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이즈미는 북핵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푸른하늘김 2003. 8. 7. 23:37
고이즈미는 북핵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글:장팔현


6일 히로시마 원폭투하 5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고이즈미 일본총리는 다음달 초쯤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핵 6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거론'을 희망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관방 부장관은 3일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강연회장에서 북핵 관련 6자회담과 관련해 “(귀국한 일본인 피납자) 5명의 가족이 돌아온다고 해서 납치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6자회담 전에 이것을 확실히 말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미 숨졌다고 발표된 8명과 행방불명된 2명에 대해 일본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 한 납치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일본정부의 일관된 정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북핵문제에 대해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말 그대로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6개국이 참여하여 외교적 타결을 꾀하자는 것인데, 무슨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스럽고 뻔뻔한 주장이다.



이러한 고이즈미 총리의 '일본인 납치문제' 거론에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은 일본 NHK 방송과의 회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도 중요하지만 6자회담 석상이 아닌 다른 자리에서 거론하는 것이 도리이며 6자회담 석상에서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요지의 인터뷰까지 했다.


러시아 외무차관의 지적이 백번 타당하다 할 것이다. 6자 회담은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회담이지 북일간 현안문제를 푸는 곳이 아니다. 일본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며, 양국간의 문제는 6자회담과는 별개로 수교협상을 진행하면서 따로 풀어야 할 논제이다. 괜히 주객이 전도 된 발상은 취소하는 것이 옳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국내문제를 밖에서 푸는 못된 버릇이 있음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9월로 예상되는 일본 중의원 해산 후 치러질 총선을 대비해서 자민당의 인기만회를 위한 고도의 발언이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고, 6자회담의 결과를 미리 예상해 놓고 시나리오대로 미국과 일본이 짜고 치는 전술일 수도 있다. 일본이나 미국이나 한반도에서의 이권 개입에는 한통속이고 북핵 문제를 빌미로 경제난을 풀어보려는 속내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서의 이권은 물론 한반도 내의 통일 세력을 저지함으로서 불안을 조장, 한국에 계속 무기를 팔아먹겠다는 속셈도 보인다. 만일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경제, 군사면에서의 종속적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북핵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이에 일본도 편승하여 경제적 사회적 불만이 팽배한 일본국민들의 관심을 북한 핵문제로 돌려 보겠다는 얄팍한 속셈도 엿보인다. 작년 고이즈미-김정일 양 정상회담 이후에 부쩍 늘어난 북한 때리기와도 일맥 상통한다. 일본 매스컴은 지금도 연일 이성을 잃고 북한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년에 이루어진 북일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오고 말았다. 아울러 북한정권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한 만큼 국제법에 따라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배상을 해야한다. 배상도 엄청 큰 액수로 해주기를 필자는 북한 정권에 바란다. 많은 액수로 배상하면 할수록 북한에 장차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큰 액수로 배상하고 동시에 일본이 6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하면 일제 때 피해를 본 북한 출신의 사망자 및 위안부, 징용문제 등 자세한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그리하여 6개국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인 1인에 배상할 금액 곱하기 북한 출신 피해 인원수를 산출하여 일본정부에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선 과거 문제 해결 후 최근문제 해결로 옮겨 가는 것이 역사문제를 푸는 순리이다.


일본이 일본인 납치문제만을 강조하고 북일 수교의 전제 조건인 일제만행에 대해서 사죄 및 배상에 함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적반하장이다.고이즈미의 주장은 사실 '똥 뭍은 개, 겨 뭍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인간은 시대나 국적이나 인종에 따라 차별 받을 수 없으며 같은 가치를 가지기에 북한은 일본에 대하여 과거사 문제 해결을 먼저 요구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인이 귀한만큼 일제 때 엄청난 피해를 입은 북한 출신도 등가(等價)로 귀하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65년 한일의정서를 체결하면서 경제문제에만 치중한 나머지 제대로 된 과거의 만행에 대해서는 사죄도 못 받고 어영부영 불평등한 조약에 서약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30년이 지나 공개해야 할 한일 국교수립에 관한 외교문서조차도 한국정부는 공개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제대로 된 일제의 만행을 진정으로 사죄받고 국제법 관례에 따라 국가적 배상과 개인피해 보상을 받아야한다.


고이즈미 일본정부는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하며, 논제와 거리가 먼 주장으로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daipapa25@hotmail.com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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