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린 좀도둑의 죽음과 헌책방의 폐점

푸른하늘김 2003. 2. 2. 16:36
어린 좀도둑의 죽음과 헌책방의 폐점



안호진 선배의 글입니다.





지난 26일 가나가와현의 가와사키시의 한 헌책방의 점장이 점포를 자진 폐쇄하였다. 폐쇄 이유는 자신의 헌책방에서 만화책 6권을 훔쳐 나가던 중학생를 붙잡아 신고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자 몰래 서점을 빠져 나와 차단기가 내려진 선로를 가로 질러 도망가던 소년이 전차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사망하자 인터넷과 전화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나친 행동을 비난하였다. 인터넷의 의견 가운데 경찰신고가 정당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지만, 전화중에는 그에게 "살인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많은 고민을 한 결과 사고 5일 후에 "여러 의견을 심각히 받아들여 폐업합니다"라는 폐업을 알리는 종이를 점포에 붙이고 "경찰신고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일로 중학생이 죽었다는 것을 별개로 생각할 수없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아사히 신문에 의하면 헌책방 주변의 상점가의 사람들과 헌 책방 전국 체인점의 점장들로부터 서점을 재개하라는 격려 메일이 1000통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일본에서의 "만비끼(좀 도둑질)" 문제는 이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여 "만비끼" 방범 전문회사들까지 성업중에 있다. "만비끼"를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은 어느 방송국이나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흥미보도로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학교 앞 서점에서 헌책방을 뒤지며 책을 모았던 생각을 하니 헌책방의 인심까지 무섭게 변해 가는 것같다. 오랜 불황의 터널 속에 일본사회의 인정스러움은 점점더 사라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