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 주재 기업의 실태 .2

푸른하늘김 2003. 10. 8. 22:57
일본 주재 기업의 실태 .2





과거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가 한국을 제외한 세계시장판매를 포드사에 OEM방식의 아웃소싱을 한 일이 있다. 또한 내년부터 일본시장에 진출하는 GM대우자동차의 경우도 OEM방식의 아웃소싱 형태로 스즈키에게 판매를 위탁하고 자신은 당분간 생산에만 전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웃소싱은 초기 브랜드 인지도 없는 상품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때 마케팅 실패와 비용절감을 위해 흔히 이용하는 방법이다.



과거 기술 제휴사 였던 미쯔비시자동차의 판매망을 이용하는 것이 초기판매에 유리할것 같은 현대자동차가 굳이 현대라는 자사브랜드로 자동차 판매를 위해 일본현지법인을 설립한지 4년. 2003년 상반기 현대자동차 재팬의 판매실적은 1,500대 정도. 적자 매년 200억대. 일본 진출 첫해부터 판매목표 3천대,5천대,1만대 등 거대한 목표를 잡고 출발을 하였지만, 일본에서의 현대자동차의 인지도는 아직도 미미한 상태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술력 있고, 힘있고, 강한 젊은 감각의 자동차라고 세계시장을 향하여 선전홍보하고 있지만 미국시장 진출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미국에 알려진 현대자동차. 어쩌면 미국시장 만큼 어려운 곳이 이곳 일본시장이다. 세계 자동차의 시장의 20%,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70%를 잡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산업. 이런 자동차 강국 일본에서 자리매김하지 않고는 전세계 어디에 가서도 자동차의 강자라고 자부할 수 없기에 현대자동차는 매년 200억이상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자사 상표로 일본 진출을 결정하였던 것이다.



기술력에서는 세계최고를 자랑한다고 하는 현대자동차이지만,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 일본에서의 홍보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 장벽을 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고 과거 미국시장 진출 때와 마찬가지로 또 10년을 기다리고 투자하고 노력해야 하는가? 과거의 경험을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면 일본시장의 좀더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아직 일본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값은 싸고, 잔고장도 많고, A/S센타는 부족하고, 노년층이나 저소득층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중고차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불안감이 구매를 막고 있는 장애요인이다.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은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를 일본에 알리고 브랜드이미지를 질적으로 비약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월드컵이 끝나고 일본에서 연속적인 홍보마케팅은 과연 있었는가?하는 의문이 남을 정도로 판매신장은 미진하다. 판촉과 홍보마케팅 실패의 결과이다.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월드컵 공식 스폰서라는 이점을 통하여 수만의 응원단과 선수들이 있는 경기장이며 선수촌이나 기자들이 있는 프레스 센타, TV중계방송 등 손쉽게 직간접적인 선전효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내에서 현대자동차의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고 판매를 늘리는데는 조금도 기여하지 못한 것이다.



아니 가장 단순하게 한국의 시합이 있었던 날마다 열성적으로 모인, 그 뜨거웠던 6월 동경의 신주쿠 쇼쿠안 도오리. 연인원 15,000명으로 추산되는 그 현장에서 현대의 마크를 단 차량이 태극기를 들고 왔다 갔다하며 응원만 했었더라도 어느 정도의 홍보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현대 모터 재팬의 홍보맨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판매가 지지부진 하다면, 재일 코리안들의 중심으로 홍보를 하는 적극성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최근 본지에 접수된 몇 건의 제보 중에 일본의 자동차 회사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제보가 있었다. 어떤 재일 한국인 고객이 그랜져를 렌트하였는데, 고속 주행시 백미러가 바람에 밀려 자동적으로 뒤로 접히는 결함이 발견되어 현대 자동차 재팬에 그 문제를 제기하자 천천히 달리면 된다라고 해서 화가나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만약 일본인이라도 그들이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든다. 아니, 이 현대자동차 재팬이 만약 일본회사라면 이런 일은 법정소송감이다. 같은 한국인이라 그냥 내가 참고 말았는데, 이거 너무한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며, 두번다시 현대자동차 재팬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다른 고객은 그랜져 XG 신차를 구매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 이후 현대 모터 재팬이 주최하는 차량 시승회에 초대를 받아 갔다고 한다.



그는 “다른 일정도 있고 시승회장이 집과 멀어 안가려고 했지만, 꼭 와달라는 말도 있고, 차 구입한 지 얼마되지도 않고, 초대장에 열쇠고리 교환권이 있어서 이거 무슨 서비스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 뭐라 그러나? 추첨회 같은거. 그래서 갔는데 행사장 입구에서 교환권을 주니까 무성의하게 무언가를 주더라구요. 열어보니까, 세상에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 왜 있지 않습니까? 저기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만든 조잡한 싸구려 열쇠고리. 참나 내가 이거 받을려구 피같은 휴일을 투자했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받아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열불나길래 철로에 던져 버렸어요. 그래도 300만엔 짜리 차를 샀는데, 100엔짜리 열쇠고리라…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차라리 교환권을 넣지 말든가.” 라며 역시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또한 본지의 확인 결과 최근 2년동안 선정적인 기사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한국의 I주간신문의 일본 현지판에 홍보성 기사를 실으면서 지나치리 만큼 과장된 홍보 기사를 요구했으며, 그에 따른 화답차원의 광고를 게재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광고수주와 I주간신문 일본지사 J본부장이 이 광고 수주건과 관련하여, 현대 모터 재팬의 마케팅 팀장을 맡고 있는 P차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스키 접대는 물론 향응 접대를 한 것도 확인되었다.



그렇다. 현대 모터 재팬은 일본시장을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전략은 시행하지 않고, 일본에 나와 있는 한국언론사들의 특파원 접대로 본사에 보여주기 위한 홍보성 기사에 만족하거나 일본의 자동차 평론가들을 상대로 한국 공짜 관광이나 현대자동차 공장견학등을 실시하는 것에 안주하는 아직도 뜬 구름잡기식 언론 플레이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마인드는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기 충분하다. 왜냐면, 일본 자동차 잡지 시장을 우습게 보는 전형적인 한국 재벌의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현대측이 그 자동차 평론가들에게 좋은 구경, 음식 먹여줘도 그들의 논조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속으로 비웃을 뿐이다. 이 무슨 국가적 망신인가.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실질적이고도 감동적인 마케팅은 전무한 채 오직 대형 스포츠 경기나 각종 이벤트등의 마케팅에만 수억대의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지화된 홍보마케팅의 실패로 일본인들 사이에서 지난 월드컵 이후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판매로 연결 시키지 못하였으며, 100만명이 넘는 재일 코리안 사회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자동차회사로 남아 있는 것이다.



아직도 기술, 생산에만 머리가 고정되어 있고 마케팅 감각은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한 현대모비스 출신의 임원들과 일본화 되어있지 않은 현대자동차 출신의 영업맨들과의 내부적인 마찰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현실적인 판매부진과 공격적인 마케팅 미숙, 기업내부의 마케팅 노선의 갈등, 뜬구름 잡기식 언론 플레이나 대형 스포츠 및 이벤트에만 몰두하는 비현실적인 마케팅, 광고와 관련된 향응, 현지교민들과 괴리된 선전홍보 등으로 현대 모터 재팬은 서서히 멍들어가는 사과처럼 매년 누적 적자의 증가 만을 안고 쓰러져 가고 있다.



환부를 더 썩기 전에 도려낼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이대로 그냥 외화만 낭비할 것인지 그것은 바로 “현대 모터 재팬”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