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파랑새´와 ´오니기리´
글:김종래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려도 대다수 국민이 생활에 만족을 느낀다면? 거참 이상하지요. 물론 만족하며 생활하는 부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의아스럽지 않나요?
며칠 전, 학교로부터 제공받은 ˝파랑새는 찾았지만…˝이라는 제하(題下)에 ˝경제불황에도 생활만족도 70%˝라는 조금 아리송한 내용이 의아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봐라, 우린 이런 상황에서도 만족하며 살아간다˝는 자랑을 하는 건지.
희곡 <파랑새>의 틸틸(Tyltyl)과 미틸(Mytyl)은 먼 곳이 아닌 생활과 가족의 연대에서 ′행복′을 발견했다는데, 일본의 여성과 장년층은 이렇게 불황의 굴뚝에서 행복의 파랑새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2차 대전에서 허허벌판이 된 일본은, 풍요로움의 추구로 경제적인 성장노선을 달렸습니다. 1978년부터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실시하는 매년 말의 정기 국민의식 조사에서, 대상자들이 보여준 '일본인의 자화상'은 의식의 커다란 변화를 실감케 한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메이지(明治) 이후, 근대화를 지탱했던 ˝근면성˝이 ˝오늘날의 일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겨우 50%, ˝예의바름˝˝정직˝˝협조성˝은 걸맞지 않다가 다수로, 일본인의 특징이며 미덕이 되어 온 것이 무너지고 있다 합니다.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가 진행되고 버블경제 붕괴와 전후해서 전후성장을 주도해온 관료기구와 정치ㆍ금융 등의 제도ㆍ시스템이 틈을 보이고, 노후불안이나 제도불신이 확산되었습니다. 1978년 세대별에서 ˝노후불안이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은 40대의 49%, 이번에는 76%로 증가했고 20대의 불안감은 23%에서 50%, 60세 이상도 25%에서 60%로 전(全)세대에서 급증했습니다.
산업경제의 심장은커녕,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는 존재로 변해버렸다는 은행은, 신용하고 있는 사람이 1983년의 52%에서 11%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어느 정도 신용˝을 포함한 숫자이고, 정치가는 15%로 20%의 점쟁이 이하로 더욱 참혹합니다.
한편, 사회진출을 계속한 여성들은 능력배양 및 가정관(家庭觀)이나 결혼관 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일은 남성, 가사ㆍ육아는 여성˝이라는 역할분담 의식은 찬반 50%였던 1994년과 찬반 36%, 52%로 나타났던 1996년 사이에 뚜렷하게 역전되었고, ˝결혼상대와 잘 조화되지 않을 때는 이혼해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도 1988년(45%)과 1997년(61%) 사이에 대폭 증가했습니다.
버블경제 붕괴 후, 1990년대에 의식변화의 가속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1973년부터 18회에 걸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만족˝과 ˝보통˝을 합한 생활 만족도는 최근 30년, 어느 조사에서나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으며, 단순평균으로 남성은 62%, 여성은 69%였습니다.
이번의 생활 만족도 70%는 버블 후 최고치라 합니다. 디플레 불황의 입구에 있던 1998년(58%)과 비교해, 만족도는 거의 전(全)세대에서 상승했으며, 70세 이상에서는 남녀 공히 84%에 달합니다. 반면, 남성의 20대 40대 30순으로 만족도가 낮았는데 각각 54%, 57%, 61%였습니다. 여성들이나 디플레로 한숨 돌리는 연금세대에게는 무언가 보이는 '파랑새'가 한창 일할 나이의 남성들에게는 아직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랑새′가 보이는 것 같은 연금세대의 모습은 영업현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두드러진 곳이 콤비니(편의점) 인데, 점두(店頭)에 진열된, 화지(和紙)에 쌓여 고급(?)스럽게 보이는 ´오니기리(일명 삼각김밥)´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니기리의 중심가격은 160엔 정도. 디플레 상황에 180엔 짜리도 있으니 통상 100∼130엔인 것에 비해 상당히 비싸지만, 50대 이상 남성고객으로 인해 영업실적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급 오니기리는 2001년 12월에 세븐일레븐 저팬(seven eleven japan)이 처음 시리즈로서 선보인 이후, 각사(各社)가 뒤따랐는데, 이번 달에는 패밀리 마트가 연어나 송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이쿠라 제품과, 참돔 소를 넣은 200엔짜리를 투입할 예정이라 하니, 가히 고급 오니기리의 한판 전쟁이 될 듯 싶습니다.
