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말야, 하필이면 이럴때..."
협심증 재발로 고국 방문 좌절된 곽동의 한통련 의장
글:박철현
해외민주인사 한가위 고국 방문 계획에 맞추어 이번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이하 '한통련') 곽동의 의장 외 21인, 한청(3명)과 민주여성회(3명) 등이 오늘 오전 9시 아시아나 편으로 고국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곽동의 의장이 지병인 협심증의 재발로 일행에 합류하지 못했다.
곽 의장은 19일 오전 10시경 전화인터뷰에서 "의사가 가면 안된다고 하네. 허리가 아픈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뛰어서, 비행기는 못탄다고 그러네"라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곽 의장은 30년만에 어렵게 고국을 방문하게 됐으나 지병악화로 갑작스레 고국행이 좌절되자 몹시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곽 의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지병이 언제 재발하신 겁니까?
"응. 어제 병원에 갔었는데, 내가 어떻게든 가야된다고, 우리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분들 때문이라도 가야한다고 의사한테 사정 사정을 했어. 그래서 약도 일주일치 받아 왔지. 호텔도 새벽에 스카이라이너(나리타 공항 직행 열차)를 타고 가려고 우에노 옆에 얻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너무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지금 병원쪽으로 왔어요."
- 그럼 다른 분들은 모두 예정대로 가시는 건가요?
"다른 사람들은 예정대로 갈꺼예요. 지금쯤이면 아마 도착했을 거 같은데. 내가 안가면 당신들도 안간다고 그러길래, 그러지 말라고 가서 사람들에게 잘 돌아왔다고, 내 몫까지 인사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어요."
- 이번만큼은 고국을 찾으실줄 알았는데….
"그러게 말야. 나도 정말 이번에는 갈 줄 알았어요. 여권까지 받았는데. 사실은 의사가 좀 쉬라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이번에 못가면 못간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사람들도 이번이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무리를 해서라도 같이 갈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네요."
- 의사는 상태를 정확하게 뭐라고 하는지요?
"의사가 말하기를, 점적이라 그러나? 암튼 그거하고 혈압체크 받고, 심전도 검사하고 그렇게 해도 지금 내 몸 상태로 비행기 타면 기압차인가 아무튼 그거 때문에 심장에 무리가 온다고 그러네요. 한국에 임종인 변호사가 걱정을 많이 해 주셔서, 그리고 범추위 분들이 너무 이번에 수고를 해서 허리 아픈거는 어떻게 참아 볼려고 했는데…."
- 고국에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정말 너무나 아쉽습니다.
"난 다른 행사도 중요하고 고향 방문도 중요하고 그렇지만, 박 기자가 저번에 나하고 인터뷰 했을 때, 김대중 선생님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그날 한국에서 전화가 걸려 왔어. 21일날 김대중 선생님하고 약속이 잡혔다고. 김대중 선생님께서 옛동지를 전부 만날 수는 없지만, 이번에 꼭 만나자고 그러셨다고 하더라구.
그래 이번에 만나면 정말 그간 너무 수고하셨다는 말도 꼭 전해 드리고 싶었거든. 건강 회복하셔서 다시 정정하게 민족의 큰 어른으로 앞으로도 민족의 통일과 화해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셔야 되지 않겠느냐고 꼭 전해 드리고 싶었는데 정말 가슴이 아파요."
- 앞으로 상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단 오늘 치료를 받고, 한국 쪽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간다고 했는데, 어차피 다 알게 될 거고, 아무튼 저는 너무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국에서 우리들 걱정 해주신 분들, 범추위 분들, 그리고 김대중 선생님께도 너무 너무 죄송하고 송구해요. 여권만 한 이틀 정도 빨리 나왔어도 좀 쉬면서 천천히 준비할 수 있었을 건데."
전화 통화 중 건너편의 수화기로 곽 의장을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곽동의 의장은 "치료 끝나면 다시 전화할테니까, 그때 다시 이야기 합시다" 라고 아쉬워 하며 전화를 끊었다.
곽 의장은 또, 한가위 고국 방문단장은 자기 대신 한통련의 양동민 부의장이 맡아 보고, 도착성명 등은 제반 성명발표는 곽수호 부의장이 맡아서 볼 것이라 밝혔다.
인터뷰 중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 듯 말을 잇지 못하는 부분에서 곽 의장에게 닥친 아이러니한 상황에, 기자 역시 할 말을 잊어버릴 정도로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게 말야. 하필이면 이럴때…. 할 수 없지 뭐"라며 담담하게 수화기를 내려놓는 곽 의장이 하루 빨리 쾌차하여 빠른 시일내에 자유롭게 고국땅을 밟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한통련 한가위 고국 방문단 도착성명 전문---
환영나와 주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한통련 한가위 고국 방문단 입니다. 한통련 결성 이래 처음으로 꿈에도 그리던 고국땅을 밟게 되니,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감개 무량합니다. 이번 한가위 고국 방문을 쾌히 승락해 주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당국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희들의 고향 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해 주신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 여러 선생님, 그리고 저희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들은 비록 일본 땅에서 살고 있지만은 단군 민족의 일원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긍지를 깊이 간직하고 그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희들은 제 나라 제 민족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가장 아름답고 값진 생활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저희들이 일본 땅에 살면서 적은 힘이나마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을 벌려 온 것도, 이런 신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번 저희들의 방문이 해외 동포와 국내 동포들 간의 민족적 유대를 강화하고 나아가서는 온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20세기 초 국권 상실로 부터 근 한세기가 넘게 수난의 시대를 살아 왔습니다. 이제 그 오욕의 수난사에 종지부를 찍고, 밝은 미래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동강이 나 있는 우리 조국을 하루빨리 하나로 만들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 길은 통일의 이정표인 6·15 남북 공동 선언을 성실히 실현해 나갈 때, 반드시 그 날은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일찌기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방의 등불> 이라고 예찬한 바 있습니다. 우리 7천만 겨레가 모두 합심하여 통일 조국을 이루어 낸다면, 동방의 등불을 뛰어 넘어 <세계의 등불>이 되어, 온 인류에 새로운 문명의 빛을 뿌리게 될 것입니다.
고 장준하 선생은 <민족의 길>이라는 책에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만, 우리 한통련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 조상들은 모두 열렬한 애국자였다고 자랑하고 다닐 수 있게, 우리 모두 진정으로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자가 되자고 말입니다.
끝으로 이번 태풍으로 귀중한 목숨을 잃으신 분들에게 애도의 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피해를 입으신 국민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고 싶은 말은 태산같습니다만, 간략히 이것으로써 도착 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온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과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03년 9월 19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 곽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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