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급한 행동이 안쓰러울 뿐
제1차 북핵위기 때와 달라진 미국의 모습
글: 김종성 http://www.news615.com
최근 미국 쪽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미국측에서 동맹국들에게 앞으로 북한의 핵실험이 있을지
모른다”고 통보해주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이 일본 방위청에 북한이 동해에 미사일을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1일 오전 교토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북한이 정말로 동해에 미사일을 떨어뜨렸는가의 사실 여부를 떠나, 미국측의 행동에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제1차 북핵위기 때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 보인 미국의 행동과 지금 미국의 행동에 큰 차이점이 있다는 점이다.
제1차 북핵위기의 긴장이 고조되던 1993년 5월 29일, 북한은 UN 주재 대표부를 통해 미 국무부에 “30분 뒤에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겠다”고 통고했다.
그리고 그 통고는 그대로 실현되었다. 북한이 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훌쩍 뛰어넘어 하와이 및 괌 앞바다의 미군기지 인근에 떨어졌던 것이다.
예상 밖의 ‘도발’에 놀란 미국은 이 사건을 5년간이나 숨겼다. 미국 정부가 이 사실을 일본 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한 것은 1998년이었다. 그리고 당시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도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당시 펜타곤 상황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확인한 미군 장교 마크 커크(나중에 국회의원이 됨)는 2001년 4월 27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하였다.
위와 같이 제1차 북핵위기 때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동맹국들에게 사전 주의까지 주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아예 공공연한 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미국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제1차 북핵위기 때에 자신들이 저지른 전략적 실수에 대한 반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놀라 북미 고위급회담에 들어간 과거의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더라도 그로 인해 미국의 위상이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미국은 사전에 이를 동맹국들에게 알리고 또 미사일 발사 사실도 아예 공개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미국은 북한에게 ‘너희가 제1차 북핵위기 때의 방법을 되풀이한다 해도 우리는 결코 놀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을 철저하게 단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체크하지 못한 점이 있다. 향후 북한이 여러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고 또 그 발사거리가 계속 연장되어 15,000km의 범위에 다다르게 되면, 미국이 아무리 의연한 자세를 보인다 해도 주변국들은 미국의 패권 몰락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동맹국들을 단속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이미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제1차 북핵위기 당시의 대미 전략을 공개한 이상, 북한이 그 때의 전략을 그대로 되풀이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일이 되지 않겠는가? 미국이 정말로 북한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려면, 제1차 북핵위기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이 보이는 행동은 ‘북한이 제1차 북핵위기 때와 똑같은 방법을 구사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북한이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국의 ‘옛 전략’을 공개한 마당에, 동일한 전략을 반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국이 보이는 행동은 ‘꼼수’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 문제를 진솔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당사자인 북한과 직접 마주앉아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이다.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거리는 계속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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