로손 역시 작년 11월, ″점포 전체의 매상이 떨어지는 가운데 유행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팔리는 오니기리를 중심으로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싶다″는 목표로 단행한 고급 오니기리의 상품화는 전년대비 20% 증가로 나타났으며, 주 고객은 50∼60대 사이의 남성입니다.
2000년 햄버거 체인점의 잇따른 가격인하에 대항해 시도한 콤비니 업계의 가격인하는 당초, 20% 정도 증가했으나 6개월에 그쳐 외식산업과의 가격인하 경쟁에서 완패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로부터 출발한 고급 오니기리 전략은 차츰 고가화로 치닫는 양상으로 비칩니다. ″소비자는 싼 것만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00엔짜리 오니기리가 단절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소비세 또한 두 자리 숫자로 인상될 거라 하는데, 유학생 입장에서 단 1엔의 가격인상에도 촉각이 곤두서는데, 그렇게 되면 그나마 값싸게 요기할 수 있는 식사 거리가…. 서글퍼집니다.
또 하나, 서글픈 것은 아니 씁쓸한 것이 더 알맞은 표현이겠습니다. 제공받았던 자료에는 틸틸과 미틸이 아닌 찌루찌루와 미찌루였는데 바꿨습니다. 벨기에 작가 마테를링크가 프랑스어로 쓴 원작에서 주인공 이름은 "틸틸과 미틸(Tyltyl, Mytyl)"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의 그 씁쓸함이란….
어느 노래가사도 그렇던데. 찌루찌루와 미찌루로 알고 있었지요. 인터넷에서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일본어 표기상 틸틸과 미틸이 찌루찌루와 미찌루가 되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 번역판을 가져온 것이었겠죠? ´쩝´ 소리가 납니다.
글:김종래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려도 대다수 국민이 생활에 만족을 느낀다면? 거참 이상하지요. 물론 만족하며 생활하는 부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의아스럽지 않나요?
며칠 전, 학교로부터 제공받은 ˝파랑새는 찾았지만…˝이라는 제하(題下)에 ˝경제불황에도 생활만족도 70%˝라는 조금 아리송한 내용이 의아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봐라, 우린 이런 상황에서도 만족하며 살아간다˝는 자랑을 하는 건지.
희곡 <파랑새>의 틸틸(Tyltyl)과 미틸(Mytyl)은 먼 곳이 아닌 생활과 가족의 연대에서 ′행복′을 발견했다는데, 일본의 여성과 장년층은 이렇게 불황의 굴뚝에서 행복의 파랑새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2차 대전에서 허허벌판이 된 일본은, 풍요로움의 추구로 경제적인 성장노선을 달렸습니다. 1978년부터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실시하는 매년 말의 정기 국민의식 조사에서, 대상자들이 보여준 '일본인의 자화상'은 의식의 커다란 변화를 실감케 한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메이지(明治) 이후, 근대화를 지탱했던 ˝근면성˝이 ˝오늘날의 일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겨우 50%, ˝예의바름˝˝정직˝˝협조성˝은 걸맞지 않다가 다수로, 일본인의 특징이며 미덕이 되어 온 것이 무너지고 있다 합니다.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가 진행되고 버블경제 붕괴와 전후해서 전후성장을 주도해온 관료기구와 정치ㆍ금융 등의 제도ㆍ시스템이 틈을 보이고, 노후불안이나 제도불신이 확산되었습니다. 1978년 세대별에서 ˝노후불안이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은 40대의 49%, 이번에는 76%로 증가했고 20대의 불안감은 23%에서 50%, 60세 이상도 25%에서 60%로 전(全)세대에서 급증했습니다.
산업경제의 심장은커녕,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는 존재로 변해버렸다는 은행은, 신용하고 있는 사람이 1983년의 52%에서 11%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어느 정도 신용˝을 포함한 숫자이고, 정치가는 15%로 20%의 점쟁이 이하로 더욱 참혹합니다.
