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어학교 진학이유서.12

푸른하늘김 2007. 2. 22. 17:39

일본어학교 진학이유서.12


정리: www.ohmy-japan.com 씨티유학센타


예술고를 졸업하고 공예분야의 섬유예술전공으로 미술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섬유예술을 전공하여 취업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 섬유시장은 의류산업의 부자재 약활 정도로만 국한되어 있고, 제품을 생산해내는 공장들은 영세하기 짝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찾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문학에 관심이 많아 대학졸업 이후 취업하게 된 곳이 백화점의 판촉팀 카피라이터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안정된 직업이 아니어서 매일이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일하지 않고 00상사라는 스카프를 만드는 회사로 전직하게 되었습니다. 00상사에서 스카프 디자이너로 3년 넘게 일하면서 한국 섬유시장의 취약점과 디자인개발에 한계점을 많이 느껴왔습니다.

 

정성들여 만든 제품이 저급으로 취급되거나, 유명 브랜드를 달지 않으면 매장에서 상품 취급도 받지 못한다는 것, 고급 소재를 사용하여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으려하면 디자인이나 소재는 무시되고 저렴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일본으로 일 년에 1번 정도 출장을 갑니다. 일본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국내와는 비교되지 않게 넓은 스카프 코너를 구경하고 훌륭한 상품들을 구입해오곤 했습니다.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다양한 옷과 소품들을 보며 국내보다 확연히 다른 넓고 풍요로운 섬유시장 규모를 느끼곤 했습니다.

 

국내의 실크 스카프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실크 스카프를 멋지게 즐기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요즘 브랜드 가치에 치우쳐 오랜 시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분위기 있는 소품으로 사랑받는 실크 스카프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패션 시장은 국내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리고 스카프 시장은 넓고 발달해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제가 일본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섬유공예의 전통입니다.

 

공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은 일본, 그러나 한국은 팔리는 디자인과 전시되는 작품의 경계가 확연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느낀 일본은 생활 속의 디자인, 생활 속의 공예가 대중들에게 친근한 것 같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퀼트입니다. 일본의 퀼트의 섬세함과 절제된 미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꼭 현지에서 퀼트의 진면목을 보고 배우고 싶습니다. 퀼트 관련 전문서적들도 모두 일본 것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한국 현실입니다.

 

책으로만, 사진으로만 만날 수 일본 퀼트를 직접 만나보고 싶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배워오고 일하던 분야인 섬유예술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까워 일본에서 앞서가는 섬유분야를 배워보려 합니다. 일본어학교에 진학하여 공부를 마치면, 반드시 타마미술대학 미술학부 공예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싶습니다.

 

물론 대학원 졸업 이후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1-2년 정도 실무를 익힌 후, 귀국하여 디자인 숍을 열어 전문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