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의 지진 / 태풍 대책

푸른하늘김 2003. 10. 5. 22:03
일본의 지진 / 태풍 대책





예로부터 일본은 지역대에 속하며, 태풍이 지나는 길목으로서 천재지변,풍수해가 끊이지 않는 나라이다. 이에 비해 한반도는 태풍,지진의 발생 빈도 면에서 일본에 비해 피해가 적은 나라이다. 그런데도 태풍이 오면 일본보다 많은 인명,재산상의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과연 무엇 때문에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 것일까?



지진과 태풍등 풍수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일상적인 훈련과 연습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9월26일 홋카이도의 동부 80 킬로미터 해상에서 리히터 규모 8.0 정도의 강진이 있었다.500여명이 부상당하고 화재에 열차 탈선등의 피해가 있었다.이후 십여일 동안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어느 마을은 전체적으로 5센티 정도 이동했다는 보도도 있다.



신속하게 상황에 대응하는 일본 경찰은 지진 발생 5분 후에 상황본부를 설치하고 피해정도 파악과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물론, 방송과 신문에 계속적인 정보제공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지진 상황을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물론 지진 발생 후 치안유지와 교통및 사고 안전예방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였다.



총리실 산하의 방재담당관실에서는 지진발생 25분후에 대책회의를 통하여 현지에 3명의 담당관을 파견함과 동시에 방재담당장관을 중심으로 자연재해에 관련된 정부의 모든 대책을 수집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일본은 기상예측에서부터 재해 시뮬레이션, 상황전파, 구체적인 방재활동을 유기적으로 적용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일찍부터 가동해 왔다. 태풍과 홍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험지도를 통하여 슈퍼 컴퓨터 활용, 태풍이 오기 전부터 풍속과 강우량 등을 극소단위까지 분석하여 세분화하여 지역별로 예측지도를 만들고 방송과 언론을 통하여 실시간 공개하여 해당지역 주민은 늘 방송을 통하여 사전에 스스로가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거미줄 같은 상황 전개도를 활용하여, 텔레비젼 방송을 물론 라디오, 거리의 전광판, 시군구의 자체 방송까지 어디를 가도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알리고 자율적인 방재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지자체별 핫라인을 통하여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주민들의 대피와 자율피난을 유도하여 사태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풍수해가 많아서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지진, 태풍에 대한 훈련도 많이 하고 유사시 발생하게 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게 된다. 보육원에 다니는 아동의 경우에도 안전모를 준비하여 비치해 두는 것은 물론 한달에 한번씩 지진, 태풍에 대한 대비훈련을 한다.



그리고 구청이나 시군의 행정기관에서는 각종 지진, 태풍에 대비한 행동지침도 안내서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하고, 안내 방송을 수시로 하기도 한다.



그럼 일본의 지진, 태풍과 관련한 집 개조 문제를 알아 보자. 아파트는 입주하여 한번도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지낼 수 있는 주택이다. 한국에서 지난 시절 백화점이나 다리, 아파트가 무너지는 원인이 다들 부실시공과 함께 지나친 내부개조에 있다고 하여 부실공사 단속과 아파트 내부개조를 강력하게 금지한다고 했지만, 요즘은 별다른 제재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아파트 입주시부터 무리하게 개조를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헐어낸 베란다 벽이 원인이 되어 건물이 무너질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은 기본적으로 건물에 대한 내부개조를 꿈꾸고 살지 않는다. 개인주택의 경우에는 간단한 내부개조를 하기도 하지만, 아파트같은 공용주택의 경우에는 벽을 헐거나 베란다와 거실의 벽을 헐어서 넓게 쓸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기본적으로 지진, 태풍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건물개조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한국처럼 아파트 베란다에 샤시 시공을 하여 창문을 만들어 외부와 차단하는 집은 어디에도 없다. 만일의 지진, 태풍, 화재 발생시 옆집 베란다가 비상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옆집의 베란다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시공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리로 된 샤시가 파손되어 피해를 주는 일도 없도록 규제를 하고 있다.



