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통일 코리아' 콘서트 준비현장을 가다
6·15 남북공동선언 3돌 기념, 윤도현 밴드와 금강산 가극단 '향'의 통일 협연
글:박철현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통일콘서트가 6.6~7일 양일간에 걸쳐 '도꾜조선중고급학교' 내 '도꾜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름하여 '오! 통일 코리아'.
주최측의 사무국 일을 총괄하고 있는 문달승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중앙상임위원회 부위원장에 의하면 이 콘서트 제목은 윤도현 밴드의 2002년 평양 콘서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2002년 그 뜨거웠던 월드컵을 지나면서 4천만의 애국가가 되었던 히트곡 '오! 필승 코리아'를 평양 콘서트 당시 '오! 통일 코리아'로 개사하여 부르는 윤도현 밴드의 모습을 보고,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는 그는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오! 통일 코리아'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번 콘서트는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과 남북간의 문화 교류라는 데 그 의의가 있으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 보수우익신문과 방송국들의 선정적인 북한 납치문제 보도로 인해 이지메, 폭행, 폭언, 협박 전화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재일동포, 그리고 조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윤도현 밴드와 같이 무대에 설 금강산 가극단 '향'(東京都 小平市)은 무려 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연주집단으로서 기타나 키보드, 드럼등의 양악기는 물론 전통민족악기에서도 그 축적된 실력을 자랑한다.
북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16 콩쿠르에서 몇 번이나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금강산 가극단 '향'은 1990년대 초반 일본 국회 의사당 앞에서 종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노상 공연을 해 일본 전국에 알려졌다.
그 후로도 일본 각지의 지역 활동가들과 연계하여 일본인 학교를 방문하여 음악활동을 통해 한민족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교육 활동도 병행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재일동포 학생들의 '본명선언'을 몇번이고 목격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금강산 가극단 '향' 입니다.
리더 하영수씨(33)의 인사말
금강산 가극단 '향'의 리더인 하영수(33)씨는 <조선신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작년 9월 이후 동포들이 조국, 조직을 떠나고 귀화, 조선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본 매스컴이 무차별적으로 납치문제를 기사로 쓰는 이런 현실에서도 비록 개개인의 위치와 입장이 변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내 심장과 맥은 뛰고 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다."(2003년 6월 5일 <조선신보>에 실린 인터뷰 中)
그리고 그는 카메라를 향해 더듬거리는 한글로 이렇게 말했다.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향' 공연을 도꾜중고(도꾜조선중고급학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윤도현 밴드하고. 윤도현 밴드는 남조선 팀, 그리고 금강산 가극단 '향'. 이제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조인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해 주십시오!"
주) 사진은 초상권 문제로 싣지 못했다. 금강산가극단 '향'과 윤도현 밴드의 인사말이 달린 인터넷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elufa.net/cente/hyang/hu.html
6월 5일 오전 11시. 도꾜조선중고급학교 내 도꾜조선문화회관.
JR 사이쿄센 쥬우죠우역에 자리잡은 도꾜중고는 도쿄내의 민족학교 중에서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공연이 있을 대강당은 그간 수많은 북한예술인들이 방일하여 재일동포들을 위해 공연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한국국적의 가수(예술인)로서는 윤도현 밴드가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선다.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공연준비가 한창이었다. 1800명 수용 규모의 강당 뒤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음량을 확인하고 있었고, 무대 쪽에서는 조명기자재가 천장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대형 현수막 '오! 통일 코리아'가 위풍당당하게 걸려있었다.
본격적인 공연을 위해 무대·음향·조명 장치를 설치하느라 한창 바쁜 스탭들 사이로 사무국를 총괄하고 있는 문달승씨를 만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중앙상임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는 아리랑이라는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터뷰는 허락하나 현장 스케치 사진은 2장만 허용한다, 자신의 얼굴 사진은 절대 안된다는 강렬한 어조였으나,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친절히 대답해 주었고, 결국에는 그의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이번 공연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들이다.
