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에서의 중고차 사기

푸른하늘김 2003. 9. 15. 18:59

일본에서의 중고차 사기

-신용은 돈버는 5가지 속성 중에 속한다-

글:장팔현



일전에 미국인이 썼다는 돈의 속성 다섯 가지를 얼핏 라디오를 통해 들은 적이 있다. 그 중에 '신용'이란 말도 들어 있던 걸로 기억한다.



일본에서 8인승 승합차를 사 아르바이트로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가이드 한 적이 있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효율적이고 많은 한국 분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쿄-토-와 오-사카, 나라가 주요 코스였다. 필자는 일본고대사를 전공했던 관계로 여행사들이 빼먹기 쉬운 백제나 고구려, 신라 관련 유적지들을 일부러 많이 찾았다. 물론 쿄-토-의 귀무덤과 아직도 힘들게 사는 재일동포 밀집 거주지역도 자주 들렸다.


일본에서 중고차를 사는데 있어서 우리나리와는 상당히 달랐다. 벼룩신문을 보고 사면 싸게 살 수도 있지만, 일본인들은 웬지(?) 그러하지 않았다.


거의가 토요타라든가 닛산 등 기존의 신차(新車) 제조회사에서 운영하는 계열사가 자회사의 중고차를 팔고있다. 본인도 그런 곳에서 중고 자동차를 한대 샀다. 이러한 정보는 230엔(약 2300원)하는 두꺼운 '구(Goo)'라는 잡지를 보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을 보고 인터넷이나 직접 찾아가 차를 사면 된다.


대개는 깔끔한 상태이고 중고차에 대한 기록도 자세하게 나와있고 사고차라도 자세한 기록과 함께 사실대로 얘기해준다. 물론 그만큼 가격은 싸진다. 매우 솔직하게 중고차를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의 일본 상품이 그렇듯이 자동차도 정찰제로 차 앞 유리문에 가격이 메겨져있다. 아무리 깍아도 마지막 돈 지불 단계에서 5% 이상을 빼주지 않는다.


우리 나라의 일부 중고차 판매점처럼 사고차임을 알리지 않는 일은 없으며, 실제 달린 거리를 조작하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중고차의 거리조작이 10%나 된다하니 이런 판매회사는 퇴출 되어야 마땅하다.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한다. 정부에서 그러한 행위를 사기판매로보고 영업정지 등 강력한 형사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국의 IMF 사태 등으로 일감은 없고 학비 등 어려운 일이 겹쳐 가지고 있던 중고차를 일찍 팔기 위해 벼룩신문에 서너 번 게재해도 사겠다는 일본인으로부터의 연락은 전혀 없었다. 벼룩신문을 통해서 사면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일정액 이상의 득이 될 터인데도 일본인은 사지를 않는다. 할 수 없이 중고차 판매상에 가봤더니 터무니없는 헐값을 매기고 어떤 곳은 경매를 해서 팔아준다고도 한다. 물론 판매회사의 이익도 고려해서 이곳에서도 헐값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결국 처음 중고차를 샀던 토요타 판매회사에 가서야 그나마 반값을 받을 수 있었다. 약 1년 정도 탔으며 가격은 살 때의 절반이었지만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높게 책정해 주었다.


일본은 바로 이런 시스템 때문에 차를 사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중고차 회사로 간다. 잘 아는 사이의 증여는 몰라도 개인 대 개인간의 판매는 흔치않다. 물론 아무리 고물차라도 일본인들에게 양도를 받으면 조금이라도 성의를 표시해야한다. 실제로 일본말로 '양보 또는 양도'라는 의미의 '유즈루'라 해도 싸게 판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일본 중고차 회사는 거의가 1년 하자 보수를 해준다. 아예 팔 때 약관에 넣어 보증 해주고 있다. 필자도 두 세 번 공짜로 수리하고 나서야 일본인들이 왜? 개인보다도 중고판매회사를 신뢰하고 신용하는지를 알았다. 그리고 결국은 그렇게 사는 것이 돈이 덜 든다는 것도 나는 경험상 알았다.

우리 나라는 언제나 이런 시스템으로 신용 얻고 장사 잘될까 걱정이다. 좀더 멀리보고 신용을 지키면서 팔면 돈의 속성상 칭찬 받아가며 돈 벌텐데...


P.S

*일본의 벼룩신문은 지역마다 조금은 다르나 대개 1주 단위로 발행되며 2-3줄 정도의 광고료로 약1,000엔(약 1만원)을 지불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