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의 국회와 정치 이야기

푸른하늘김 2004. 3. 31. 10:16

일본의 국회와 정치 이야기  

 

 

일본은 양원제도

 

일본의 국회는 단원제인 한국과는 달리 양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본 떠서 만든 상, 하원제도이다. 일본헌법 역시도 미국의 주정부 법을 기본으로 하여 맥아더 군사정부에 의해 만들어 졌다. 한편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상원인 참의원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상 하원에서 나오고 있으며, 시민, 사회단체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하원인 중의원은 임기가 4년으로 임기 도중 해산이 가능한 관계로 임기 4년을 다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임기 3년의 총리가 새롭게 바뀌거나 중대사안이 발생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년인 2003년 11월 중의원 선거가 있었고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공명당, 보수당 의석을 합하여 겨우 과반수를 넘었다. 반면 정책으로 승부한 야당인 민주당은 종전보다 40석 이상을 뛰어넘는 의석을 확보하였다.

 

중의원의 경우 정원 480명으로 지역구가 300석 비례대표가 180석이다. 지역구는 선거구 별로 1인을 선발하며, 비례대표는 한국과는 달리 11개 블록 별로 선발하고 있다. 한국이 전국을 통틀어 비례대표 혹은 정당에 투표한 득표 수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것과는 달리 시도별로 11개 블록을 정하여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비례대표의 순번도 단수의 후보자가 아니라 같은 순번에 복수 이상의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순번 1번이 5명일 경우 4명까지 당선이 가능한 경우라면 적임자를 당 내부에서 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동시에 출마하는 것이 가능한 관계로 소수당으로 전락한 사민당과 공산당 후보의 경우 지역구에서는 떨어지고 비례대표로 당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인 2표제 형식으로 유권 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지역구 투표를 하고, 지지정당에게 비례대표 투표를 하는 관계로 지지 후보와 정당과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아마 한국의 4월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하지만, 민주노동당을 비례대표로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을 비례대표로 지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권은 만 20세가 되면 얻게 되고 피선거권은 25세가 되면 얻을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한국보다는 짧아 등록 후 12일간 이다. 또 다른 특징은 중의원의 경우 2,3세의 세습 의원이 123명이나 되며 전체의원 수의 1/3 이나 된다. 정치세습이 문제 정치의 큰 문제 중에 하나이다.

 

한편, 상원인 참의원의 경우에는 임기 6년을 보장 받게 되지만, 실질적인 의결권이 거의 없는 관계로 유명무실하다. 예산안의 경우 중의원에서 통과되면 우선 집행이 가능하고, 참의원에서는 추후 통보 형태로 심의를 받는 등 전반적으로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참의원이다.

 

임기는 6년이지만 선거는 3년에 한번씩 치러진다. 정원 242명 중 절반씩 갈라 선거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146명이고 비례대표는 단일전국구로 96명을 선발한다. 선거권은 만 20세 이상에게 주어지며, 피선거권은 30세 이상이 되면 얻을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17일 간이다. 올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일본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도도부현 별로 자치단체장 선거에 한하여 영주권자 이상의 외국인에도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으며, 지난 2002년부터는 재외국민에 대해서도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다. OECD 국가 중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도 재외국민에 대한 선거권이 주어지고 있고 일본에 3-5인의 국회의원이 배정되어 있다)   

 

한국과 비슷한 정치 불신, 파벌 세습 구조

 

일본 국회 의원들의 역할은 한국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사법부로 일본의 기본적인 법을 만들고 의결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은 상 하원이 존재하는 관계로 일단 중의원에서 통과된 법이 최종적으로 참의원에 통과되는 시점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 상당 시일 존재하며,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3-4년이 걸리는 법도 있어 신중한 측면도 있다. 유사입법, 헌법 개정, 자위대 군대화의 경우 이런 이유로 2007년, 2010년 등 장기적인 목표를 잡고 있는 것이다.

