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 이야기
정치세습 메커니즘 속에 군국우익화의 답이 있다
영미식을 본뜬 참의원,중의원 양원제도
일본의 국회는 단원제인 한국과는 달리 양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상,하원 제도이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상원인 참의원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상,하원에서 나오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일본의 헌법 역시도 미국의 주(州)정부 법을 기본으로 하여 맥아더 군사정부가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의 보수우익들은 자주적이지 못한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하원인 중의원은 임기가 4년으로, 임기 도중 해산이 가능한 관계로 임기 4년을 다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임기 3년의 총리가 새롭게 바뀌거나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년 11월에 바로 중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공명당,보수신당 의석을 합하여 겨우 과반수를 넘었다. 반면 정책으로 승부한 야당인 민주당은 종전보다 40석 이상을 뛰어넘는 의석을 확보하였다.
중의원은 정원 480명으로 지역구가 300석 비례대표가 180석이다. 단순히 인구 비례로 본다면 한국보다는 국회의원 수가 적다고 보면 된다. 지역구는 선거구별로 1인을 선발하며, 비례대표는 한국과는 달리 11개 블록별로 선발하고 있다. 한국이 전국을 통틀어 비례대표 혹은 정당에 투표한 득표수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은 시도별로 11개 블록을 정하여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비례대표의 순번도 단수의 후보자가 아니라 같은 순번에 복수 이상의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수 후보가 5인인데 당선가능 선이 4인으로 결정나는 경우, 당이 내부적으로 적임자 4인을 선정할 수 있다. 또한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출마가 가능한 관계로, 소수당으로 전락한 사민당과 공산당 후보의 경우 지역구에서는 떨어지고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인 2표제 형식으로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지역구 투표를 하고, 지지 정당에게 비례대표 투표를 하기 때문에 지지 후보와 정당간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아마 한국의 4월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하지만 민주노동당을 비례대표로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을 비례대표로 지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선거권은 만 20세, 피선거권은 25세가 되면 얻을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한국보다는 짧아 등록 후 12일 간이다.일본 국회의 특징 중 하나는 자민당 중의원의 경우 2,3세 세습 의원이 123명으로 전체 의원수의 1/4이나 된다는 점이다. 여당인 자민당은 전체 의원의 40% 정도가 세습 의원이며, 야당인 민주당은 15% 정도에 이른다. 정치 세습은 일본 정치의 큰 문제 중 하나다.
상원인 참의원의 경우는 임기 6년을 보장받지만, 실질적인 의결권이 거의 없는 관계로 유명무실하다. 예산안의 경우 중의원에서 통과되면 우선 집행이 가능하고, 참의원에서는 추후 통보 형태로 심의를 받는 등, 전반적으로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참의원이다.
참의원 임기는 6년이지만 선거는 3년에 한 번씩 치러진다. 정원 242명 중 절반씩 갈라 선거를 하기 때문이다. 참의원 지역구 의원은 146명이고 비례대표는 단일전국구로 96명을 선발한다. 선거권은 만 20세 이상에게 주어지며, 피선거권은 30세 이상이면 얻을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17일 간이다. 올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일본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도도부현 별로 자치단체장 선거에 한하여 영주권자 이상의 외국인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으며, 지난 2002년부터는 재외국민에 대해서도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북한도 재외국민에 대한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고, 일본에 3-5인의 국회의원이 배정되어 있다.
하시모토파,태평양전쟁유족회와 고이즈미의 '빅딜'
일본 정치는 지역구나 비례대표나 거의 모두 인맥,학연,지연에 따라 배분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파벌정치는 최근 많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최대 파벌이라고 불리는 하시모토파가 참의원,중의원을 포괄하여 97명, 가토파가 62명, 모리파가 61명, 에도 가메이파가 57명, 야마자키파가 22명 등으로 7~8개 파벌이 존재하며, ‘파벌의 좌장이 결정한 것은 곧 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수파인 하시모토파는 여당인 자민당 내의 가장 보수적인 파벌로 태평양전쟁유족회와 함께 일본의 보수우익화를 주도하는 그룹이다. 문제는 이들 두 그룹이, 자신들의 파벌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고 그 자신도 보수우익의 선두에 서있던 고미즈미 준이치로 후보를 총리로 지지하는 조건으로, 2001년 당시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내 다수파의 좌장이 총재가 되던 기존 선출방식에서, 원내의원,원외지구당 위원장,대의원 300명이 선거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고이즈미는 파벌정치에 식상한 일본의 정치구도에서 파벌에 속하지 않은 보수파 의원이었고 기인(헨진 變人: 별종이란 뜻)이었기에, 대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총재가 될 수 있었다.