또 아래 위집의 경우에도 베란다 가운데 설치된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인지 비상계단을 막거나 옆집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베란다에 샤시를 설치하여 이동을 막은 것은 소방법 위반으로 단속을 한다. 가끔 소방서에서 나와 개인집에 소방점검을 할 때에 비상계단을 막아 두었다거나 계단에 많은 물건을 방치한 경우나 옆집과 이동이 불편하게 많은 것을 베란다에 방치한 경우 지적을 받게 된다.



지진이나 비상시에 옆집이나 아래집 윗집간에 긴밀한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베란다를 공동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건물의 내부개조나 벽을 허무는 공사로 건물 자체가 무너지는 피해를 주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언제인가 아파트 공사장에 한번 간 적이 있었는데, 일본의 건설 공사장에는 망치와 못을 이용하여 공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불안정한 못질이 불러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순식간에 못을 박아주는 피스를 이용하여 못을 정확하게 박고 또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지진 태풍 방지대책의 일환이다. 조금이라도 튼튼한 건물을 짓기 위해서 피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튼 일본은 지진, 태풍이 많은 나라인 관계로 언제나 지진, 태풍에 대한 대비 훈련을 하고 지진, 태풍 발생시 집결지에 필요한 물품을 갖추고, 비상대피를 위하여 베란다에 비상계단을 설치한다거나, 이웃집 베란다를 통하여 대피할 수 있도록 개방형 베란다 시설을 갖추고 있고 건물 붕괴를 막고자 내부벽에 대한 해체 공사는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천재지변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많은 속담도 생겨났다. 일본 속담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세가지가 있다 하는데, 그 세가지는 바로 아버지와 번개, 그리고 화재라고 한다. 아버지의 꾸중이 무섭고, 목재주택이 많으니 화재가 두려우며, 또한 폭우로 인한 천재지변이 공포스럽다는 비유이다.



경험으로부터 터득한 지혜로 일본에서는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천재지변에 매우 강하다. 아니, 천재지변에 대처하기 위한 예비교육과 훈련이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군부대 작전 계획처럼 재난시 자기 가족들이 대피해야할 구역이 지정되어 있으며, 변동시는 물론 매년 일정한 시기에 통지서가 집으로 배달된다. 소방서나 재난방지 부서에서는 매달 시범 훈련에 방재훈련 대회를 넣는 등, 년중 모의훈련을 행한다.



일본열도의 지리적 특성상 매년 되풀이 되는 태풍, 지진, 폭우, 대형 화재시 라디오나 국영방송(NHK) 등은 정규방송을 멈추고 예상 진로로부터 주의사항등 자세한 보도에 열중하고 동네 방송은 방송대로 지역주민들에게 지시사항을 하달한다.



일본은 소학교 학생 때부터 지진 체험 실습을 한다. 트럭에 진동기를 부착하여 지진 1도 부터 7도까지 상황을 재현하여 체험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체험으로부터 어려서부터 지진에 대한 위험성을 자각하고 항상 조심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다.



폭우가 내리거나 태풍이 불면 사전에 위험지역으로 예고된 지역주민들은 미리 계획된 학교시설이나 공공시설로 옮기라고 연락이 가고, 산사태 등을 염려하며 지역 경찰들은 직접 우중 순찰, 활동도 하는 것이다.



지진 및 태풍이 지난 다음에는 반드시 ‘이번 천재지변으로 몇 명이 죽었고, 무슨 문제점이 있었으며’ 하면서 반성의 기회를 갖는다. 문제점이 분석되면 다시 “쿄-꾼(교훈), 쿄-꾼” 하면서 폭넓게 교육이 시작되고 재난 방지를 위한 예행연습까지 하게 된다.



일본인들은 무슨 일을 함에 있어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일에 임하는 ‘비관주의자’ 반면, 한국인들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임하는 ‘낙관주의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 국민성으로 양자 사이에는 분명히 장점과 단점이 있으나, 우리도 천재지변에 대해서만큼은 ‘비관주의자’가 되어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놓고 이에 미리미리 대응하고 훈련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천재지변에 아무리 대비를 하고 돈을 많이 들인다 해도 이는 비난할 일이 못된다.



일본에 거의 매년 초대형 태풍이 불어와도 10명 이상 죽었다는 뉴스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 정부에서도 말만 무성한 재난 예방, 방지 및 처리에 관한 법률과 부처 신설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통합 재난 방지 기구가 신속히 들어서서 이제는 두 번 다시 후진국형 인재 사고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