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을 위해 J리그를 이용하라
출범 13년째를 맞이하는 J 리그를 되돌아 보며
글:박철현
일본 프로축구 J 리그가 출범한 지 13년이 되었다. 지금 일본축구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가와부치씨가 초대 협회장직을 맞아 출범한 J 리그는, 출범 초기부터 세계 제 2위의 경제 대국답게 자국 리그의 흥행을 위해 브라질 및 유럽의 스타급 선수들과 계약을 맺어 많은 화제를 뿌렸다.
당시 J 리그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낸 세계적인 스타들은 지금도 직간접적으로 일본 축구계와 연관을 맺고 있다. 현 일본 축구 대표팀의 감독이자 카미사마(神樣)로 불리는,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80년대 브라질 축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지코는 물론이며, 레오나르도, 스토이치코비 등등 세계 축구계의 스타들이 J 리그에서 프로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마지막 선수생활의 장으로, 혹은 보다 나은 리그에의 재도약을 위해 J 리그를 찾고 있다. 카메룬 축구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변방의 아프리카 축구를 세계속에 알린 음보마가 합류한 도쿄 베르디는 물론, 에밀손과 에드문도의 공격진 콤비가 빛을 발하는 우라와 레즈, 새로운 용병인 윌의 합류로 J2에 떨어질 위기로 부터 탈출하고 있는 오오이타 트리니타 등이 눈에 띈다.
참고로, J 리그는 J1, J2의 양대리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자면 해당 년도 리그에서 J1 디비젼의 최하위 두 팀이 J2 디비전으로 떨어지고, 그 빈자리를 J2 디비전 상위 두팀이 J1 디비전으로 승격하도록 되어 있다.
세계 축구의 본고장이기도 한 유럽 축구 리그의 룰을 따랐다는 이 양대리그(1부, 2부) 시스템은 시합 종반으로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 진다. 우승팀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단일리그 전보다 "누가 탈락하느냐", 즉 꼴찌 벗어나기 싸움을 보는 재미가 짭짤해지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2002년 리그에서 시즌 초중반 시미즈 에스펄스는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후반기에 안정환의 합류와 더불어 팀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광경을 목격한 시미즈의 서포터들은 '안(安)은 시미즈의 구세주'라며 흥분하기도 햇었다.
반면, 2002년 한국인 최초로 J1 디비전의 사령탑을 맡은 삿포로 콘사도레의 장외룡 감독은, 시즌 후반 J1 탈락이 확정되는 패배를 맛본 후, 눈물을 글썽이며 감독퇴임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서포터들에게 미안하다는 사퇴의 인사말을 건넸었다.
1, 2부 리그 시스템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 때문에 시즌 마지막까지 감독, 선수, 축구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가 속해 있는, 혹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장을 찾고 또 선전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1, 2부 시스템으로 출범한 J 리그는 서포터들의 열기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야구에 이은 제 2위의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세계 프로 리그의 관중 동원 수 집계에 있어서도 3대 리그인 라 리가, 프리미어 리그, 세리에 리그, 그리고 독일의 분데스 리가, 네덜란드의 에레디비지 리그 다음을 잇고 있으며, 이러한 각국 유럽 리그의 신인 선수 발굴 현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본 축구의 황금 시대를 이끈 97 - 99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멤버들인 오노 신지, 나카무라 순스케, 이나모토 준이치, 야나기사와, 다카하라 등도 J 리그에서 프로로서 일정한 경험을 쌓은 후 위에서 언급한 유럽 리그로 진출했다.
정신적인 능력은 물론, 물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 선수들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필자이지만, 객관적으로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의 수를 헤아려 볼 때, 11대 6으로 일본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은 ‘리그’의 힘에서 비롯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물론 일본 선수들을 가지고 있을 때, 경제 대국인 일본에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유럽 구단 측의 상술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최근 에레디비지 리그의 유틀레히트로 이적한 후지타 선수나, 벨기에 리그의 조르다로 재(再)이적한 스즈끼 선수를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지타 선수는, 물론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철저한 근성에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일류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나이도 나이일 뿐더러 전성기를 조금 지났다는 평과 함께 그다지 마케팅 효과를 가져올만한 아우라를 지닌 선수는 아니다. 다만 성실하고 근성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평가받고 있는 선수인데, 갑자기 에레디비지 리그로 이적한다 라는 말이 나와 일본의 축구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 케이스이다.