- 이번 6·15 남북공동선언 3돌 기념 콘서트 '오! 통일 코리아'의 의의와 목적에 대해 설명하자면.
"작년말에(9월17일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비롯된 일본의 정세가 복잡해졌습니다. 반조선, 반북한의 이상한 기류만이 흘렀지요. 특히 일본 매스컴의 여론은 최악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속에서 총련기관이나 각급 조선학교에는 협박전화는 물론 폭행, 폭언까지 실제로 있었고요."
- 치마저고리 사건도 있었죠.(작년 10월 오사카 지역에서 발생했던 사건이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학교로 가던 여고생에게 다가가 커터칼로 치마를 자른 일본인 학생에 대해 당시 매스컴들은 단순 사고로 보도했다)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속에서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힘을 주고 특히 학생들에게는 미래를 보여줄 어떤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민족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조선사람으로서의 명예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방법. 그러던 차에 윤도현 밴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윤도현 밴드측에서 먼저 말을 걸어 왔구요."
- 윤도현 밴드가 먼저 이야기를 했군요.
"네. 윤뺀(윤도현 밴드을 줄여서 부른말)은 재일동포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뜨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저도 사실은 작년 9월에 열린 윤뺀의 평양공연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했기 때문에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척 기뻤습니다. '오! 통일 코리아'라는 주제 역시 그들과 일치하구요. 그리고, 6·15 북남공동선언으로부터 통일은 현재진행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현재진행형의 과정속에서 통일에 대한 신심, 힘, 그리고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이라는 윤뺀에 대한 인상은 바로 '오! 통일 코리아' 공연의 주제인 민족·통일·청춘과도 일치합니다."
- 이번에 같이 공연하게 될 금강산 가극단 '향'에 대해 한국의 독자들은 거의 정보가 없는 상태인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향'은 이북에서도 가장 큰 권위를 지니는 2·16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독보적인, 일본내 활동 중심의 음악집단입니다. 구성원들은 총련동맹원이고 총련지부에 거의 소속되어 있습니다. 민족학교를 다니면서 여름, 겨울 방학이 되면 직접 이북으로 가서 방학동안 테크닉과 전통악기, 그리고 음악적인 깊이에 대해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민족학교를 졸업하면서 '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도중에 다른 음악활동을 하다가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해봐야 잘 느낌이 안 올 것이고, 내일 공연을 보시면 알 것입니다."(웃음)
- 그럼 윤도현 밴드에 대한 느낌과 인상에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 해야 하나요.(웃음)
"아뇨. 이왕 한 거 제가 다 하겠습니다.(웃음) 윤도현 밴드에 대해 제가 받은 인상은 감동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윤뺀이 만든 '오! 필승코리아'와 '아리랑'은 이남이 작년 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 역시 감동하고 또 감격하면서 이남을 응원했습니다."
- 'Again 1966' 이라는 카드섹션도 있었죠.
