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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대처, 그래도 클린턴보다는 부시가 낫다

푸른하늘김 2005. 5. 2. 21:51

북핵 대처, 그래도 클린턴보다는 부시가 낫다
 
 
 
글:김종성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처 방식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앞으로 북한이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지하 핵실험 혹은 제3의 카드로 위협을 가했을 경우에도 과연 지금처럼 의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부시는 비교적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부시가 보이는 대처 방식은 과거 제1차 북핵위기 때에 클린턴이 취한 방법과 대조적인 것으로 보인다.

1993년에 취임한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북한을 상대로 위협을 가했다. 클린턴 취임 1개월 뒤인 1993년 2월 25일, 미국의 사주를 받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군사시설은 신고에서 누락된 핵시설”이라면서 트집을 잡았다. 그리고 전례에도 없는 특별사찰을 요구했다. 그리고 미국은 다음 달인 3월에는 대북 핵공격 훈련인 팀스피리트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했다. 전임자인 아버지 부시가 중단한 팀스피리트를, 아직 업무 파악도 제대로 못한 클린턴이 섣불리 재개한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 북한의 강공에 계속 밀리던 클린턴은 1993년 5월 29일 북한이 하와이 및 괌 앞바다에 떨어뜨린 ICBM에 놀라 북미 고위급회담을 서둘렀다. 집무실에서의 부적절한 근무태도 때문에 또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 때문에 정력을 모두 소진한 클린턴은, 다음 해인 1994년 10월 21일에 제네바합의서에 도장을 꾹 찍고 말았다. 그리고 클린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그 후 5년간이나 숨겨두었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인 부시가 보여주고 있는 의연함은 적어도 ‘부시와 클린턴은 다른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다. 제1차 북핵위기 때에 북한에 당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부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동맹국들에게 사전에 통고했으며 또한 미사일 발사 후에도 의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전임자 클린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부시의 노력은 일정 정도 평가할만한 하지만, 지금 부시가 생각하고 있는 해법으로는 얽히고설킨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의 해법은 단 한가지다. 정공법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다. 지금 같은 우회적 방식은 사태 해결을 지연시킬 뿐임을 부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시가 의연한 척 하면 할수록, 북한은 미사일 사정거리를 더 늘리든가 아니면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든가 혹은 제3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부시가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지하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결정적인 순간에 그 제3의 카드를 집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 제3의 카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부시에게 친절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왜냐하면, 백악관 내부에서 이미 그 점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 제3의 카드를 꺼내드는 순간, 사태 해결의 열쇠는 이미 부시의 손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핵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또 동북아에서 미국이 명예롭게 후퇴하고 싶다면, 부시는 무엇이 사태 해결의 정공법인가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부시가 적절한 선택을 한다면, 미국은 향후 일정 기간 한민족과 함께 동북아패권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가 의연한 척 하면 할수록 김정일의 눈동자는 더욱 더 뜨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