 

선거 제도 자체가 한국과 비슷한 관계로 지역구나 비례대표나 거의 모두 인맥과 학연, 지연에 따라 배분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파벌정치는 최근 많이 퇴색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최대 파벌이라고 불리는 하시모트파가 97명, 모리파가 61명, 가토파가 62명, 에도 가메이파가 57명, 야마자키파가 22명 등 7-8개 파벌이 존재하며 파벌의 좌장이 결정한 것은 곧 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수파인 하시모토파는 자민당 내의 가장 보수적인 파벌로 이들은 태평양전쟁유족회와 함께 일본의 보수우익화를 주도하는 그룹이다. 문제는 이들 두 그룹이 자신들의 파벌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그 자신도 보수우익의 선두에 서있는 고미즈미 후보를 총리로 지지하는 조건(2001년 당시 개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내 다수파의 좌장이 총재가 되던 기존 선출방식에서 변경되어 원내의원, 원외지구당 위원장, 대의원 300명의 선거로 총재가 선출되는 방식이었다. 고이즈미는 파벌정치에 식상한 일본의 정치구도에서 파벌에 속하지 않은 보수파의원이고 기인 이였기에 대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총재가 될 수 있었다)으로 사사건건 발목을 잡지 않으며,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리정치 형식으로 관철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일본의 보수우익화는 지상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보수군사국가 일본을 통하여 자신들의 꿈과 가족들의 명예회복,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파벌의 좌장은 모든 자금 줄을 잡고 있어 인사와 공천에 관한 일부 권한이 있으며, 그의 말만 잘 들으면 지역구 세습도 가능하다. 초기 고미즈미의 대중적인 인기는 그가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고 또 돈에서 자유롭다는 것으로 국민의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파벌의 갈등과 거부가 있는 경우 원만한 일 진행이 어려운 관계로 고이즈미는 작년 9월 20일 2차 내각을 위한 총재 선거에서 각 파벌에 미리 자리를 배분하는 형식으로 선거전에 임하였고 승리했다. 그래서 인지 지금의 고이즈미 내각에는 그의 뜻과 생각과는 상관없는 인사들이 파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각하여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또한 일본도 한국처럼 원내 외 활동이 있고 날치기 통과며 일당에 의한 단독 안 통과도 있다. 최근 대북 제재에 관한 법안은 자민당 단독 안과 민주당 단독 안이 각각 제출되기도 하였으며, 주로 자민당 단독 안이 통과되어 야당의 반발을 사기고 한다. 일본도 지구당 유지, 관리로 애를 먹는 정치인들이 많고 지구당 폐지에 관한 안건도 자주 나오고 있으며 선거 시 부정 정치자금과 투명하지 못한 기부금 문제로 곤욕을 치루는 의원들도 있다. 비서의 월급을 유용한 다나카 외상이나, 학력조작이 드러난 민주당의 고가의원, 자민당의 고미즈미 총리, 아베 간사장, 아소 총무상 등의 문제도 불투명한 정치의 단면이다.

 

엘리트 중심 정치인

 

일본 정계의 또 다른 특징은 도쿄대학을 나온 관료 출신의 정치인은 엘리트로 대접 받고, 비 관료 출신이나 비 도쿄대학 출신은 서자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게이오 대학 출신자가 정계에 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우처럼 예일대학이 모교출신자의 자녀에 대한 기부금 입학을 허용하면서 정치인 자녀의 예일대 입학, 졸업으로 정치세습이 가능해진 것과 유사하다. 대통령 후보로 까지 나오는 2-3세 정치인이 늘어난 것처럼, 게이오 대학도 부설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기부금 입학의 확대로 게이오 출신의 정치인 2-3세가 늘어나 일본의 경계를 주름잡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미즈미 총리이고 이시바 방위청장 등 18명의 각료 중 6명이나 된다. 이는 도쿄대학 출신과 동수이다. 앞으로 게이오 대학 출신은 일본 정계에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긴장한 와세다 대학도 최근 기부금 입학을 확대할 방침을 정했다.

 

아무튼 일본의 정치는 돈으로 시작하여 돈 있는 사람만 선택적으로 대를 이어 정치인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학력 비리와 금권타락 선거로 얼룩져 있다. 또한 파벌의 좌장이 중심이 된 기형적인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정책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보수우익화는 날개를 달고 있어 일본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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