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뗏목

푸른하늘김 2008. 4. 8. 15:51
뗏목



글:김수종


1.
어느 젊은이가 먼길을 가고 있다.
오솔길을 지나 산을 넘고 마을을 가로질러
한참을 걸어 폐나룻터에 다다르지만
돌아서 가는 길은 너무 멀고
배도 뱃사공도 인적도 드문 폐나룻터라
혼자서라도 건널 궁리를 한다.

물은 깊고 헤엄도 못치고 이거 큰일인걸
"그래! 뗏목을 만들어 건너자"
꼬박 하루를 두고서 부수고 고치고 하면서
어렵사리 보기좋고 튼튼한 뗏목을 만들어 강을 건너고선
고생해서 만들어 무사히 강을 건너게 해준
뗏목을 대한 고마움,아까움에
"이제부터 뗏목을 가지고 다녀야지
또 쓸일이 있을지도 몰라"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한데
몇날 몇일을 뗏목을 지고 길을 간다.
뗏목을 지고 길을 가니 사람들이 비웃기도 하고
다리며 팔이며 허리며 아프지 않은곳이 없고
하루 백리를 가던길이 이십리 가기 조차 힘이 든다는것을 느끼고는
그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여 만들고
고맙게 강을 건너게 해준 뗏목을 나흘만에 버리고 만다.

2.
어쩌면
나도 강을 건너고도
뗏목을 지고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그 멍에와 같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