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에서도 동서 지역주의와 대결 양상이 있다.

푸른하늘김 2003. 9. 21. 18:57
일본에서도 동서 지역주의와 대결 양상이 있다.

글:장팔현


일본에서도 동서 지역주의와 대결 양상이 있다. 우리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인식이다. 이러한 차별정서는 생각도 문화도 다른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으니, 한번 음미 해 보아도 유익할 것 같다.

오랜 시간 다른 가치관과 습관으로 굳어진 생활양상은 사고의 차이로 나타나고 결국은 서로 다른 이질적 존재로서 경쟁의 대상으로 상대를 인식하기에 이른 것이다. 오오사카는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쿄토 인접지역으로서 의도적으로 가꾸어진 상업 지역이었다. 상인 기질이 농후한 오오사카인이 느끼는 토쿄인은 일본의 제1도시인 수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반면, 지나치게 공손하고 깐깐하며, 혼네(속마음)와 타테마에(명분)를 가진 이중적 인격체라 비판한다. 너무 토쿄인들이 내숭이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토쿄인들은 오사카인들이 너무 계산적인 상인 기질의 소유자들이고 속내를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등 무례하고 질서를 지키지 않고 절제되지 않은 말들을 한다고 무시하려든다. 특히 오오사카 아주머니들은 원색적인 색깔을 좋아하고 말들이 많으며 물건 값 깎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토쿄에서는 정찰제가 기본으로 물건 값 깎는 예가 거의 없다. 이처럼 상대지역 사람들에게 대하여 서로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오오사카 지역에서의 교통질서는 일본 전 지역을 통틀어 '워스트 넘버원'이며, 불법주차가 가장 많은 곳으로 통계에 잡혀 있을 정도이다. 토쿄인이 처음 오오사카에 와서 제일 힘들어하는 일이 시내 운전하는 일이라고 한다. 신호를 잘 지키지 않는 등 운전 매너가 좋지 않고 새치기가 많아 운전을 제대로 못할 정도다. 오오사카 지역에서 운전을 해보면 한국과 별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었다.

버스를 탈 때도 토쿄에서는 앞에서 타고 오오사카, 쿄토 지역에서는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린다.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도 토쿄인은 바쁜 사람들을 위해 오른쪽을 비켜주나, 오오사카 지역에서는 왼쪽을 비켜준다.

전기도 110볼트를 사용한다는 면에서는 같으나 토쿄는 50헤르쯔 주파수를 사용하고 오오사카 지역은 60헤르쯔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러한 차이는 메이지 초 서양으로부터 발전기를 수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동일본 지역에서는 독일에서 50헤르쯔짜리 발전기를 사오고, 서일본에서는 미국의 60헤르쯔 기준 발전기를 수입해 사용하면서 굳어진 현상이다. 현재의 미국과 독일도 예전 그대로의 헤르쯔를 사용한다하니, 미국과 독일식이 일본에서 공존하는 셈이다.


이러한 생활양식에서의 차이는 타다미 크기조차도 차이가 난다. 토쿄를 위시한 동일본에서는 타다미 한 장 크기가 175.17×87.9 센티인데 반하여 오오사카를 중심으로한 서일본 지역에서는 190.9×59.4센티로, 면적으로 환산하면 동일본이 1.54평방미터이고 서일본이 1.82 평방미터로 약 1.2배 서일본 쪽 타다미가 더 크다.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동일본 지역에서는 소바를 즐겨먹고 서일본 사람들은 우동을 더 좋아한다. 오오사카 지역은 음식문화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제일의 미식가들이 몰려 사는 곳으로 "쿄토 사람들은 옷치장으로 망하고 오오사카 사람들은 음식 사치로 망한다"라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이다. 즉, 오오사카 사람들을 일러 '쿠이다오레(食い倒おれ)'란 말까지 생겼고, 명사화 되어 도오똠보리 시장 안에는 오오사카의 상징이자, 시장의 상징이 돼버린 '쿠이다오레' 동상까지 세우지게 된 것이다.

반면, 동서 일본의 대립 속에, 나고야 사람들은 괜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일본 중세에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토쿠가와 이에야스 등 세 영웅을 배출한 지역이지만 동일본 쪽에서도 서일본 사람들한테도 좋은 평가 못 받고 "깍쟁이 같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람 사는 곳이면 어느 나라에나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차별은 존재하고, 당연히 다른 문화와 식습관이 있다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현재적 사실들을 한데로 묶고 선의의 경쟁으로 유도하여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라 본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하면 정치적 통합력이 미약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