"네, 이탈리아 전.(웃음) 그 관중들의 응원 역시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관중들이 즐겨 부르던 응원가가 바로 윤뺀의 노래들이었습니다. 그 노래가 다시 9월 평양공연에서 불려지고 특히 '오! 필승 코리아'가 '오! 통일 코리아'로 바뀌어지는 부분과 '아리랑'을 부르면서 눈물 흘리던 윤뺀의 모습을 보고, 통일의 열망을 가진 우리와 똑같은 일반적인 젊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일반적인, 솔직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러니까, 이데올로기나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진정으로 통일을 바란다는 그들의 진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조선중고 문화회관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가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윤뺀에게 일본 첫 공연을 '오! 통일 코리아' 공연으로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포스터를 보니까,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주간(주관을 북한말로 주간이라고 한다) 이라고 적혀 있던데요. 이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자세하게 말씀하시기 곤란하시다면 대략적으로 해주셔도 괜찮습니다.(웃음)
"아뇨.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웃음) 총련의 산하에 있는 청년 단체입니다. 일본에 있는 조선국적/한국국적, 그리고 귀화한 일본국적을 대상으로 민족성을 지키고,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부당한 차별에 대해 항의 활동 등을 하는, 그러니까 그들의 권리와 실리를 도모해주는 단체입니다. 크게 본다면 역시 조선반도의 자주적이고도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적게나마 기여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 설립은 언제 되었나요
"1955년 8월 1일에 설립했습니다. 전국적인 조직입니다. 1토 1도 2부 48현의 일본 전국에 지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하에 다시 반조직이 200개로 나뉘어져 있있습니다. 동맹원은 3만명정도이고, 비록 조직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으로 연계활동을 하는 구성원까지 다 포함한다면 5만명에 이릅니다. 이번 '오! 통일 코리아'의 준비 역시 동경은 물론 관동지방 지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들 정말 열심히들 생활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고, 안에서 자꾸 문 사무국장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칠 수 밖에 없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해주신다면.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6·15 북남공동선언 이후 통일은 가깝게 다가 오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통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북과 남과 해외의 온 민족이 자주 만나 이렇게 손을 잡고 나간다면 금방 통일은 이룩될 것입니다. 내일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공연을 보시면서 이런 통일에 대한 실감과 확신을 느꼈으면 무엇보다 기쁘겠습니다. "
-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일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 오시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노코멘트.(웃음) 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자신이 맡은 일을 위해 공연장으로 사라졌다. 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뒷모습을 찍었다. 내일은 현충일. 내일 일본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이다.
그리고 방일과는 관계없이 통일 콘서트가 열리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공개지지 했던 윤도현 밴드의 일본 첫 공연. 그것도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낼 총련 산하의 단체가 주최하는 공연에서 역시 총련과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금강산 가극단 '향'과의 협연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바쁜 일정에 참석은 못 할지라도 꽃 한다발 배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3돌 기념, 윤도현 밴드와 금강산 가극단 '향'의 통일 협연
글:박철현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통일콘서트가 6.6~7일 양일간에 걸쳐 '도꾜조선중고급학교' 내 '도꾜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름하여 '오! 통일 코리아'.
주최측의 사무국 일을 총괄하고 있는 문달승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중앙상임위원회 부위원장에 의하면 이 콘서트 제목은 윤도현 밴드의 2002년 평양 콘서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2002년 그 뜨거웠던 월드컵을 지나면서 4천만의 애국가가 되었던 히트곡 '오! 필승 코리아'를 평양 콘서트 당시 '오! 통일 코리아'로 개사하여 부르는 윤도현 밴드의 모습을 보고,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는 그는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오! 통일 코리아'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번 콘서트는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과 남북간의 문화 교류라는 데 그 의의가 있으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 보수우익신문과 방송국들의 선정적인 북한 납치문제 보도로 인해 이지메, 폭행, 폭언, 협박 전화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재일동포, 그리고 조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윤도현 밴드와 같이 무대에 설 금강산 가극단 '향'(東京都 小平市)은 무려 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연주집단으로서 기타나 키보드, 드럼등의 양악기는 물론 전통민족악기에서도 그 축적된 실력을 자랑한다.
북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16 콩쿠르에서 몇 번이나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금강산 가극단 '향'은 1990년대 초반 일본 국회 의사당 앞에서 종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노상 공연을 해 일본 전국에 알려졌다.
그 후로도 일본 각지의 지역 활동가들과 연계하여 일본인 학교를 방문하여 음악활동을 통해 한민족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교육 활동도 병행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재일동포 학생들의 '본명선언'을 몇번이고 목격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금강산 가극단 '향' 입니다.
