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바라본 17대 총선, 개혁과 보수의 대결로 분석
4월 13자 <조선신보> 총선 분석 자료 공개
2000년의 16대 총선 이후 지난 4년 간의 한국 정치상황은 급변하였다. 개혁과 보수의 대결구도가 부각된 상황에서 치뤄지는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한국정치의 진로를 정하는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정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3.12탄핵사태이다. 현직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정치쿠데타의 주도세력인 한나라당, 민주당은 사태직후 지지 율이 폭락했다. 파산위기에 처하게 된 야당은 민심을 얻어보기 위한 모양새 바꾸기에 힘을 썼다.
한나라당은 전직 대통령의 딸을 대표자리에 앉히는 지도부 교체를 단행하였다. 탄핵 심판론을 주장하는 열린 우리당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박근혜대표를 내세우는 이른바 '박풍'으로 맞서나갔다.
지금 한국언론들은 선거전의 양상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한때 탄핵역풍에 밀렸던 한나라당의 지지 율이 막판에 이르러 상승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설하고 있다. 선거를 바람세에 따라 분석하는 것은 선거를 단순히 표 경쟁으로 보는 관점이다.
오늘의 한국정치에는 보다 본질적이며 근원적인 대립 점이 있다. 그것을 뚜렷이 보여준 것이 바로 3.12탄핵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보수세력들이 저지른 정치반란은 대세의 흐름에 거역하려는 세력의 최후 발악이었다.
민족분단의 구도하에서 반세기이상 권력을 독차지해온 보수세력들이 1997년, 2002년의 대통령선거에서 패하고 야당으로 전락하였다. 정치세력의 판도로 볼 때 그것은 민족자주, 통일세력의 성장을 의미한다.
특히 2000년 6.15공동선언의 발표로 보수세력의 존립기반인 반북 반공 이데올르기가 허물어지는 사태에 직면하고 기슭에 완전히 밀려나게 된 한나라당은 거대야당의 전횡과 독선으로 국회를 장악하고 정권을 탈취하려는 최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연장선위에 빚어진 사태가 바로 3.12탄핵 이었다. 선거 전에 돌입하면서부터 한나라당은 탄핵사태로 지지 율이 급격히 오른 열린 우리당의 독주를 저지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꺼냈다. 이른바 거여 견제론이다.
보수 층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러한 감성정치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번 선거를 친 노무현 대 반 노무현, 열린 우리당 대 한나라당의 대결로, 그 세력분포를 결정하는 장으로 축소화하면 문제의 한 측면 밖에 보지 못할 것이다.
지난 3월, 탄핵무효를 선언하며 100만 명을 넘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1987년 6월 항쟁 이래의 대중적인 분노였다. 그들의 주장은 반민주적인 국회를 청산하고 새 정치를 쟁취하는데 있었을 것이다.
정치개혁의 역사적 과제는 그저 여당과 야당의 의석수가 역전하는 양적 변화뿐 아니라 반역국회의 종말을 선고하는 질적 변화의 실현 여부를 17대 총선의 초점으로 떠오르게 하였다.
미국의 지배정책의 산물로서 생태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었던 국회가 다시 태여 나자면 낡은 정치의 때가 묻지 않는 후보, 민족자주와 통일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후보들이 당선되어야 한다.
탄핵심판의 여론을 배경으로 낙선후보를 선정한 사회시민단체들의 활동도 그러한 취지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탄핵심판 이외에 한국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한 현안문제들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진보개혁정치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낙선후보선정의 기준을 보면 탄핵에 찬성한 후보뿐 아니라 부패, 비리에 관여한 후보, 이라크파병에 찬성한 후보 등을 정하고 있다.
17대 총선은 6.15공동선언 발표 후 한국에서 실시되는 첫 국회의원선거이다. 민족자주, 통일세력이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이번 선거는 개혁과 보수라는 이념 구도에 결판을 내리는 장으로 된다.
17대 총선은 기성 정당들에 의한 표 경쟁의 차원을 벗어나 최근 년간 한국에서 일어난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어떤 형태로든 반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6.15공동선언 발표 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치뤄지는 총선은 북에 있어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탄핵사태에는 노무현정부가 북과의 민족공조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한국을 외세와의 반북 공조에 보다 깊숙이 끌어넣으려는 전략적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제2차 6자 회담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나고 미국의 대북압박기도가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정세는 긴장국면으로 치달을 공산이 높다.
한국 유권자들의 선택에는 현 난국을 타개하는 돌파구마련의 의미도 있는 것이다. 17대 총선의 결과는 앞으로의 정세변화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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