지명도와 스타성이 있는 선수가 아닌데, 유럽 리그, 그것도 실력적인 측면에서는 유럽 3대 리그에 버금간다는 에레디비지 리그에서 이적 제의를 해왔다는 것은 유틀레히트 관계자들이 그간 J 리그에서 후지타의 플레이를 주욱 관찰해 왔다는 것을 반증한다.
스즈끼 선수의 경우 벨기에의 겡크 팀에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여, 겡크 측의 재계약 포기라는 강수로 인해 다시 J 리그로 돌아온 케이스인데, 돌아오자마자 가진 복귀전에서 골을 결정짓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자 바로 같은 리그의 1부 팀인 조르다에서 이적 제의가 들어온 케이스이다.
위의 두 선수의 이적은, J 리그에 유럽팀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시선이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부 한국 축구팬들이 불평하기도 하는 “왜 J 리그 따위로 가느냐”라는 식의 발언들은 어떤 의미에서 선수들의 미래를 막는 행위일 수 있다.
필자는 젊은 선수들 일수록, 그리고,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으면서도 무능한 에이전트나 구단측의 필요 이상의 제재로 기회가 좀처럼 닿지 않는 선수들이라면 임대 형식으로나마 J 리그로 와서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쳐 유럽 각국의 스카우트 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축구팬들 중에서 혹자는 ‘유럽에 꼭 그렇게 가야만 하느냐’라는 불평과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것에 관해서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선수가 유럽에 가고 싶어 한다면, 그를 잡을 게 아니라 그의 ‘의지’를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 팬의 도리”이며, 그 꿈의 실현을 위해 J 리그를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이다.
출범 13년째를 맞이하는 J 리그를 되돌아 보며
글:박철현
일본 프로축구 J 리그가 출범한 지 13년이 되었다. 지금 일본축구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가와부치씨가 초대 협회장직을 맞아 출범한 J 리그는, 출범 초기부터 세계 제 2위의 경제 대국답게 자국 리그의 흥행을 위해 브라질 및 유럽의 스타급 선수들과 계약을 맺어 많은 화제를 뿌렸다.
당시 J 리그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낸 세계적인 스타들은 지금도 직간접적으로 일본 축구계와 연관을 맺고 있다. 현 일본 축구 대표팀의 감독이자 카미사마(神樣)로 불리는,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80년대 브라질 축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지코는 물론이며, 레오나르도, 스토이치코비 등등 세계 축구계의 스타들이 J 리그에서 프로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마지막 선수생활의 장으로, 혹은 보다 나은 리그에의 재도약을 위해 J 리그를 찾고 있다. 카메룬 축구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변방의 아프리카 축구를 세계속에 알린 음보마가 합류한 도쿄 베르디는 물론, 에밀손과 에드문도의 공격진 콤비가 빛을 발하는 우라와 레즈, 새로운 용병인 윌의 합류로 J2에 떨어질 위기로 부터 탈출하고 있는 오오이타 트리니타 등이 눈에 띈다.
참고로, J 리그는 J1, J2의 양대리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자면 해당 년도 리그에서 J1 디비젼의 최하위 두 팀이 J2 디비전으로 떨어지고, 그 빈자리를 J2 디비전 상위 두팀이 J1 디비전으로 승격하도록 되어 있다.
세계 축구의 본고장이기도 한 유럽 축구 리그의 룰을 따랐다는 이 양대리그(1부, 2부) 시스템은 시합 종반으로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 진다. 우승팀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단일리그 전보다 "누가 탈락하느냐", 즉 꼴찌 벗어나기 싸움을 보는 재미가 짭짤해지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2002년 리그에서 시즌 초중반 시미즈 에스펄스는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후반기에 안정환의 합류와 더불어 팀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광경을 목격한 시미즈의 서포터들은 '안(安)은 시미즈의 구세주'라며 흥분하기도 햇었다.