리더 하영수씨(33)의 인사말
금강산 가극단 '향'의 리더인 하영수(33)씨는 <조선신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작년 9월 이후 동포들이 조국, 조직을 떠나고 귀화, 조선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본 매스컴이 무차별적으로 납치문제를 기사로 쓰는 이런 현실에서도 비록 개개인의 위치와 입장이 변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내 심장과 맥은 뛰고 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다."(2003년 6월 5일 <조선신보>에 실린 인터뷰 中)
그리고 그는 카메라를 향해 더듬거리는 한글로 이렇게 말했다.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향' 공연을 도꾜중고(도꾜조선중고급학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윤도현 밴드하고. 윤도현 밴드는 남조선 팀, 그리고 금강산 가극단 '향'. 이제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조인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해 주십시오!"
주) 사진은 초상권 문제로 싣지 못했다. 금강산가극단 '향'과 윤도현 밴드의 인사말이 달린 인터넷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elufa.net/cente/hyang/hu.html
6월 5일 오전 11시. 도꾜조선중고급학교 내 도꾜조선문화회관.
JR 사이쿄센 쥬우죠우역에 자리잡은 도꾜중고는 도쿄내의 민족학교 중에서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공연이 있을 대강당은 그간 수많은 북한예술인들이 방일하여 재일동포들을 위해 공연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한국국적의 가수(예술인)로서는 윤도현 밴드가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선다.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공연준비가 한창이었다. 1800명 수용 규모의 강당 뒤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음량을 확인하고 있었고, 무대 쪽에서는 조명기자재가 천장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대형 현수막 '오! 통일 코리아'가 위풍당당하게 걸려있었다.
본격적인 공연을 위해 무대·음향·조명 장치를 설치하느라 한창 바쁜 스탭들 사이로 사무국를 총괄하고 있는 문달승씨를 만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중앙상임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는 아리랑이라는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터뷰는 허락하나 현장 스케치 사진은 2장만 허용한다, 자신의 얼굴 사진은 절대 안된다는 강렬한 어조였으나,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친절히 대답해 주었고, 결국에는 그의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이번 공연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들이다.
- 이번 6·15 남북공동선언 3돌 기념 콘서트 '오! 통일 코리아'의 의의와 목적에 대해 설명하자면.
"작년말에(9월17일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비롯된 일본의 정세가 복잡해졌습니다. 반조선, 반북한의 이상한 기류만이 흘렀지요. 특히 일본 매스컴의 여론은 최악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속에서 총련기관이나 각급 조선학교에는 협박전화는 물론 폭행, 폭언까지 실제로 있었고요."
- 치마저고리 사건도 있었죠.(작년 10월 오사카 지역에서 발생했던 사건이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학교로 가던 여고생에게 다가가 커터칼로 치마를 자른 일본인 학생에 대해 당시 매스컴들은 단순 사고로 보도했다)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속에서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힘을 주고 특히 학생들에게는 미래를 보여줄 어떤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민족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조선사람으로서의 명예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방법. 그러던 차에 윤도현 밴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윤도현 밴드측에서 먼저 말을 걸어 왔구요."
- 윤도현 밴드가 먼저 이야기를 했군요.
"네. 윤뺀(윤도현 밴드을 줄여서 부른말)은 재일동포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뜨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저도 사실은 작년 9월에 열린 윤뺀의 평양공연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했기 때문에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척 기뻤습니다. '오! 통일 코리아'라는 주제 역시 그들과 일치하구요. 그리고, 6·15 북남공동선언으로부터 통일은 현재진행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현재진행형의 과정속에서 통일에 대한 신심, 힘, 그리고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이라는 윤뺀에 대한 인상은 바로 '오! 통일 코리아' 공연의 주제인 민족·통일·청춘과도 일치합니다."
