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노래하는 통일전령사, 윤도현밴드 총련 무대에 서다 -민족21

푸른하늘김 2003. 6. 5. 11:09
윤도현밴드와 금강산가극단 <향>합동 공연/6월6-7일 도쿄 조선문화회관


- 노래하는 통일전령사, 윤도현밴드 총련 무대에 서다 -


<민족21>이 지난해 가을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 내한 공연을 성사시킨 데 이어 다시 한번 남쪽과 총련과의 문화예술교류의 다리를 놓는다.
노래하는 통일전령사 윤도현밴드와 금강산가극단의 젊은 예술집단 <향>과의 합동공연.
6.15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쿄의 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통일문화공연의 뜨거운 무대를 미리 가본다.(유병문)


<윤뺀>, 쌍비읍에다 엑센트까지 넣어야 제대로 된 발음이라고 할 수 있는 윤동현밴드의 이 애창에는 윤도현밴드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이 듬뿍 담겨있다. 지난해 6월, 지구를 들썩이게 했던 월드컵, 용광로 같이 뜨거웠던 그 때 <윤뺀>의 노래《오!필승코리아》와《아리랑》은 온 국민들의 가슴을 들었다 놓았다. <윤뺀>의 노래는 바다 건너 일본의 동포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월드컵의 열풍을 타고 사람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했던 바로 그 윤도현밴드가 남쪽 가수로는 최초로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이하 총련)동포들 앞에 선다.


재일조선청년동맹 초청으로 공연 성사

윤도현밴드가 서게 될 통일문화공연 <오!통일코리아>는 일본의 총련 산하 재일조선청년동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3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2003년 6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일본 도쿄조선중고급학교 내 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린다. 1,800석 규목의 조선문화회관은 북쪽의 예술단들이 방일 공연을 하던 곳으로 남쪽의 노래집단이 공연을 갖기는 윤도현밴드가 처음이다.
여러모로 주목을 끌고 있는 이번 공연의 알맹이는 남쪽의 윤도현밴드와 총련 산하 금강산가극단의 젊은 예술집단 <향>이 합동공연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총련의 중앙예술단으로 1955년 6월 창립된 금강산가극단은 매년 일본 전역에서 순회공연을 해왔으며 중국,러시아, 미국, 독일 등에서 6500회 이상의 공연을 가진 바 있는 역량 있는 공연단으로 알려져 있다.
<향>은 이 금강산가극단 내의 젊은 예술가들이 주축이 된 민족기악그룹이다. 민족악기와 양악기를 동시에 연주할 줄 아는 <향>은 북의 2.16콩쿠르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는 실력자들이 많다. 일본 현지에서도 여러 차례 콘사트를 가진 바 있는 <향>은 울린다, 함께 향하다, 향기 등의 여러 뜻을 가지고 있다.


《오!통일코리아》《아리랑》《우리는 하나》최초의 협연

<민족><통일><청춘>의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 이번 통일문화공연은 총 3부로 짜여져 있다. 1부에서는 태평소를 개조한 장새납2중주, 장구와 드럼의 타악기 중주, 가야금 중심의 기악중주, 노래 및 무용이 45분간 펼쳐진다. 1시간 가량 진행될 윤도현밴드의 2부 공연은 《이 땅에 살기 위하여》《사랑TWO》《너를 보내고》《철망 앞에서》등 <윤뺀>의 대표적인 노래 10여 곡이 불러질 예정이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남쪽을 대표하는 윤도현밴드와 북쪽 예술 흐름을 이어받고 있는 향의 협연이 이뤄지는 3부 공연. 지난해 9월 윤도현밴드가 평양 무대에서 부른 바 있는 《오!통일코리아》와 윤도현밴드의《아리랑》, 그리고 북쪽의 통일 노래《우리는 하나》가 두 음악집단의 협연으로 불려지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남북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가진 적은 많다. 하지만 제대로 된 협연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
3부에서 불려질 3곡의 노래는 현재 편곡까지 다 마무리되어 남쪽과 일본에서 같은 악보를 가지고 연습이 한창이다. 향이 북쪽의 음악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실상 북쪽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고 윤도현밴드가 남쪽을 대표할 수 있는 밴드라는 점에서 이번 협연의 의미는 이후 남북 음악교류에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남과 북이 서로 달랐던 음악적 흐름이 만날수 있었던 것은 향이 북에서 계량한 민족악기와 서양악기를 모두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음악집단의 협연은 우리 음악교류에서 새로운 가능성의 첫 장을 넘기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재일동포 청소년들에게 힘주기 위해서라면…

