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부조리와 병폐를 비판한 스릴러소설<22일>출간
장애인 아들을 버린 경찰과 끊임없는 공포의 살인사건
책 표지에 실린 오지희 화백의 ‘인형’이라는 그림이 너무 강렬해 오랜 만에 스릴러소설을 한 권 사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복선과 치밀하고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는 구성이 돋보이는 소설 <22일 - 도서출판 노블마인>은 ‘모든 것은 시작된 곳에서 끝나야 한다’는 부제를 달고 지난 8월 초순에 출간되었다.
소설<22일>은 아이에 대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22일 간격으로 일어난 두 아이와 고아원 원장, 인신매매범에 대한 살인사건과 이를 쫓는 강력반 형사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행, 인신매매, 살인 등의 부조리와 병폐를 고발하고 있다.
스릴러소설 <22일>은 연쇄살인사건 발생, 형사들의 용의자 추적, 미궁에 빠진 사건, 거듭되는 반전 등 스릴러소설의 전형적인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작가는 초스피드한 전개와 장르적 테크닉에 충실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사건 이면에 숨은 우리사회의 둔감한 죄의식을 일깨워 인간성 회복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설 <22일>은 과히 한국 스릴러소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야심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긴박하고 흥미로운 사건전개는 하룻밤에 책을 전부 읽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일 정도로 강한 읽는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22일마다 연쇄적으로 자행되는 잔혹한 살인극, 희생자는 모두 화재로 사라진 고아원과 관련되어 있다. 사건의 진상을 쫓는 형사들에 의해 드러나는 어두운 과거의 그늘. 공포의 그림자.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 선생은 스릴러소설<22일>을 두고 “전형적인 스릴러소설에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하나의 증거와 단서가 드러날 때마다 작은 반전을 통하여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는 구성이 좋은 작품”이며 “개인의 범죄를 통하여 사회적 문제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했고, 치밀하게 짜인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장르적인 재미도 잃지 않게 하는 한국 스릴러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역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에서 참으로 기괴한 아동에 대한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북구경찰서의 이 팀장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추적하다가 가장 먼저 살해된 여자아이가 경기도의 한 고아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후 고아원과 관련된 사람들의 줄 이은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그 고아원은 몇 달 전 원인모를 이유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사라진 상태였다. 주변 주민의 제보로 고아원 원장의 성폭행, 구타 등의 과거의 비열한 행적이 드러나면서, 고아원 원장은 제1용의자로 떠오르게 된다.
원장을 찾아낸 이 팀장은 불쌍한 아이들을 괴롭힌 원장에게 강한 분노를 드러내지만, 돌연 제1용의자였던 원장이 여인으로 추정되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면서 사건은 점차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하며 미궁에 빠지게 된다.
비 오는 여름 밤 북구경찰서 강력반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3주 전 관내에서 벌어진 여아 살인사건의 희생자와 유사한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이다. 강력반의 이 팀장은 빗속을 뚫고 사건현장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마주친 것은 가슴에 십자가 모양의 상흔을 남긴 채 목 졸려 살해당한 남자아이의 사체, 그리고 그 아이의 얼굴에 그려진 기괴한 모양의 낙서. 아무 의미 없이 그려진 것처럼 보이던 낙서는 곧 형사들의 머릿속에 어떤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심판? 심판이라는 글자 같지 않아?” 가슴의 십자가 모양 상처와 얼굴에 남겨진 ‘심판’같아 보이는 낙서. 두 아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사라진 연쇄살인범은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그리고 목 졸린 채 살해된 아이의 가슴에 남겨진 십자가 모양의 상흔과 얼굴에 그려진 ‘심판’처럼 보이는 낙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소설<22일>은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시점에 따라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형사들이 단서를 하나씩 발견할 대마다 용의자를 추적하는 장면을 계속 이어 붙이며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다.
그리고 크고 작은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형사들이 그 단서를 쫓아 용의자와 맞닥뜨릴 무렵 작은 반전을 터트리면서 독자의 호기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기법을 꾸준하게 사용 하고 있다.
<22일>은 이런 장르적 테크닉에 충실한 장면을 반복하며 조금씩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게끔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희생자의 가슴에 새겨진 십자가 모양의 상흔과 얼굴에 그려진 ‘심판’으로 보이는 낙서와 같은 연쇄살인범의 범죄 증표를 통해 궁극적으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구현하고 있다.
즉 저자는 <22일>안에서 벌어지는 아동연쇄살인, 성폭행, 인신매매 같은 추악한 사건들을 말초적인 흥밋거리가 아니라 우리의 죄의식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내면에 자리 잡은 어두운 그림자를 들추어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 만연한 각종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회구조적인 모순과 비리 때문만이 아니라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우리들의 이기적이고 잘못된 사회인식에 있다고 전제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것을 보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고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끝없는 반전의 연속으로 결국 마지막 장에 가서야 범인 누구인지 알려주는 소설<22일>에서 결국 작가는 우리에게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경고의 메시지와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몇 년 전부터 한국출판계에도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 호러, SF 등 장르소설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단편집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내작가의 장르소설이 출간되고 있다.
이는 해외번역물로 채워졌던 기형적인 국내 장르소설시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아 헤매던 한국영화계에서도 한국장르소설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영화계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븐데이즈', '추격자' 등 장르적인 성격이 강한 스릴러영화가 연이어 성공하자 장르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소설 <22일>역시 영화적 기법에 충실하다는 장점이 높이 평가되면서 발 빠른 영화 기획자에 의해 책이 출간도 되기 전에 영화판권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현재 영화 <22일>은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캐스팅이 종료되는 대로 2009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소설 <22일>은 저자 최성근 선생의 신인다운 패기가 엿보이는 과감한 사건전개와 장르적인 플롯 구성능력을 높이 평가할 만한 추천작이다. 또한 소설<22일>을 통하여 한국 스릴러소설의 새로운 도약도 한 번 기대해 볼만도 하다.
스릴러소설<22일>의 저자 최성근 선생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출신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프랑스 캉(CAEN)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파리2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모교인 단국대에서 투자론, 파생상품론, 금융시장론을 강의하고 있다.
학자로써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연구논문으로 <정보비대칭하에서의 포트폴리오 투자전략> <신금융상품의 개발과 수익률구조> <정보비대칭하에서의 투자지분정책> 등이 있다.
경영학 박사이자 금융전문가로 대학 강단과 투자 현장에서 다년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오랫동안 간직해오던 스릴러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2년여의 시간을 투자해 스릴러소설<22일>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물론 <22일>은 최성근 선생의 첫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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