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폐쇄적 문화에 적응 어려워

푸른하늘김 2004. 4. 2. 20:56
폐쇄적 문화에 적응 어려워
조기유학-취업대책 유학 최근 크게 늘어

2003년 5월 1일자로 일본에 외국 유학생 10만 명(10만9천5백8명) 시대가 열렸다. 1983년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발표한 '유학생 수용 10만 명 계획'이 20년 만에 달성된 것이다.

일본의 외국 유학생은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된 직후, 2년간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가 18세 이하 인구의 감소로 일본 대학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중국 경제의 성장 등의 요인으로 1999년부터 다시 늘어났다. 2003년은 전년도보다 1만3천9백58명(14.6%)이나 증가했다. 유학생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대학으로는 도쿄대-와세다대, 리츠베이칸(立命館) 대학이 꼽혔다.

문부성의 발표에 의하면 2003년 현재 한국 유학생은 1만5천8백71명으로, 중국 유학생 7만8백14명에 이어 둘째로 많아. 전체 유학생의 14.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 은 IMF때 감소되다가 2002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한 유학과 최근 정부의 해외 취업 권장 등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본은 원래 유학 초기비용이 비싸다. 그러나 주당 28시간의 아르바이트가 허락되고, 평균 시급 900엔이라는 고임금 때문에 주로 자수성가형 유학이 많다. 그래서 1998년도에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유학오는 한국인이 드물었다. 요즘은 조기유학 붐이 일본에까지 불어닥쳐, 조기유학과 취업대책 유학의 두 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월드컵을 계기로 한-일 공대 유학생 교환제도와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실시된 것도, 단기 교환학생의 증가도, 일본 내 한국 유학생 증가에 한몫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30대 초반의 정모씨는 취업에 실패하자, 여자친구와 함께 일본으로 유학을 왔다. 언어장벽이 해소되면 IT 자격증을 활용해 일본에서 취업할 계획이다. 또 한국에서 6년간 증권회사에 다니던 30대 중반의 최모씨는 미국이 아닌, 일본 대학원 진학,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아시아 거점을 도쿄에 두는 것을 노린 것이다. 입학 후에는 2년간 수업료 1백만엔 면제와 2백만엔의 장학금을 받았다. 사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은 다른 선진국보다 유학생에 대한 혜택이 많다. 일본 유학은 미국에 비해 고학력 유학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고학력일수록 장학금 등의 혜택을 받기 쉬운 편이다.

그러나 일본 유학생활은 혼네(本音:속마음)-다테마에(建前:겉모습)의 일본식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지기까지가 무척 어렵다. 폐쇄적인 일본 문화에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와 같은 생활을 하며 보내는 유학생이 너무나 많다. 한국에서 히트한 드라마 〈대장금〉 〈천국의 계단〉은 일본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방영되면 바로 이튿날부터 한국 비디오 가게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도 한국어 자막으로 볼 정도다. PC방에서는 유학생들이 밤낮없이 게임을 한다.

편리한 세상이 되었고, 유학도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그날의 한국 뉴스를 줄줄이 꿰는 유학생은 많아도 정작 일본 정세에 밝은 유학생은 드물다. 유학(遊學)오기는 쉬워졌지만, 제대로 유학(留學)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하겠다.

이수지  buddy-suj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