한편, 사회진출을 계속한 여성들은 능력배양 및 가정관(家庭觀)이나 결혼관 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일은 남성, 가사ㆍ육아는 여성˝이라는 역할분담 의식은 찬반 50%였던 1994년과 찬반 36%, 52%로 나타났던 1996년 사이에 뚜렷하게 역전되었고, ˝결혼상대와 잘 조화되지 않을 때는 이혼해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도 1988년(45%)과 1997년(61%) 사이에 대폭 증가했습니다.
버블경제 붕괴 후, 1990년대에 의식변화의 가속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1973년부터 18회에 걸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만족˝과 ˝보통˝을 합한 생활 만족도는 최근 30년, 어느 조사에서나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으며, 단순평균으로 남성은 62%, 여성은 69%였습니다.
이번의 생활 만족도 70%는 버블 후 최고치라 합니다. 디플레 불황의 입구에 있던 1998년(58%)과 비교해, 만족도는 거의 전(全)세대에서 상승했으며, 70세 이상에서는 남녀 공히 84%에 달합니다. 반면, 남성의 20대 40대 30순으로 만족도가 낮았는데 각각 54%, 57%, 61%였습니다. 여성들이나 디플레로 한숨 돌리는 연금세대에게는 무언가 보이는 '파랑새'가 한창 일할 나이의 남성들에게는 아직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랑새′가 보이는 것 같은 연금세대의 모습은 영업현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두드러진 곳이 콤비니(편의점) 인데, 점두(店頭)에 진열된, 화지(和紙)에 쌓여 고급(?)스럽게 보이는 ´오니기리(일명 삼각김밥)´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니기리의 중심가격은 160엔 정도. 디플레 상황에 180엔 짜리도 있으니 통상 100∼130엔인 것에 비해 상당히 비싸지만, 50대 이상 남성고객으로 인해 영업실적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급 오니기리는 2001년 12월에 세븐일레븐 저팬(seven eleven japan)이 처음 시리즈로서 선보인 이후, 각사(各社)가 뒤따랐는데, 이번 달에는 패밀리 마트가 연어나 송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이쿠라 제품과, 참돔 소를 넣은 200엔짜리를 투입할 예정이라 하니, 가히 고급 오니기리의 한판 전쟁이 될 듯 싶습니다.
로손 역시 작년 11월, ″점포 전체의 매상이 떨어지는 가운데 유행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팔리는 오니기리를 중심으로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싶다″는 목표로 단행한 고급 오니기리의 상품화는 전년대비 20% 증가로 나타났으며, 주 고객은 50∼60대 사이의 남성입니다.
2000년 햄버거 체인점의 잇따른 가격인하에 대항해 시도한 콤비니 업계의 가격인하는 당초, 20% 정도 증가했으나 6개월에 그쳐 외식산업과의 가격인하 경쟁에서 완패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로부터 출발한 고급 오니기리 전략은 차츰 고가화로 치닫는 양상으로 비칩니다. ″소비자는 싼 것만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00엔짜리 오니기리가 단절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소비세 또한 두 자리 숫자로 인상될 거라 하는데, 유학생 입장에서 단 1엔의 가격인상에도 촉각이 곤두서는데, 그렇게 되면 그나마 값싸게 요기할 수 있는 식사 거리가…. 서글퍼집니다.
또 하나, 서글픈 것은 아니 씁쓸한 것이 더 알맞은 표현이겠습니다. 제공받았던 자료에는 틸틸과 미틸이 아닌 찌루찌루와 미찌루였는데 바꿨습니다. 벨기에 작가 마테를링크가 프랑스어로 쓴 원작에서 주인공 이름은 "틸틸과 미틸(Tyltyl, Mytyl)"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의 그 씁쓸함이란….
어느 노래가사도 그렇던데. 찌루찌루와 미찌루로 알고 있었지요. 인터넷에서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일본어 표기상 틸틸과 미틸이 찌루찌루와 미찌루가 되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 번역판을 가져온 것이었겠죠? ´쩝´ 소리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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