반면, 2002년 한국인 최초로 J1 디비전의 사령탑을 맡은 삿포로 콘사도레의 장외룡 감독은, 시즌 후반 J1 탈락이 확정되는 패배를 맛본 후, 눈물을 글썽이며 감독퇴임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서포터들에게 미안하다는 사퇴의 인사말을 건넸었다.
1, 2부 리그 시스템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 때문에 시즌 마지막까지 감독, 선수, 축구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가 속해 있는, 혹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장을 찾고 또 선전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1, 2부 시스템으로 출범한 J 리그는 서포터들의 열기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야구에 이은 제 2위의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세계 프로 리그의 관중 동원 수 집계에 있어서도 3대 리그인 라 리가, 프리미어 리그, 세리에 리그, 그리고 독일의 분데스 리가, 네덜란드의 에레디비지 리그 다음을 잇고 있으며, 이러한 각국 유럽 리그의 신인 선수 발굴 현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본 축구의 황금 시대를 이끈 97 - 99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멤버들인 오노 신지, 나카무라 순스케, 이나모토 준이치, 야나기사와, 다카하라 등도 J 리그에서 프로로서 일정한 경험을 쌓은 후 위에서 언급한 유럽 리그로 진출했다.
정신적인 능력은 물론, 물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 선수들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필자이지만, 객관적으로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의 수를 헤아려 볼 때, 11대 6으로 일본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은 ‘리그’의 힘에서 비롯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물론 일본 선수들을 가지고 있을 때, 경제 대국인 일본에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유럽 구단 측의 상술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최근 에레디비지 리그의 유틀레히트로 이적한 후지타 선수나, 벨기에 리그의 조르다로 재(再)이적한 스즈끼 선수를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지타 선수는, 물론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철저한 근성에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일류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나이도 나이일 뿐더러 전성기를 조금 지났다는 평과 함께 그다지 마케팅 효과를 가져올만한 아우라를 지닌 선수는 아니다. 다만 성실하고 근성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평가받고 있는 선수인데, 갑자기 에레디비지 리그로 이적한다 라는 말이 나와 일본의 축구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 케이스이다.
지명도와 스타성이 있는 선수가 아닌데, 유럽 리그, 그것도 실력적인 측면에서는 유럽 3대 리그에 버금간다는 에레디비지 리그에서 이적 제의를 해왔다는 것은 유틀레히트 관계자들이 그간 J 리그에서 후지타의 플레이를 주욱 관찰해 왔다는 것을 반증한다.
스즈끼 선수의 경우 벨기에의 겡크 팀에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여, 겡크 측의 재계약 포기라는 강수로 인해 다시 J 리그로 돌아온 케이스인데, 돌아오자마자 가진 복귀전에서 골을 결정짓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자 바로 같은 리그의 1부 팀인 조르다에서 이적 제의가 들어온 케이스이다.
위의 두 선수의 이적은, J 리그에 유럽팀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시선이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부 한국 축구팬들이 불평하기도 하는 “왜 J 리그 따위로 가느냐”라는 식의 발언들은 어떤 의미에서 선수들의 미래를 막는 행위일 수 있다.
필자는 젊은 선수들 일수록, 그리고,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으면서도 무능한 에이전트나 구단측의 필요 이상의 제재로 기회가 좀처럼 닿지 않는 선수들이라면 임대 형식으로나마 J 리그로 와서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쳐 유럽 각국의 스카우트 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축구팬들 중에서 혹자는 ‘유럽에 꼭 그렇게 가야만 하느냐’라는 불평과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것에 관해서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선수가 유럽에 가고 싶어 한다면, 그를 잡을 게 아니라 그의 ‘의지’를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 팬의 도리”이며, 그 꿈의 실현을 위해 J 리그를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이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소록도 갱생원에서 도쿄의 감옥으로 전범 처형된 경성제대 출신 군의관 (0) | 2003.10.02 |
|---|---|
| 우키시마마루(浮島丸)가 폭침된 마이쓰루 항 (0) | 2003.10.02 |
| 일본의 노인문제와 임금피크제도 (0) | 2003.10.01 |
| "한국 자동차의 명예를 걸 생각입니다." (0) | 2003.09.30 |
| 조선학교는 몸부림 치고 있다 (0) | 200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