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과 일본의 식당

푸른하늘김 2003. 12. 21. 12:50
한국과 일본의 식당


글:장팔현



한국과 일본의 식당을 들여다봐도 외부구조는 비슷하나 손님을 대하는 마음이라는 소프트는 전혀 다른 것 같다.
한국에서 식사하러 음식점 들어가 주문 할 때부터 느끼는 불편함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내 돈 내고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도 항상 뒤끝이 좋지 않고 서글픔을 느끼기 때가 많기 때문이다. 밥 먹으로 갔다가 오히려 식당 주인들의 강권(强勸)과 손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배려하지 않는 서비스의 미약함을 이내 느끼고 말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경험한 일부 가게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밥 먹으로 갔다가 주인들의 강권을 먹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인정 많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어떤 때는 자기 식당에서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기에 주인이 처음 오는 손님에게도 ‘이것 드시지요’라고 권하는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가끔 여기 저기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가 식사 주문하다가 참으로 희한한 일들을 경험하기 일쑤다. 한 번은 친구 둘과 함께 한 식당에 들려 저녁으로 한식을 시키면서 된장찌개 둘에 김치찌개 하나를 시켰는데도 주인의 반응은 왠지? 시큰둥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주인이 말하기를 “모두 다 된장찌개로 하면 어때요?”라는 싸늘하고도 정떨어지는 명령조의 말뿐이었다. 어찌 손님들에게 주인 편한 대로 맘대로 주문을 변경하라고 압력을 넣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요, 주객이 전도 됐어도 보통이 아니다.

다음 날은 주변의 맛있는 해장국집이라 하여 들어가 주문을 하였더니, 웬걸, 여기서도 주인이 강권하기를 “우리 식당은 소고기 해장국보다는 올갱이 해장국이 더 맛있어요. 손님 그걸로 하시죠?”라고 느닷없이 메뉴판에도 없는 강권을 또 한 방 먹어야 했다. 화가 조금 난 필자가 “아저씨! 왜? 메뉴에도 없는 것을 손님에게 강권하세요?”라고 반문하니, 자기식당에서 가장 맛있게 잘하는 메뉴란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찌 메뉴판에도 없는 것을 갑자기 강권하며 “ 이것이 더 맛있으니 이것 시켜 드세요!” 라는 투로 얘기를 하는 것일까? 다양한 메뉴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한 가지 품목으로 승부를 걸던가? 왜? 손님의 취향까지도 주인 편한 대로 맞추어야 하는가?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식당 풍경이다.

손님은 왕이 아니라, 단지 돈 내는 기계로 보일뿐인지, 식당 주인들의 배짱장사가 눈에 거슬린다. 가히 한국 식당은 주인이 왕이요, 손님은 봉일 따름이다.

가끔 생맥주를 마시러 가도 마음 편히 마실 수 없다. 반드시 기준 이상의 안주를 시켜야 맥주도 나오니까 말이다. 돈이 별로 없을 때 생맥주 몇 잔 마시러 가도 어떤 주인은 안주 안 시키면 아예 안 판다하니, 과연 누가 손님이요? 누가 주인인지를 모르겠다. 그런 배짱 장사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미국의 전설적 거부였던 카네기는 자기 회사 물건 1원어치를 팔아줘도 엄청 감사드렸다는데...,
역시 거부와 사업을 흉내 내는 장사꾼들은 다른가 보다.

일본에서도 많은 액수를 사든 적은 액수를 사든 손님이 자기 가게를 찾아 주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드리지 액수에 따라 얼굴 표정이 변하지는 않는다. 식당에 들어갈 때부터 친절히 웃으면서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하면서 손님을 받아주고 차와 함께 메뉴판을 내오면서 다소곳이 손님이 주문하는 대로 계산기처럼 생긴 입력기에 적어 넣는다. 아무리 많은 단체가 가더라도 일일이 각자의 주문을 아무 불평 없이 생긋생긋 웃으면서 ‘하이, 하이’의 연발이다. 감히 손님이 “이집은 어느 것이 맛이 좋죠?”라고 묻고 전까지는 “손님 이것 드시지요”라는 강권은 상상할 수도 없다. 오로지 “카시꼬마리마시따(예, 잘 알겠습니다.)”뿐이다.

이처럼 인정의 문화인 한국과 냉정과 합리성의 사회인 일본은 음식점 하나에서도 차이가 난다. 물론 인정이 많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남 취향에까지 간섭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식당주인이 자신 있는 요리에 대해 손님을 생각해서 강권이 아닌, 좋은 서비스로 손님에게 차분히 ‘우리 식당은 이러이러한 메뉴에 자신 있습니다. 한 번 드셔보시지요!’라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마음은 손님들도 부담 없이 알아본다. 그러한 인정이 아닌, 오로지 업주 측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오지랖 넓은 간섭으로 들릴 때는 불쾌해하는 것이다. 손님들은 그러한 것쯤은 동물적으로 쉽게 감지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 또한 한국인의 자기중심적 이기주의 문화와 일본인들의 남에 대한 배려와 이타주의에 기인하는바가 큼도 사실이다. 물론 서비스업 자체만을 볼 때는 배려주의와 이타주의가 더 경쟁력이 훨씬 크다고 생각된다.

일본식당은 절대적으로 손님이 왕이요, 한국은 자기 돈 내면서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드니 곳이 많으니 주인이 왕이란 느낌이 든다.

음식점은 그야말로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서비스 분야중의 하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일하기 편한 대로 주인 취향에 따라 음식 들기를 강권하니 나는 음식점 들어가 밥 먹기가 너무나 겁난다. 아니 주인들의 우격다짐이 두렵다. 어찌하여 서비스업에 몸담고 있는 그들이 손님의 의사를 무시하고 장사를 하려고 하는가? 그런 가게일수록 화장실 청소도 안 되어 있고 엉망이다. 과연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 줄 가게인지 의심스럽다. 두 번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음식점들이다.

서비스업은 말 그대로 서비스이다. 상대방 손님들에게 편안하게 기쁨을 주어야하는데 오히려 불편함만 주어서야 무슨 돈을 벌 수 있겠는가? 우선은 서비스의 ‘서’자라도 먼저 깨우치고 장사를 해도 늦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