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산 쇠고기? 떠나고 싶은 대한민국

푸른하늘김 2008. 6. 2. 17:23

미국산 쇠고기? 떠나고 싶은 대한민국

 

 

 

나는 정말 무엇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사는 사람이다. 그냥 평범한 월급쟁이에 소시민일 뿐이다. 그런데도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다보면 화가 나고 부아가 치밀어 올라 참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청계천과 광화문 인근에서 벌어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볼 때면 참 많은 생각이 든다. 단순한 논리로 보자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되고, 그것도 안 되면 먹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가 보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하였고, 그것도 광우병발생이 의심되는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해서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수입을 할 생각인 것 같다.

 

거리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촛불을 밝히는 것은 단순히 쇠고기를 수입하는 문제와 수입을 해도 먹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 이상의 분노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 건강에 대한 어떠한 안전장치도 준비하지 않고, 그저 미국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무차별하게 받아들이는 미국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의 표현인 것이다.

 

나는 아홉 살 난 아들을 두고 있다. 정말 세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자식을 낳고, 아버지가 되고서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 스무 살에 대학을 입학하면서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는 결혼도 자식도 낳지 말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세상사에 묻혀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비열한 세상을 자식에게는 절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간혹 집사람은 정말 참을 수 없다며 이민이라도 가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눈물이 난다.

 

이런 세상에서 자식을 낳고 사는 것이 죄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우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우병에 대한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아이들의 학교 급식에

 

미국산 쇠고기가 쓰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차라리 내가 먹는 것이 낫지 아들에게 그런 쇠고기를 먹일 수 없다는 불안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국가는 국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국민보건과 먹거리 걱정을 덜어주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의무이며, 국민은 당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위정자는 국민의 배불리 먹을 권리와 건강하게 살고픈 욕구를 충족해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의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우선은 미국산 쇠고기를 아무 여과장치 없이 수입하려 하고 있으며, 보험민영화에, 수도, 전기, 통신 등의 민영화 등 미국자본이 요구하는 다양한 이해를 무차별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다 죽어도 일부 부자만 살고, 강남에 살고 있는 특권층의 이해와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에서 국민은 분노하고 있으며, 정권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있는 것 같은 촛불집회를 통하여 나는 많은 것을 느낀다. 전혀 통제가 되는 않는 군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조금도 알아주지 않는 정권의 무능력과 비폭력을 주장하는 군중들을 무자비하게 때려잡는 경찰의 모습에서 악귀를 본다.

 

정말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소의 경우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으면 된다. 대략 4-5년 정도만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으면 어느 정도 안심하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한심한 것이 미국자본의 논리다.

 

그리고 현 정부는 이제라도 조금 더 귀를 열고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청계천과 광화문에 모이는 10만 명이 넘는 군중들의 소리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귀와 마음을 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많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소리를 들을 자세가 없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차라리 퇴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발 부탁이다. 이 땅에서 당당하게 자식 낳고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달라. 이민가지 않도록 잡아 달라.

 

이 더러운 세상에 나는 오늘도 서글픈 눈물이 난다.

 

6월 2일 압구정에서 김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