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내 인질 1명 죽일 것" 위협에 일 정부 초비상
글:박철현
11일 밤 9시 30분 "자위대가 철수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인질 가운데 1명을 죽이겠다"는 아랍계 위성 방송국 <알 자지라>의 뉴스가 보도되자 일본 정부는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11일 밤 "시한 연장 없는 24시간이라는 시간을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에 건넸고 조치가 없으면 첫번째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밝힌 이라크주권수호동맹(LDIR) 명의의 방송이 전파를 타자 일본 정부는 "신빙성이 낮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최대한의 채널을 가동해 이 방송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쿠다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경과를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테러 단체와의 교섭이 없다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기존의 강경론을 되풀이 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시민단체와 납치자 가족들은 "그렇다면, 24시간 이내 석방시킨다는 성명은 왜 그렇게 전폭적으로 신뢰했나?"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11일 저녁 9시에 수상 관저 앞에서 열린 월드피스 나우 주최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납치자 가족들은 "일본 정부가 하는 말은 솔직히 믿지 못하겠다"며 "지금으로선 해서는 안될 불길한 상상마저 든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후지TV의 주말 뉴스프로그램인 <이지티브이>에서는 24시간 내 석방을 이야기한 두번째 성명서가 일본 정부측이 전폭적으로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뉴스는, 두번째 성명서가 첫 협박장이 공개된 이후 20시간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의 톤에서 처음의 협박장에서 나타났던 분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문장에 쓰인 단어에 실수가 많아 첫 문장에서 보여졌던 '상당한 지식 수준'을 의심케 하며, 결정적으로 날짜를 지웠다가 다시 쓴 흔적과 서명을 고쳤다는 점에서 첫번째 협박장과 두번째 성명서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첫번째 협박장에서는 "사라야 무쟈헤딘(전사여단)"이라는 서명이 기입되어 있었던 반면 두번째 성명서의 서명란에는 "이라크 무쟈헤딘(이라크전사)"라고 되어 있다.
사회민주당의 대책위 관계자는 "오늘 밤 10시 30분에 외무성의 관계자가 "솔직히 3일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모른다"고 밝힌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일본 정부가 두번째 성명서를 자신들 좋을 대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3번째야말로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민단체를 비롯, 납치자 가족들 사이에서 피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도통신이 10일 밝힌 여론조사(자위대 즉시 철수 45.3%, 철수불가 43.2%·971명 대상)에 이어 '니혼테레비'의 여론조사도 일반에 공개되었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이라크 철수에 관한 항목이 없는 것과 더불어 52.9%라는 낮은 회답률, 오차범위 등을 명시하지 않은 점에서 제대로된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마이니치>가 인터넷에서 행하고 있는 라이브폴 조사를 제외한다면 공식적으로 발표된 2번째 여론조사라는 점에서 현재 일본 여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여론조사에 드러난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율에 대해 정치평론가 시모다 코지(48)는 "일 보수우익 언론의 논리가 시민들에게 먹혀 들어갔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정부가 실질적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다 느끼고 있을 터인데,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모습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식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외무성 내외신기자클럽 관계자도 전화 통화에서 "후속 보도 및 새로운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일본 정부 및 매스컴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알 자지라 등을 비록한 아랍계 중동 방송국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인, 자위대 철수 반대 53%, 찬성 32% (0) | 2004.04.13 |
|---|---|
| 산케이 약진의 이유 (0) | 2004.04.12 |
| 일본 정치 (0) | 2004.04.11 |
| 우익언론 저항 (0) | 2004.04.10 |
| 납치된 일본인들 (0) | 2004.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