- 이번에 같이 공연하게 될 금강산 가극단 '향'에 대해 한국의 독자들은 거의 정보가 없는 상태인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향'은 이북에서도 가장 큰 권위를 지니는 2·16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독보적인, 일본내 활동 중심의 음악집단입니다. 구성원들은 총련동맹원이고 총련지부에 거의 소속되어 있습니다. 민족학교를 다니면서 여름, 겨울 방학이 되면 직접 이북으로 가서 방학동안 테크닉과 전통악기, 그리고 음악적인 깊이에 대해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민족학교를 졸업하면서 '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도중에 다른 음악활동을 하다가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해봐야 잘 느낌이 안 올 것이고, 내일 공연을 보시면 알 것입니다."(웃음)
- 그럼 윤도현 밴드에 대한 느낌과 인상에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 해야 하나요.(웃음)
"아뇨. 이왕 한 거 제가 다 하겠습니다.(웃음) 윤도현 밴드에 대해 제가 받은 인상은 감동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윤뺀이 만든 '오! 필승코리아'와 '아리랑'은 이남이 작년 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 역시 감동하고 또 감격하면서 이남을 응원했습니다."
- 'Again 1966' 이라는 카드섹션도 있었죠.
"네, 이탈리아 전.(웃음) 그 관중들의 응원 역시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관중들이 즐겨 부르던 응원가가 바로 윤뺀의 노래들이었습니다. 그 노래가 다시 9월 평양공연에서 불려지고 특히 '오! 필승 코리아'가 '오! 통일 코리아'로 바뀌어지는 부분과 '아리랑'을 부르면서 눈물 흘리던 윤뺀의 모습을 보고, 통일의 열망을 가진 우리와 똑같은 일반적인 젊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일반적인, 솔직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러니까, 이데올로기나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진정으로 통일을 바란다는 그들의 진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조선중고 문화회관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가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윤뺀에게 일본 첫 공연을 '오! 통일 코리아' 공연으로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포스터를 보니까,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주간(주관을 북한말로 주간이라고 한다) 이라고 적혀 있던데요. 이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자세하게 말씀하시기 곤란하시다면 대략적으로 해주셔도 괜찮습니다.(웃음)
"아뇨.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웃음) 총련의 산하에 있는 청년 단체입니다. 일본에 있는 조선국적/한국국적, 그리고 귀화한 일본국적을 대상으로 민족성을 지키고,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부당한 차별에 대해 항의 활동 등을 하는, 그러니까 그들의 권리와 실리를 도모해주는 단체입니다. 크게 본다면 역시 조선반도의 자주적이고도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적게나마 기여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 설립은 언제 되었나요
"1955년 8월 1일에 설립했습니다. 전국적인 조직입니다. 1토 1도 2부 48현의 일본 전국에 지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하에 다시 반조직이 200개로 나뉘어져 있있습니다. 동맹원은 3만명정도이고, 비록 조직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으로 연계활동을 하는 구성원까지 다 포함한다면 5만명에 이릅니다. 이번 '오! 통일 코리아'의 준비 역시 동경은 물론 관동지방 지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들 정말 열심히들 생활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고, 안에서 자꾸 문 사무국장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칠 수 밖에 없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해주신다면.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6·15 북남공동선언 이후 통일은 가깝게 다가 오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통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북과 남과 해외의 온 민족이 자주 만나 이렇게 손을 잡고 나간다면 금방 통일은 이룩될 것입니다. 내일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공연을 보시면서 이런 통일에 대한 실감과 확신을 느꼈으면 무엇보다 기쁘겠습니다. "
-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일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 오시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노코멘트.(웃음) 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자신이 맡은 일을 위해 공연장으로 사라졌다. 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뒷모습을 찍었다. 내일은 현충일. 내일 일본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이다.
그리고 방일과는 관계없이 통일 콘서트가 열리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공개지지 했던 윤도현 밴드의 일본 첫 공연. 그것도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낼 총련 산하의 단체가 주최하는 공연에서 역시 총련과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금강산 가극단 '향'과의 협연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바쁜 일정에 참석은 못 할지라도 꽃 한다발 배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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