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쿄(東京)'는 민초들이 부르던 이름이었다

푸른하늘김 2003. 9. 25. 10:45

'도쿄(東京)'는 민초들이 부르던 이름이었다

세 번이나 바뀐 도쿄의 이름

글:장팔현



지명에도 유래가 있고 변천이 있음은 인류가 존속하는 한 계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역사 인식뿐만이 아니라, 지명조차도 영향을 받아 바뀌게 되는 것이다.

'도쿄'란 지명은 우리가 잘 알듯이 오랫동안 에도(江戶)로 불렸던 곳이다. 역사적으로 '에도'란 지명이 사료(史料)에 처음 등장하는 시기는 1261년이다. 관흥사(關興寺) 문서에 '무사시국 토요시마군 에도무라(武藏國 豊嶋郡 江戶鄕)'라 나온다. 에도무라(江戶鄕)의 의미는 깊은 만(灣)이었던 '히비야노이리에(日比谷入江)'에 면한 일대를 지칭한 데서 유래한다고 전한다.

도쿄 지역을 '에도'라 부르게 된 연유는 일본의 헤이안 시대(794-1192)부터 카마쿠라 시대(1192-1333)에 걸쳐 이 지역을 통치했던 영주인 '에도(江戶)씨'에서 유래한다. 성씨가 지명으로 변한 것이다.

에도씨는 도쿠가와 막부의 성(城) 근처에 자신들의 대저택을 지었으나, 곧 몰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에도씨 저택이 있던 곳은 만(灣)이 깊고 푹 파인 '히비야노이리에'가 잘 보이는 전망 좋은 요새지로 사라람들에게 아주 유명했다. 이에 도쿠가와 막부에서도 에도씨 저택 주변에 계속 성곽을 쌓고 확충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미개척지였던 저지대가 막부에 의해 발전되면서 도시가 되고 '에도'라는 지명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에도'라는 지명이 '도쿄(東京)'라는 지명으로 바뀌게 된 계기는 일본의 수도가 교토에서 에도로 옮겨 온 1868년부터이다. 도쿠가와 막부의 상징이었던 '에도'라는 명칭을 싫어했기에 일왕 메이지는 '서쪽의 교토(京都)에 대하여 동쪽에 있는 서울'이라는 의미로 '동경(東京)'이라 정했다. 방위 개념에 의해 이름 지어진 것이다. 처음 '서울 경(京)'자도 입구(口)가 아닌, 날일(日)자가 들어간 고어(古語)체로 쓰고 '도오케이'라 읽으라 했으나, 원주민인 '에돗코(江戶っ子:에도 사람들)'들이 '도쿄'로 발음하게 됨으로서 오늘에 이른다. 결국, 에도→도오케이→도쿄로 정착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천황제 하에서 엄정한 명령이 잘 지켜지는 일본 사회라도, '도오케이'라는 익숙치 못한 발음에는 저항했던 것이다. '도오케이'는 천황의 지엄한 명령으로서 관료들 사이에서만 잠시 사용됐을 뿐 결국은 민초들의 습관에 의한 발음에 따라 자연적으로 '도쿄(東京)'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