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미/한일 공조보다 민족공조가 중요하다.

푸른하늘김 2003. 6. 14. 11:51
한미/한일 공조보다 민족공조가 중요하다.

글:김달범



내일은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일본을 차례차례 방문해서 외교를 펼쳤지만, 아무래도 중요한 것을 하나 잊고 있는듯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과 처지는 어느정도 이해됩니다. 하이에나 같은 언론의 굴욕외교니 한나라당 이상배의원의 등신외교니 하는 말들도 짜증나지요.

그 잊고 계신 것처럼 보이는 한 가지는 다름아닌 <민족공조>입니다.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남과 북은 언젠가는 통일됩니다. 아니 통일을 이루어 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통일이라는 것이, 과거 55년전과 마찬가지로, 주변국의 컨트롤을 받는 통일이 된다면 안하는 것만 못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남북간의 공조, 그리고 통일이라는 것에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6월 7일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연설을 할 즈음, 동경 한켠에서는 어떤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윤도현 밴드의 <오!통일 코리아>. 축제의 한마당이면서도, 보러간 사람들 누구나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최고의 콘서트였습니다.

그 흥겨운 와중에서 윤도현은 노래를 부르다 말고 갑자기 치마저고리를 입고 공연을 보러온 총련의 민족학교 학생들에게 큰소리로 물었읍니다.




"사랑하는 총련동포 학생 여러분!
내일 수업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숙제가 있어요?
(학생들의 네!!)
그렇죠? 숙제 안하면 혼나요..
자! 그럼 <우리 민족에겐 당장해야 할 숙제가 뭐예요?>"

학생들의 대답은 바로<민족통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민족통일은 하나의 물결이 되어 월드컵 응원가 버젼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아닌 <민족통일 짝짝 짝짝짝!!>. 나중에 윤도현이 웃으면서 "그만" 이라고 손사래를 칠 정도로 학생들의 <민족통일>은 쉽게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윤도현은 다시 외쳤습니다.

"정답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몇번을 이야기해도 가슴 뭉클한 엊그제 <오!통일코리아> 동경 공연이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저는 윤도현 밴드의 그 자생적인 통일에의 의지과 문화교류로서의 실천이 정말 이쁘게만 보입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이것저것 처지를 다 이해하고 고려하면서도, 저같이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평범한 소시민이 보기에는 저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6월 7일 한날 한시에 노무현 대통령은 <한일공조>를, 그리고 윤도현은 <민족공조>를 동경하늘 아래서 외치고 갔읍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이 있고, 한미 한일 민족 중에 제일은 민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으로 돌아간 직후 NHK 텔레비젼에서 나온 어떤 소식입니다. 만경봉 92호에 대한 뉴스.

많은 분들도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만경봉 92호는 작년 부산아시안 게임 당시 미모의 북측 응원단을 태우고 부산다대포 항에 정박했던 북한 선박입니다. 북한의 장전항과 일본 니이가다항을 한달에 두번꼴로 왕복 운항이 시작된 이래 총련동포 고향방문과 민족학교 학생들의 졸업기념 수학여행등 지금까지 500여회 이상 운항 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경봉 92호을 비롯한 북한의 모든 선박이 일본내 입항금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유가 참 어이없습니다. 미사일 부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북한에 반출했다는 아주 사소한 이유였습니다. 미사일 부품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는 물품인데, 저렇게 확대조치할 필요가 과연 있는 것일까요?

저는 유사법제 통과는 물론, 이 뉴스가 "대북한 봉쇄 작전"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자신은 모르겠다고 설명해도 이 작전에 암묵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라서 그런 것입니까?

미국의 공화당 매파들과 일본 우익들의 속셈은 뻔합니다. 해상봉쇄를 통한 대북한 압박을 행하면서 다자회담이니 연막을 피우며 시간을 때우다가 적당한 시기에 그들의 목적은 북한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시나리오가 막이 오른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현재 실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죠.

경제제재를 통해 손발을 묶고 급기야는 목을 졸라 죽이는 전형적인 고사작전입니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에 북한은 반항하겠지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친다는 식으로. 그럼 남는 것은 북폭입니다. 종국엔 이라크처럼 북한을 또하나의 미국의 식민지로 접수 하겠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그 옆에서 일본은 떡고물을 주워먹기 위해 알짱거리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이런 격동의 한반도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참여>를 통해 대한민국의 입지를 세우고, 그토록 일본에서 주장한 <양국간 미래의 번영>을 북한에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인지 등등에 대해 솔직하게 경청하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방일중 <일본 국민과의 대화>를 했었습니다. 민족학교 재학중이라고 밝힌 고등학생이 <조국과 국적문제>에 대해 대통령님의 견해를 물었읍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답변은 정말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이것 저것 중언부언했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국적은 무슨 상관 귀화 하세요> 입니다.

바야흐로 국적을 초월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국적 따지지 마세요 랍니다. 저는 이것이 현재 대통령의 철학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민단도 아니고 총련소속도 아닌 <조선적>이란 국적을 가진 13만의 재일동포는 뭐가 되는 겁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 생전에 씌운 반국가 단체 <재일 베트콩 한통련> 사람들은 어떻게 합니까? 박정희가 죽은지 4반세기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들은 지금도 그대로 반국가 단체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의장인 단체였는데도 반국가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꿋꿋이 한국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 수준을 확인하게 되어서 씁쓸합니다.

질문을 한 재일 3세 학생이 얼마나 무안했고 열불났는지 그 심정 저는 이해합니다. 조국의 대통령께서 재일동포 국적버리고 일본인으로 귀화해도 된다..라는 뉘앙스로 과거사는 잊어버리고 재일동포의 역사를 잊고, 조국은 아무상관없으니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합니다.

하긴 민족학교 대신 일본인으로 귀화해서 일본학교 다니면 차별을 안받죠. 어차피 외모도 비슷하고, 일본어도 잘하니까.. 창씨개명만 한다면 무슨 문제 있겠습니까? 그에 비하면 민족학교는 정식학교가 아니지요. 대신 한글을 가르치고 민족에 대해 가르치지요. 그런 차별을 받으면서 민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그리고 그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파 버렸습니다.

그 하루 전날 <오!통일코리아> 콘서트에서 통일 전령사 윤도현은 말했읍니다.
"교육차별을 받고 있는 민족학교 학생 여러분을 돕겠읍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우리말 우리글 문화 역사 잊지 말고 민족의 자존심과 긍지를 갖고 꿋꿋하게 사세요. 사랑해요! 민족학교 학생 여러분 여러분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