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젠 진정한 광복을 준비할 때다"

푸른하늘김 2003. 8. 20. 00:39
"이젠 진정한 광복을 준비할 때다"

8/15 58주년 반전평화와 조국통일을 위한 재일한국인도쿄대회



글:박철현



58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 기념행사 '반전평화와 조국통일을 위한 재일한국인도쿄대회'(이하 "도쿄대회")가 8월 17일 동경 이케부쿠로의 근로복지회관 4층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1부 민중의례, 주최자 인사, 평양에서 열린 8·15 민족대회 대표단의 메시지 소개, 기조강연, 통일마당 도쿄보고, 결의표명 등의 순서로 약 3시간 여에 걸쳐 진행되었고, 2부 행사로 통일마당 지원과 참석자들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간단한 다과회가 마련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모인 재일교포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일제로 부터 광복을 맞이했다는 것이 진정으로 조국의 해방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자신에게 물음을 던졌다.

대회의 주최측이기도 한 재일한국인민주통일연합(이하 '한통련') 도쿄본부의 초청으로 강단에 선 한통련 곽동의 의장은 "미국은 처음에 우리에게 은인으로 여겨졌다. 왜냐면, 우리를 지배하고 있던 일본과 맞서 싸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면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남겼다.

"아니다. 우리는 일본의 굴레를 벗어나는 대신 미국의 굴레에 들어갔을 따름이다. 한 나라의 독립국가라면 어떻게 군의 작전지휘권을 다른 나라에게 줄 수 있는가? 그리고, 6자회담은 물론 그간 미국이 우리나라를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머물면서 저지른 수많은 범죄들이 아직도 미해결상태로 되어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광복을 하고 해방을 했다는 것인가?"

"일제시대에는 그래도 조국이 하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분단되어 있다. 소련이 붕괴되어도 여전히 분단되어 있다. 우리의 자주적인 민족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이 미국이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후 맥아더는 스스로 우리는 점령군이라는 말을 했다. 과연 우리나라, 우리 조국은 해방되었는가?"

"참해방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자. 민족의 자주권이 해결되지 않는 한 완전한 통일 독립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 완전한 통일 독립이 없는 해방은 완전한 해방이 아니다. 우리는 비록 일본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정신은 항상 조국에 가 있다. 조국이 잘 되어야만 우리도 여기서 부끄럽지 않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함께 곽동의 의장의 강연이 끝난 후, 8월 31일 열릴 예정인 제 10차 통일마당 도쿄에 관한 보고가 재일한국청년동맹(이하 "한청") 도쿄본부 박명철 위원장의 입으로부터 흘러 나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통일마당 도쿄는 한통련 결성 30주년 기념행사와 맞물리면서 남과 북, 해외의 모든 재일동포를 아우르는 민족축제의 형식으로 기획되고 있다고 한다.


윤도현 밴드와의 협연에서 갈채를 받았던 금강산 가극단 '향'이 주도하는 평화콘서트는 물론, 한민족 전통 놀이인 사물놀이와 농악, 그리고 민족무용과 태권도 시범등으로 이루어질 이번 통일마당(8월 31일 오후 5시부터. JR 미카와시마역 부근. 입장료 무료)에 많은 참석을 바란다는 그의 발언 후 다른 청장년단체의 결의 표명이 이어졌다.


재일한국인학생협의회 김소영 집행위원, 한청 도쿄본부 서지영자 조직부장, 재일한국 민주여성회 신구강 사무국원은 지속적인 연대의지를 표명하였다. 서지영자 조직부장은 특히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는 감동적인 연대문을 더듬거리지만 명확한 한글 발음으로 읽어 내려가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범민족통일대축전의 파견대표로 처음으로 북부조국을 방문한 1999년, 그리고 2번째의 방북인 2001년, 지금도 엄격하고도 기분좋은 조국의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많은 재일 한국/조선사람들이 자신의 출처에 대해 자각과 보람을 가져 당당히 살아가지 못하고 또 그 계기마저 빼앗긴 채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부정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청을 만나기 전에 남부조국도 방문했습니다. 일본학교 다녀 21살까지 민족적인 자리와는 연이 없었던 제가 <국제사회를 목표로>라는 목표로 처음으로 남부조국을 방문했던 것이 고등학교 2학년 1990년의 수학여행이었습니다. 제가 재일한국/조선사람인 것이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저보다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하는 일본학교 선생님, 방문하기 전에 <선물도감>이라는 것으로 쇼핑을 했는데, 배운 말은 기본적인 인사와 '싸게 해 주세요'밖에 없었습니다."

"<국제사회를 목표로> 출발한 이 수학여행은, 일본과 조국의 역사관계를 배우는 일이 없이, 과거의 일제 식민지 시대의 청산과 보상문제에 계속 고개를 돌리면서 경제적으로 일본이 우위에 서서 우리 조국을 깔보는 "국제적 관계"를 유지시키는 여행이었습니다."

"조국해방으로부터 58년이 지났지만, 이 일본사회에서 아직도 우리는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의 동화/ 귀화 정책으로 인해,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일본사람으로서의 자격을 얻기 위해 일본이름을 사용하고 생활상의 편의를 위해 국적을 바꾸는 재일동포 3,4세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세대들은 그냥 일본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해외, 북, 남의 동포들이 같이 만나고, 그 속에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 만들어 져야 합니다. 각자가 생활하는 자리에서 자연적으로 민족의식이 생길수 있게끔 노력해야 겠지요. 엄격하면서도 기분좋은 분위기가 미국의 지배와 간섭에 오염되지 않도록, 많은 동포 청년들과 그런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도 이 일본 땅에서 더욱더 창조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서지영자 조직부장의 결의표명이 끝나고, 평양에서 열린 8·15 민족대회의 결의문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칠천만의 결의>와 도쿄대회 결의문을 채택하는 것으로 집회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오늘의 집회는 끝이 났지만, 여전히 민족적 단결과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는 각종 집회 및 행사들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집회가 끝날 무렵, 어느 연세가 지긋한 집회참가자는 더듬거리는 한글로 기자의 두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까 곽의장님도 말씀하셨지만, 조국에 계신 분들이 잘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자랑스럽게 어깨를 펴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좀 잘 부탁드립니다."

6자회담을 앞두고, 최근 국내의 보수세력들이 인공기를 태우는 등의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과연 그들은 현해탄을 건너 이렇게 민족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 것인지, 그들이 진정으로 조국을 걱정하고, 민족을 생각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daipapa25@hotmail.com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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