 손익계산서를 받아들고 아직도 미진함을 느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조차도 심정적으로는 북한 지지를 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미국에 치우친 감이 많음도 사실이다. 특히 중.러도 핵을 가진 통제 불능의 북한이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간은 흘렀어도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중요성은 1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꿈쩍도 안하고 있으니, 우리는 이를 역 이용할 지혜가 필요 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반응은 가장 신통치 않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미국은 혹 떼려다가 혹만 키워서 달고 돌아 간 꼴이고 일본은 애당초부터 참가할 자격도 없던 차에 블레어 등 유럽 정상들을 불러들이거나 찾아 다니면서까지 의제와는 상관없는 “일본인 납치 문제”해결을 애걸복걸하였으나 이는 결국 국내정치용 쇼에 불과 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임이 밝혀졌을 뿐이다. 어차피 국내 지지기반이 약한 일본 정부로서는 쇼가 필요했을 테지만 6자회담에서는 납치 문제는 꺼내지도 못하고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액세서리에 불과했다. 겨우 10여 분간 북.일 2자회담에 이 문제를 거론했다하나, 워낙 과거사에 발목이 잡힌 일본의 주장이 먹혀들기나 할일인가?




미국은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끝났을 때 경제적 지원을 고려하여 일본을 갖다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대국의 외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 좋았고, 미국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버리지 못해 북한은 핵무기가 없다고 북한을 지지 하는듯한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했다. 중국만이 회담을 베이징에 유치한 호스트 국으로서 외교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은 이제 평화적 북 핵 문제해결을 위해 이러한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하며 아울러 2차 6자회담이 성사 된 다면 이제는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과의 지혜로운 외교로 미국의 지지를 얻으면서도 민족의 이익을 최대한 챙기는 줄타기 외교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외교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만 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금번 6자회담의 공은 이제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 결국 6자회담은 북한이 키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담 후 곧바로 미국의 일방적 ‘북한 무장해제 요구’였다며 공세를 펴는 북한의 의도에 다른 5개국은 2차 회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하나,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을 것으로 필자는 본다.



6자 회담 자체가 미국이 의도 하던 대로 실시됐고, 미국 측이 성공적 회담이라고 자화자찬 했듯이 이는 필시 국제적 승인을 얻었다는 것에 만족함이 분명하다. 6자회담은 우리 입장에서는 가장 나쁜 선택이었다.



지금 미국에서 인기가 급상승 중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하워드 딘의 주장처럼 북.미 2자회담이 상책이고, 당사국인 한국과 그나마 중립적 입장의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그런대로 이해 할 만한 중책이며 곁가지에 불과한 일본과 러시아가 낀 6자회담은 가장 꺼려야할 하책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금번 회담은 북핵 문제를 유엔에 상정하려다가 실패한 미국의 의도에 휩쓸린 회담이 되었으며, 미국은 국제적 승인을 얻었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듯하다.




한반도 문제는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에서 끈질기게 북한 핵 문제를 걸고넘어지나 너무 억지가 많고 94년 타결된 약정서 이행과정에서도 중유 50만 톤 한번 지원한 것 말고는 많은 부문에서 이행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보다는 미국의 책임이 더 크다 할 것이다.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대북 약정서마저 부시 공화당 정권이 폐기처분한 꼴이다.




금번 회담에서 미국이 혹을 붙이게 됐다함은 북한의 끌질기고 기상천외한 고단수 외교 때문이다. 아니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바로 다음과 같은 <4단계 비핵화>는 참으로 묘한 제안이었다. 북한 언론이 공개한 4단계 동시 이행안(履行案) 제의는 다음과 같다.








제1 단계: 미국은 중유제공을 재개하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식량지원을 대폭 확대, 북한은 핵 포기 의사를 선포한다.




제2 단계: 미국이 불가침 조약을 체결 해주며 전력손실을 보상하는 시점에, 북한은 핵 시설 및 핵 물질 동결 및 감시활동을 허용한다.




제3 단계: 북.미 북.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동시에 북한은 미사일 문제를 타결한다.




제4 단계: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서 북한은 핵 시설을 해체한다.

(8월29일 프레시안)




즉,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되 북한이 4단계로 약속을 이행할 때마다 미국도 그에 발 맞춰 동시에 대북 적대 행위를 금지하고 단계별 수준에 상응한 경제적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요구사항이다.




북한 침공도 불사하겠다던 미국으로서는 명분이 없어졌고 그렇다고 북한의 요구대로 하기에는 미국의 강경파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회담이 성공적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미국 입장에서 보면 발표와는 달리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북한 핵 문제는 결국,6자회담은 앞으로 불투명하고 다른 형태의 2차,3차식으로 회담만 하다가 내년에 실시될 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낙선하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1차 베이징 회담에서 미국은 혹만 붙이고 돌아갔고 일본은 액세서리임을 증명한 회담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여 진다. 그 여파인지 30일 아베신조 관방 부장관이란 자는 “북한이 미국 측에 불가침 조약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미-일 안보조약을 무력화 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는데 반대 한다”라고 잠꼬대 같은 발표를 하여 어리둥절 하게 하고 있다. 군비확충에 열 올리며 북한이 일본을 선제공격할 기미가 보이면 일본이 먼저 공격 할 수 있다던 발표와는 모순이 돼도 보통 모순 되는 점이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액세서리 참가에 대한 일본의 분풀이로만 보인다.




머리를 싸매게 된 미국은 다시 넘겨받은 공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게 생겼으며, 일본은 코이즈미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이라는 위대한 선전선동에도 불구하고 장식품 참가로 끝났으니 일본 내 비난에 직면할 것이며 1년 전부터 도를 넘어선 언론에서의 북한 때리기도 아울러 한층 더 증가할 것 같다. 하여튼 금번 6자회담은 탁상공론에 탐색전으로 끝난 느낌이다.




한국도 이제는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서 회담에 응해야 한다. 무작정 한.미.일 공조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민족적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한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발표된 “한반도 비핵화”는 참으로 어리석은 선언이었다.



통일 한국은 분명히 영세 중립 국가를 추구해야 할 것이나, 힘없는 국가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엄청난 국고를 낭비하면서 미제 무기만을 구입 한다면 이 또한 미국의 종속으로부터 헤어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 한국은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주변 강국이 한반도를 넘보지 못할 군사력을 갖추어야 한다.



작금의 한국으로서는 북 핵 문제에 있어 주변이 아닌, 북한과 함께 주체적으로 문제 접근을 하여야 하며, 북의 핵 보유 문제에 대해서도 통일 한국을 상정한 상태에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