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손하 과장보도 너무 심해

푸른하늘김 2003. 3. 25. 22:02
윤손하 과장보도 너무 심해
드라마 수십초 등장 … 국내언론


글:유재순


최근 취재를 위해 일본에 온 일간지 기자가 내게 물었다.

'윤손하가 기무라 타쿠야와 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일본인들한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요?'

며칠 후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나더니 내게 투덜댔다.

'뭐야, 속았잖아. 이렇게 사기 기사 써도 되는 거야? 엄만 이런 기사 절대로 쓰지마.'

그래서 확인한 것이 국내 모 스포츠신문에 난 윤손하에 대한 기사였다.

'윤손하가 기무라 타쿠야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일본 드라마 '굿 럭(Good Luck)'에서 감초연기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요지의 일본 특파원발 기사였다. 바로 이 기사를 보고 서울에서 온 기자가 내게 진짜냐고 물었고, 아들 녀석 또한 인터넷에서 그 기사를 읽은 후 드라마를 보고 내게 그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그래서 난 아들에게 물었다. 뭐가 사기 기사냐고. 그랬더니 아들은 '직접 그 드라마를 봐야만 엄마하고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 후, 나는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드라마 '굿 럭'을 매주 일요일마다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보았다.

그런데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 본 나의 기분은 정말이지 뭔가를 잘못 밟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한 마디로 부아가 치밀었다. 왜 윤손하가 그 드라마에 출연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본에서 인기 '넘버1'인 기무라 다쿠야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작품이라서? 시청률 1위인 드라마라서? 그렇다면 더욱 화가 난다.

윤손하는 모 스포츠신문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드라마의 연출자가 저를 찾아준 것만도 엄청 고마워요.'

지나친 겸손은 때론 굴욕적으로 비칠 때가 있다. 바로 윤손하의 이 말이 그랬다.

어떻게 일본 드라마의 주연(후쿠다 교쿄와 '파이팅 걸'에서 주연을 했다)을 했던 탤런트가, 그것도 수십 초 밖에 안 되는 한 커트, 더구나 드라마의 스토리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역에 당당하게 나올 수가 있는지? 차라리 드라마 전개상 꼭 필요한 역이었다면 단 한 커트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연기자는 주연, 조연 가리면 안되니까.

하지만 윤손하가 맡았던 역은 어느 일본인이 지적했 듯 단역에 불과했다. 오죽했으면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윤손하 측에서 먼저 출연을 원한 게 아니냐'는 말들을 했을까?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한 시간짜리 드라마에 단 한 번 등장하는 윤손하를 국내 모 스포츠신문은, 인기 있는 드라마의 감초 같은 역할로 인기폭발이라고 과장보도를 하니, 우리 아들 말대로 사기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편까지 애정을 가지고 일부러 그 드라마를 쭉 지켜 봤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의 역할은 주인공인 기무라 타쿠야를 붙잡고 주인공도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단 몇 십 초 내뱉는 것이 전부였다.

'파이팅 걸'로 이미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함께 마니아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도 있고 공중파 방송에서 라면과 샴푸의 CF모델로까지 등장했던 그녀가, 왜 이런 출연을 해야 했는지? 왜 자신 있게, 그리고 당당하게 일본 연출가에게 '노'라고 말할 수가 없었는지? 생각할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윤손하의 일본 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