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쳐가고 있다!
이유없는 무차별 살상사건
글:유재순
"미쳐가고 있어, 마침내 일본이 미쳐가고 있어!"
미국에서 5년간 살다 최근에 귀국한 주부 무라다 치아키씨(38)는 온몸을 흔들며 진저리를 치듯 말했다.
난 그녀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 아침부터 시작됐다. 후쿠오카시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등교하던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가 엄청난 화를 당했다. 갑자기 나타난 중년의 남자가 온 몸에 가솔린을 붓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심한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마당에서 빨래를 널던 동네 주부에게 재빨리 발견되어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피부이식을 해야 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허리와 등의 살점이 모두 녹아 없어졌다는 것.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도망갈 틈도 없었다고 한다.
같은 날 아침, 이번에는 교토 옆 나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고교생이 휘두른 면도칼에 상처를 입었다. 자신의 눈 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기분 나빠 면도칼로 그었다고 한다.
저녁에는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책을 보던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갑자기 칼로 배를 찌르고 달아났다.
이튿날 아침, 이번에는 시즈오카현에서 자전거로 출근하던 샐러리맨이 모르는 남자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망치로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이 모두 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을 해쳐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무차별로 일어난 일련의 살상 사건은 일본인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기에 충분했다. 뉴스를 보는 이들마다 "또?"라고 말할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잇달아 발생했다.
바로 이에 대해 무라다씨가 일본이 미쳐가고 있다고 몸서리를 친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일본인들이 이렇게 광기에 휩싸인 것은 인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무차별 살상을 행한 범인들은 사람이 몹시 그리웠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도 미국에서 살다가 일본으로 돌아오니 '시스템 사회'에 묻혀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규격화되고 정제된 조직 사회 안에서 정해진 틀과 룰에 따라 살려니까 자신의 모든 감정을 죽여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의 범인들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일정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회는 인간의 감정을 죽이는 시스템 사회라는 분석이었다.
나는 그녀의 말에 가만히 있었다. 비슷한 말을 수없이 들어 왔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말을 하는 일본인들은 정해져 있다. 해외에서 살다 일본에 귀국한 일본인들 중 절반 이상은 이와 비슷한 말들을 한다. 그리고 못 견뎌 한다. 그 중에는 회사에 해외근무 신청을 다시 해서 외국으로 나가는 일본인도 있고, 어떡하든 계기를 만들어 살던 나라로 되돌아 가는 이도 종종 있다.
해외에서 살다 온 일본인들이 가장 못 견뎌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 및 대화 단절. 적당한 선에서 교양 있게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는 일본인들로서는, 구태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행위나 발언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만약 어느 한쪽에서 적극성을 띠고 다가가면 오히려 '무슨 불순한 의도가 있나' 하고 도망을 간다. 물론 일본인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비율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튼 지난 주는 무라다씨의 말대로 공포의 한 주였다.
이유없는 무차별 살상사건
글:유재순
"미쳐가고 있어, 마침내 일본이 미쳐가고 있어!"
미국에서 5년간 살다 최근에 귀국한 주부 무라다 치아키씨(38)는 온몸을 흔들며 진저리를 치듯 말했다.
난 그녀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 아침부터 시작됐다. 후쿠오카시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등교하던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가 엄청난 화를 당했다. 갑자기 나타난 중년의 남자가 온 몸에 가솔린을 붓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심한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마당에서 빨래를 널던 동네 주부에게 재빨리 발견되어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피부이식을 해야 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허리와 등의 살점이 모두 녹아 없어졌다는 것.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도망갈 틈도 없었다고 한다.
같은 날 아침, 이번에는 교토 옆 나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고교생이 휘두른 면도칼에 상처를 입었다. 자신의 눈 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기분 나빠 면도칼로 그었다고 한다.
저녁에는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책을 보던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갑자기 칼로 배를 찌르고 달아났다.
이튿날 아침, 이번에는 시즈오카현에서 자전거로 출근하던 샐러리맨이 모르는 남자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망치로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이 모두 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을 해쳐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무차별로 일어난 일련의 살상 사건은 일본인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기에 충분했다. 뉴스를 보는 이들마다 "또?"라고 말할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잇달아 발생했다.
바로 이에 대해 무라다씨가 일본이 미쳐가고 있다고 몸서리를 친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일본인들이 이렇게 광기에 휩싸인 것은 인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무차별 살상을 행한 범인들은 사람이 몹시 그리웠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도 미국에서 살다가 일본으로 돌아오니 '시스템 사회'에 묻혀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규격화되고 정제된 조직 사회 안에서 정해진 틀과 룰에 따라 살려니까 자신의 모든 감정을 죽여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의 범인들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일정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회는 인간의 감정을 죽이는 시스템 사회라는 분석이었다.
나는 그녀의 말에 가만히 있었다. 비슷한 말을 수없이 들어 왔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말을 하는 일본인들은 정해져 있다. 해외에서 살다 일본에 귀국한 일본인들 중 절반 이상은 이와 비슷한 말들을 한다. 그리고 못 견뎌 한다. 그 중에는 회사에 해외근무 신청을 다시 해서 외국으로 나가는 일본인도 있고, 어떡하든 계기를 만들어 살던 나라로 되돌아 가는 이도 종종 있다.
해외에서 살다 온 일본인들이 가장 못 견뎌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 및 대화 단절. 적당한 선에서 교양 있게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는 일본인들로서는, 구태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행위나 발언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만약 어느 한쪽에서 적극성을 띠고 다가가면 오히려 '무슨 불순한 의도가 있나' 하고 도망을 간다. 물론 일본인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비율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튼 지난 주는 무라다씨의 말대로 공포의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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