이번 통일문화공연은 재일동포 청소년들의 민족적 자긍심과 통일의식을 높여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지난 2002년 북일정상회담 이후 납치문제로 인해 일본 사회의 대북적대감정이 악화됐고 그 피해는 조선옷을 입고 민족학교에 다니는 총련계 청소년들에게 집중되었다. 일본의 우리 민족에 대한 적대와 차별은 유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들은 1등국민이고 미국과 유럽 등 서구의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은 2등국민,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은 3등국민이라며 차별을 일삼아 왔다.
(주)민족21은 차별이 심한 일본 땅에서 민족성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총련의 청소년들을 위해 윤도현밴드의 일본 공연이 힘이 될 것으로 판단, 지난해 9월 윤도현밴드의 평양공연 이후 이를 양측에 제안했다. 이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 양측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도쿄에서 마주 않아 공연을 합의해냄으로써 역사적인 통일문화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
현재 양측은 합의된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남측에서 《오!통일코리아》남측 추진위원회(위원장 강만길 본지 발행인)를 꾸려 30여 명의 참관단을 모집했다. 남쪽 추진위원회의 명진 스님은 이번 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총련 산하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이 남쪽에 와서 공연할 때 봤는데 참 어려운 가운데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의 땅 일본에서 우리 말을 하고 우리 옷을 입으며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차별받고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 공연이 그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편 윤도현밴드 측의 유상기 이사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의 윤도현밴드 공연을 이어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윤도현밴드가 통일지향적인 음악그룹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통일을 위해 노래할 수 있어 기뻐》

지난해 평양에서 《남쪽에서 온 놀새떼》라며 자신을 소개한 윤도현 씨도 이번 공연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첫 번째 공연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공연으로 기획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지난 번 평양공연 이후 가수로서 또한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그 어떤 상업적인 성공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윤도현밴드를 초청한 총련이나 그 초청에 응해 공연을 성사시킨 윤도현밴드 모두 1년 사업을 계획한 후 그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그런 과정에 끼어든 사업이어서 양측 모두 현실적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남쪽 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귀뜸했다. 뜻에 공감하여 인내와 성의를 가지고 공연을 성사시킨 양측은 그래서 더욱 이번 공연 준비에 바쁜 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의 현지 언론 《산케이스포츠》등에서는 지난 5월2일 윤도현밴드의 공연을 소개하며 한국 최고의 락그룹의 일본공연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도쿄 거리에 붙어 있는 이번 공연 포스터는 재일동포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까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갈라진 나라의 설음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는 재일본 동포들. 일본 우익 청년들에게 치마 저고리를 찢기면서도 겨레의 전통을 놓지 않고 눈물짓던 동포 청소년들에게 이번 공연은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윤도현밴드는 일본에서의 공연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동포 청소년들에게 멋진 기억을 선사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평양공연에서 《통일도 노래도 가슴으로》라며 눈시울을 붉혔던 《노래하는 통일전령사》윤도현밴드. 머지 않아 남쪽 땅을 넘어 일본의 동포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윤뺀이 부를 통일 노래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는 장관이 연출될 것이다. 그 자리에서 불려지는 노래가 남쪽 노래면 어떻고 북쪽 노래면 어떻겠는가. 모두 하나의 민족이 만들고 부르는 하나의 노래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