고이즈미의 일반 정책에 대해서는 발목을 잡지 않는 대신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리정치 형식으로 관철하고 있다는 점이다.그 중 하나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요구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일본의 보수우익화는 지상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일반 군사국가 일본을 통하여 자신들의 꿈을 펼치고 가족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 때문이다.
파벌의 좌장은 모든 자금줄을 잡고 있어 인사와 공천에 관한 일부 권한이 있으며, 그의 말만 잘 들으면 지역구 세습도 가능하다. 초기 고미즈미의 대중적인 인기는 그가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고 또 돈에서 자유롭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파벌의 갈등과 거부가 있는 경우 원만한 일 진행이 어려운 관계로, 고이즈미는 작년 9월 20일 2차 내각을 위한 총재 선거에서 각 파벌에 미리 자리를 배분하는 형식으로 선거전에 임하였고 승리했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고이즈미 내각에는 그의 뜻과 생각과는 상관없이 파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각하여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파벌정치 붕괴를 불러오고 있는 소선거구제
하지만 4년 전에 도입된 소선거구 제도는 일본의 파벌정치 붕괴를 촉진하고 있다.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의원을 뽑았던 중대선거구 시절에는, 여당인 자민당의 경우 한 선거구에 파벌별로 1인씩의 후보가 출마하여 돈과 힘이 있는 파벌의 후보와 소수 파벌 후보간에 선거기간 중 당내 싸움도 있었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개의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후보가 당선되는 제도이다. 일반적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는 나라에서는 한 당이 한 선거구에 한 사람의 후보자를 내지만, 일본은 특이하게도 같은 당에서 한 선거구에 파벌별로 각각 후보를 내왔다. 예를 들어, 3명의 의원을 뽑는 종로구에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민노당이 자당 후보를 내부 파벌별로 각각 출마시켰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 각 후보들은 3석의 자리를 놓고 당 대 당 싸움은 물론 당내 파벌 싸움에도 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의원만 뽑는 소선거구 제도로 사전조율에 의한 당내 단일후보 추천이 가능해져, 중앙당의 권력이 강화되고 자연스럽게 파벌간의 경쟁도 선거 전에 조정되는 관계로 파벌이 붕괴되는 상황이다.
파벌 붕괴는 종전의 ‘인물과 정당’ 중심의 선거에서 ‘정당과 정책’ 중심의 선거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당의 어떤 파벌의 인물인가 하는 것보다는, 어느 당의 어떤 정책을 가진 후보인가가 중요한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일본 역시 한국처럼 원내,외 활동이 있고, 날치기 통과며 일당에 의한 단독안 통과도 있다. 최근 대북제재에 관한 법안은 자민당 단독안과 민주당 단독안이 각각 제출되기도 했으며, 주로 자민당 단독안이 통과되어 야당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일본도 지구당 유지와 관리에 애를 먹는 정치인들이 많고 지구당 폐지에 관한 안건도 자주 나오고 있으며, 선거시 부정 정치자금과 투명하지 못한 기부금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의원들도 있다. 비서의 월급을 유용한 다나카 전 외상이나, 학력 조작이 드러난 민주당의 고가 의원,자민당의 고미즈미 총리,아베 간사장,아소 총무상 등의 문제도 불투명한 정치의 단면이다.
정치세습 메커니즘과 그 대표주자들
고이즈미 총리 집안은 80년 이상, 아베 자민당 간사장 집안과 오부치 전 총리 집안 그리고 아소 총무상의 집안은 60년 이상, 후쿠다 관방장관 집안도 50년 이상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은 대를 이어 지역구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많다.
