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동거, 일본은 이미 지나간 노스탤지어
글:유재순
며칠 전 아는 유학생이 ‘옥탑방 고향이’를 봤느냐고 물어왔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가 꽤 인기이고, 특히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 만발이라고 했다.
덕분에 그 날 하루 저녁은 인터넷에 들어가 옥탑방 구경을 실컷 했다. 헌데 이상했다. 사실 동거라면 한국에서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데 최근의 일처럼 호들갑을 떤다?
지난 80년대 중반, 잡지 일로 대학가를 집중 취재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난 취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대학가 주변 에 동거를 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캠퍼스들이 많이 몰려 있는 신촌 지역에는 ‘동거촌’ 이라고 불리 우는 동네도 있을 만큼 동거 커플들이 많았다.
당시 그 주변의 복덕방 아저씨들이 ‘말세야, 말세’라고 혀를 찰 정도로 대학생 동거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물론 동거하는 이들은 동거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인 문제를 들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동거를 한다는 것. 하지만 육체적 향연을 즐기기 위해 동거하는 커플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데 동거 커플들이 이젠 비밀의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고, 게다가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긴 일본의 경우는 이미 빛 바래고 철 지난 패션처럼 ‘동거’라는 단어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동거’는 진작부터 생활의 한 패턴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패전 후 일본은 6,70년대 고도 성장을 이룩하면서, 지방에서 도쿄로 무작정 상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 중에는 도시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올라 온 주경야독 파의 만학도들이 많아 이들이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혼전동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서는 러브 호텔에 가기도 번거롭고, 또 그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아예 원룸을 얻어 동거를 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면서 경제적, 육체적 목적을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동거가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는 것.
“처음엔 우리도 어른들의 반발이 무척 거셌어요. 학교 주변에서 말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 됐어요. 지금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부나 어른들이 동거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어요. 혹시 그러면 결혼하게 될 지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대학교 때 동거를 한 경험이 있지만 사회에 나와 각자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는 회사원 무라오카(50세) 씨는, 3,40대의 독신자들이 너무 많아 일본의 인구가 격감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혼네(진심)는 혼전동거라도 좋으니 제발 아이만 많이 낳아 달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이 같은 절박한 심정과는 달리, 동거하는 커플들은 상당히 많은데 도대체 결혼이라든가 아이를 낳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한 대답을 주간지 기자를 하고 있는 남성과 현재 5년째 동거를 하고 있는 후리랜서 편집자 하야시 유미(38세) 씨가 대신 해줬다.
“아이쿠 이 나이에 무슨 아이예요? 그렇다고 정식으로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서로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 그것으로 충분해요. 괜히 사회 룰에 얽매여 시집식구, 친정식구에게 신경 써야 하는 번거로움 등 그러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인생이 너무 짧아요. 해야 할 일, 가고 싶은 곳, 즐겨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상태로 계속 동거만 할 거예요. 물론 나의 파트너도 같은 생각이고요.”
글:유재순
며칠 전 아는 유학생이 ‘옥탑방 고향이’를 봤느냐고 물어왔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가 꽤 인기이고, 특히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 만발이라고 했다.
덕분에 그 날 하루 저녁은 인터넷에 들어가 옥탑방 구경을 실컷 했다. 헌데 이상했다. 사실 동거라면 한국에서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데 최근의 일처럼 호들갑을 떤다?
지난 80년대 중반, 잡지 일로 대학가를 집중 취재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난 취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대학가 주변 에 동거를 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캠퍼스들이 많이 몰려 있는 신촌 지역에는 ‘동거촌’ 이라고 불리 우는 동네도 있을 만큼 동거 커플들이 많았다.
당시 그 주변의 복덕방 아저씨들이 ‘말세야, 말세’라고 혀를 찰 정도로 대학생 동거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물론 동거하는 이들은 동거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인 문제를 들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동거를 한다는 것. 하지만 육체적 향연을 즐기기 위해 동거하는 커플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데 동거 커플들이 이젠 비밀의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고, 게다가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긴 일본의 경우는 이미 빛 바래고 철 지난 패션처럼 ‘동거’라는 단어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동거’는 진작부터 생활의 한 패턴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패전 후 일본은 6,70년대 고도 성장을 이룩하면서, 지방에서 도쿄로 무작정 상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 중에는 도시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올라 온 주경야독 파의 만학도들이 많아 이들이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혼전동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서는 러브 호텔에 가기도 번거롭고, 또 그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아예 원룸을 얻어 동거를 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면서 경제적, 육체적 목적을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동거가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는 것.
“처음엔 우리도 어른들의 반발이 무척 거셌어요. 학교 주변에서 말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 됐어요. 지금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부나 어른들이 동거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어요. 혹시 그러면 결혼하게 될 지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대학교 때 동거를 한 경험이 있지만 사회에 나와 각자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는 회사원 무라오카(50세) 씨는, 3,40대의 독신자들이 너무 많아 일본의 인구가 격감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혼네(진심)는 혼전동거라도 좋으니 제발 아이만 많이 낳아 달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이 같은 절박한 심정과는 달리, 동거하는 커플들은 상당히 많은데 도대체 결혼이라든가 아이를 낳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한 대답을 주간지 기자를 하고 있는 남성과 현재 5년째 동거를 하고 있는 후리랜서 편집자 하야시 유미(38세) 씨가 대신 해줬다.
“아이쿠 이 나이에 무슨 아이예요? 그렇다고 정식으로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서로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 그것으로 충분해요. 괜히 사회 룰에 얽매여 시집식구, 친정식구에게 신경 써야 하는 번거로움 등 그러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인생이 너무 짧아요. 해야 할 일, 가고 싶은 곳, 즐겨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상태로 계속 동거만 할 거예요. 물론 나의 파트너도 같은 생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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