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재일교포, 노 지지 후원행사 개최

푸른하늘김 2002. 12. 11. 00:59
재일교포, 노 지지 후원행사 개최
8일 일본 도쿄 우에노에서 80여 명 참석...후원금 53만엔 전달



지난 8일 오후 4시 일본 도쿄 시내 타이토구 우에노의 한국 가정요리점 '아랫목'에서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본지부'(대표 허노흥)와 '안티조선 일본지부'(대표 안호진), '개혁국민정당 일본지부'가 공동주최한 "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후보 후원의 밤 행사"가 회원 및 일반시민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당초 주최측은 후원회 행사를 도쿄 시내 호텔에서 대대적으로 치를 예정이었으나 도중에 경비를 줄여 조금이라도 더 많은 후원금을 노무현후보측에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평소 월례모임장소로 활용하던 이곳을 행사장으로 결정했다.

이날 후원회 행사에는 재일동포 소설가 김석범 씨, 출판인 고이삼 씨, 교민잡지 <월간 아리랑>의 김종영 발행인 등 재일 언론인을 비롯해 조계종 관음사의 정대 스님, 이군도 원불교 교무, 여명교회 최윤태 목사등 종교인도 다수 참석했다.

또 한의사 홍승우씨, 고영진 동지사대학 교수, 신명직 동경외대 교수, 오대환 나고야 상대 교수 등을 비롯해 우에노 지역의 한국인 귀금속협회 박재림 회장 및 임원 등 재일교포 2,3세들이 다수 참석했다.



일본 노사모의 실무일을 맡고 강동완씨(와세다 대학원생)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는 본행사에 앞서 노사모와 안티조선, 개혁국민정당의 일본 내 활동과 내력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어 식순에 따라 최근 한국에서 반미 문제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선, 효순 양을 위한 촛불추모제와 재외국민 선거권 문제, 재일한인들의 단결문제 등에 대해 김석범씨가 인사말을 겸해 간단한 강연을 하였다.

이어 정대 스님과 최윤태 목사가 '종교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회창과 노무현 후보에 대한 평가'를 각각 해주었으며, 고영진 동지사대 교수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인 투표율과 선거참여를 호소하며 노무현후보 지지의 당위성을 피력하였다.

지지선언서 발표 후 80여 명의 참석자들은 각자 자기소개에 이어 재일교포들의 선거참여 문제와 조직화 문제, 그리고 차기 정권에 재외국민 참정권 요구 문제 등을 논의하였다. 이밖에 선거 이후 노사모와 안티조선, 개혁국민정당의 일본에서의 새로운 정치조직으로의 역할 전환을 위한 장기적인 모색방안도 논의되었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계속된 후원회 모임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밤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날 것을 결의하면서 선거일까지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과 공개적인 후원을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폐회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모금된 후원금 53만엔은 전액 민주당 노무현후보 선거운동본부로 전달됐다.

다음은 이날 고영진 동지사 대학 교수가 낭독한 노무현 후보 지지선언서 전문이다.

"21세기의 첫 대통령 선거가 이제 바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우리 역사상 대통령 선거가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의 선거가 중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달리하는 분은 많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희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에 몸은 한국을 떠나 있으나 한국의 정치적 상황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저희도, 이번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저희들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는 이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한국 사회의 통합과 갈등의 조정을 위하여 노력해 온 후보이고,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를 정착시킬 수 있는 후보이고, 정치개혁에 헌신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그는 끊임없이 '정치인에게는 패배자야말로 정말 중요하고, 정치인이란 패자들을 챙겨서 함께 데리고 가는 사람'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 사회는 1997년의 외환금융위기 이래 빈부의 격차는 계속 심화되고 있고, 지나친 경쟁의 과정에서 탈락한 사회적 약자들은 한정 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나마 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은 전무하거나 대단히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고, 그 갈등의 해결은 과격한 양상을 띠기가 대단히 쉽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계란을 맞아 가면서도 갈등의 현장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갈등의 현장이 정치의 현장'이라는 신념은 가지고 있기에, 실패했을 경우의 온갖 비난을 각오하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보기 드문 정치인입니다.

둘째로, 지역간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정치인은 현재 노무현 후보 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지역간의 분열도 마다하지 않았던 3당 합당을 당당히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감정이 판치는 선거판에서 낙선의 위험을 감수하고 몇 번이고 지역감정과 정면으로 대결한 독보적인 정치인입니다.

게다가 그는 그렇게 장렬히 전사하고도 화해를 이야기하고,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는냐'고 말함으로써, 우리들을 숙연케 한 바가 있습니다. 그는 '정치인들이 집단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기는 것이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다 주는지를 고민하고, 또 정치인에게는 그러한 불행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행동하는 유일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셋째로, 그는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연과 혈연과 학연 등의 연고주의로부터 자유로운 단 한 명의 후보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되어 있는 지연과 혈연의 연고주의가 얼마나 우리 사회를 피폐하게 해 왔는지. 스무 살 전후에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어 버리고 마는 학력에 따른 연고주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좌절하게 해 왔는지는, 이제 거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태어난 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경제적 불이익을 말없이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졸 출신의 변호사로서, 여러번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수많은 차별에 저항해 온, 대단히 드문 정치인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넷째로, 그동안 한국이 이룩해 놓은 크고 작은 성과들을 모순투성이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그 중심에 분단이 놓여 있습니다. 단언컨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다행히도 6.15공동선언이 나옴으로써,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큰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바야흐로 우리도 이제 냉전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어렵게 다져 놓은 평화와 화해의 토대가 무너질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른바 대북강경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얼핏 보면 대단히 매력이 있어 보이고 아주 시원스러워 보이는 이러한 대북강경책은, 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피땀으로 이룩해 놓은 성과를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데 그치지 않고, 무엇보다도 또 다시 한반도를 피로 물들임으로써 남북을 다시는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철천지원수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그러므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과거의 냉전 시대로 돌아간다거나 대립의 시대로 회귀한다거나 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와 더불어, 남북의 긴장완화가 동북 아시아! 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희들이 언제나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바입니다.

저희는 노무현 후보야말로 이러한 일들을 해 내는 데에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많은 인내와 시간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지와 신념과 능력을 가진 단 한 명의 후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로, 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정치개혁이라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 하실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지금까지의 한국 정치는, 자신들의 기득권만 유지할 수 있다면, 경제의 발목을 잡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지역간.계층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 왔습니다. 이의 토대가 정경유착이었고, 지역감정유발이었고, 패거리 만들기였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이 모든 것을 결단코 거부해 왔고, 또 지금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기 위하여, 재벌들의 정치 '헌금'이 아닌, 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의하여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하고 있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 선거 자금을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계보를 만들지 않았으면서도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경선에 의하여 선출된 후보입니다. 게다가 그는 모든 정치적 부패의 원천이라 할 수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해 왔고, 또 실천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돋보이는 후보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와 같이, 노무현 후보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원칙들을 지켜왔고 또 앞으로도 지켜 나갈 것이라고 굳게 믿기에. 저희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지지를 선언하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12월 19일이 '원칙은 반드시 승리하고 반칙은 또한 반드시 좌절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날이 될 것임을 저희는 확신합니다.


9일 오마이 뉴스에 송고한 기사입니다. (김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