정치라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하는 자리라면 2,3세 정치인들이 생겨나는 것도, 대를 물려 조상의 직업을 잇는 일본인들의 직업정신과 상통하는 좋은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라는 게 능력과 자질이 떨어지는 사람이 앉아서는 안 되는 너무나 중요한 자리이기에, 2,3세 정치인들은 비웃음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인의 자제들이 쉽게 정치인이 되는 것은 일본 정치의 3대 필수조건이라고 하는 지역기반과 학벌, 정치인의 비서를 포함한 문하생 경력 조건에 이들만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자제들 중 유독 타로(太郞)라는 이름이 많은 것도, 읽기 쉽고 외우기 쉬운 이름으로 정계입문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고이즈미 2차 내각에도 그와 같은 정치귀족 출신의 2,3세 정치인이 상당수 각료와 당료로 포진하고 있다. 현재 18명의 각료 중 9명이 부모로부터 지역구와 지명도를 물려받으면서 자금줄까지 이어받아 정치를 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 대표적인 주자는 물론 고이즈미 총리 자신이다. 고이즈미는 60년대 후반 영국 런던대학에 유학(遊學)을 가서도, 가부키와 오페라 감상,프랑스 요리,흑맥주,유럽 여행 등을 즐기느라 학점은 하나도 못 따고 돌아와, 아버지의 후광으로 후쿠다 총리의 비서를 거쳐 정치인이 된 인물이다. 조부 고이즈미 마타지로우는 우정상을 지냈다. 마타지로우는 협객 출신으로 커다란 문신을 새기고 있어서 ‘문신장관’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했다. 아버지 고이즈미 준야 역시 그 후광으로 방위청장관을 지낸 바 있다.
고이즈미 총리 다음으로는 관방장관(비서실장) 후쿠다 야스오로, 그는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의 아들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툭툭 내던지는 정책 과제를 부처간 조정을 통해 소리나지 않게 처리하는 솜씨가 뛰어나 ‘거물 장관’ 또는 ‘총리의 그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일본이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등 귀족 보수원류의 맥을 잇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자민당 간사장(사무총장)인 아베 신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야마구치현 출신의 3선 의원으로 49세에 간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만주제국의 혼’으로 불렸던 관료 출신의 보수 귀족정치인 기시 노부스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었지만 살아 남았다. 귀족 출신의 보수원류 정치가로 구(舊)만주국의 관료와 자민당 초대 간사장 및 총리를 지냈고, ‘공격 가능한 자주헌법’을 주창하는 등 일본의 군국주의와 재무장을 주장한 인물이다.-전 총리의 외손자다. 아베 신조는 또한 장인의 뒤를 이어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심장병으로 사망한 보수정치인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베 신조는 부자나 권력자의 자제가 많이 다닌다는 세케이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遊學)한 후 귀국,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93년 초에 등원하여 2000년에 관방부장관직을 맡았으며, 2002년 9월엔 북일국교정상화를 위한 ‘평양회담’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대북문제에 있어 일관되게 강경론을 펼쳐 북한과의 관계는 좋지 않지만, 부드러운 이미지와 정치 명문이라는 출신 기반으로 대중적인 지지도가 높다.
또 광산 재벌이며 정계 최고의 갑부인 아소 총무상은 작년 6월 창씨개명 망언과 올 1월 독도우표 발행 발언 등으로 동북아에 유명(?)해진 인물로, 총리를 지낸 요시다- 외교관 출신으로 일본의 재무장과 헌법개정 등을 주장한 최초의 망언 총리로 알려져 있다.-의 손자다. 얼마 전,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조어도(釣魚島)’에 헬기장을 건설하자고 발언한 국토교통상 이시하라 노부테루도 도쿄 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태양의 계절'이라는 소설을 쓴 유명 소설가로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며, 중국과 한국에 대한 차별을 뜻하는 제3국민 발언과 일본내 불법체류 외국인 색출에 주력하고 있는 전형적 우익인사다.-의 아들이다. 경제산업상인 나까가와 역시 과거 수상 후보로 출마했던 나까가와 이치로의 아들이다. 또한 타니가키 재무상, 방위청장 이시바, 농림수산부장관 카메이, 행정개혁장관 카네코 역시도 2,3세 정치인들이다.
아무튼 이들 2,3세 정치인들은 자신의 능력과 자질과는 무관하게 조부나 부모의 후광을 업고서 자연스럽게 정계에 입문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역구의 탄탄한 이권구조까지 그대로 물려받았다. 선거를 통하여 자연스런 세습을 하고 있는 일본의 정치구도는 합법적이긴 하지만, 합법을 가장한 세습임에 틀림없다.
정치 명문으로 부상하는 게이오대학
일본 정치의 또다른 특징은 도쿄대학을 나온 관료 출신의 정치인은 엘리트로 대접받고, 비관료 출신이나 비도쿄대학 출신은 서자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일본의 거의 모든 관료와 정치인들은 도쿄대 출신이었으며, 이들은 나라의 살림과 미래를 설계하고 건설하면서 일본을 1등 경제국가로 만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정치판은 2,3세 정치인으로 내려오면서 게이오대학 출신의 관료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는 추세다. 게이오대학은 지금도 그렇지만, 가문과 돈으로도 학생을 선발하며 유치원에 입학하면 무시험으로 상급학교까지 진학할 수 있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최근 일본에 연구원으로 초빙되는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언론계 인사들 대부분이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친(親)게이오 인사를 세계에 심기 위한 대학 당국의 무서운(?) 배려와 음모가 숨어 있다.아무튼 2,3세 정치인들은 대개 부모의 은덕으로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코스로 유학(遊學)을 거쳐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고이즈미 총리의 경우에도 스스로 외교관이 꿈이었다고 늘 말하고 있지만, 게이오대학에서는 외교와 상관없는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는 유급으로 대학을 늦게 졸업한 후 영국으로 유학(遊學)을 갔으나, 대학원엔 진학하지 못하고 어학연수만 하고 돌아와 정치를 시작했다.
그는 방송용 멘트에 관한 한 천부적이지만, 정치적인 퍼포먼스 이외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탤런트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인답지 않은 거침없는 발언과 다방면에 걸친 관심사, 그리고 이미지 메이킹 전략은 그를 유능한 정치인으로 보이게 하는 술수일 뿐이다.
현재 고이즈미 2차 내각에서 게이오대학 출신의 각료는 18명 중 6명으로 도쿄대 출신자와 동수다. 고이즈미 총리와 이시하라 국토교통상, 카와무라 문부과학상, 카메이 농림수산부장관, 이시바 방위청장, 카네코 행정개혁장관 등이 그들이다. 이 중 카와무라 문부과학상을 제외하곤 모두가 2,3세 정치인들로, 실력과 자질보다는 가문과 돈으로 게이오대학에 입학한 인물들로 판단된다.
최근 게이오대학 출신자가 정계에 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예일대학이 모교 출신자 자녀에 대한 기부금 입학을 허용하면서, 예일대학 출신 정치인 자녀들의 입학과 졸업이 줄을 이어 정치세습이 가능해진 것과 유사하다.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오는 2,3세 정치인이 늘어난 것처럼, 게이오대학도 부설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기부금 입학의 확대로 게이오대 출신의 정치인 2,3세가 늘어나 일본의 정계를 주름잡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게이오대학 출신은 일본 정계에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긴장한 와세다대학도 최근 기부금 입학을 확대할 방침을 정했다.
지지부진한 정치개혁과 보수우익화
아무튼 일본의 정치는 돈으로 시작하여 돈 있는 사람만 선택적으로 대를 이어 정치인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학력 비리와 금권타락 선거로 얼룩져 있다. 또한 파벌의 좌장이 중심이 된 기형적인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정책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고이즈미 정권은 강경노선을 통한 대북 납치문제 해결,헌법 개정,자위대의 군대화 노선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강한 일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태평양전쟁 이후 가만히 숨죽여왔던 보수우익들의 꿈, 즉 방어가 아닌 침략이 가능한 일반 군사국가로의 일본의 전환을 공개적으로 밀고 나가려는 의도임을 예측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바야흐로 일본의 보수우익화가 비상의 날개를 달고 있어 일본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