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 시가 조선학교 압수 수색
<아름다운 나라, 일본>에서
글: 황의중(KIN 자문위원,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대책회의 집행위원장)
우리 식으로 말하면 아는 사람, 김씨가 부탁하길래 차고지증명을 허위로 해 주었나 보다. 그래서 김씨는 차량등록을 마치고 오오사카에서 그 중고 트럭으로 사업을 했고. 부탁받아 허위로 차고지 증명을 해 준 전달수(68)씨는 총련의 지부위원장이고, 차고지는 조선학원이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어떻게 발각되자 두 사람 모두 가차 없이 체포되었다. 지난 28일(일요일), 그리고 그날 동시에 기동경찰 30명과 수사원 70여명이 동원되어, 조선학교를 반나절이나 수색, 학교의 제반 서류 등을 압수해서 싣고 갔다고 한다. 학교장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참으로 황당하다. 대명천지에 일어난 이 황당한 뉴스를 접하고 떠오른 말은 아베 수상이 쓴 책이름 <아름다운 나라, 일본>.
순백의 벚꽃 잎이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이어 바람에 한 잎 한 잎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그런 애잔한 아름다움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 ‘세계로부터 사랑 받고 존경 받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 아니, <두 얼굴을 지닌 일본인>인가? 약자에게는 잔인하게 사무라이처럼 단칼에 처단하고 강자에게는 비굴하게 무릎 꿇고 비는. 법적으로 하자는 없는 듯하다.
나이 든 용의자를 체포한 것도, 허위 등록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가택수사 영장을 발부 받아 조선학원 등 5곳을 뒤진 것도. 기동대원을 포함 100명이나 동원한 것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학교 측과 학부모들의 반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학교장에 사전통보를 하지 않은 것 역시 혹시 있을지 모를 증거 인멸의 우려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니.
그래,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 단지 상식을 벗어났다.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몰상식이 아닌 야만에 이른 것은 아닌가? 천 사람이면 천 사람 모두 화를 낸다는 ‘천인공노’가 여기에 맞는 말이 아닐지? 그 어느 누구도, 하다못해 현장에 동원된 기동대원이나 수사원들마저 차고지 허위등록이란 경미한 사적 개인의 범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아이들의 교육현장인 학교를 급습하듯 쳐들어와 사물을 압수한다는 행태가 야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잘못된 아니 최소한, 도가 지나친, 아니 자신들의 자녀가 다니는 일본학교를 상정 비교하면서 전혀 형평성을 상실한 조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실제 일본 안에서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후진국인 한국에서 조차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버젓이 일어났다. 일본이 참으로 두렵다. 일본인들이 무섭다. 상식의 궤도를 이탈하고도 계속 달린다.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고 경종을 울려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너희들이 잘못 알고 있고, 잘못 보고 있고, 모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일본인(대일본제국)을 납치한 북조선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집단이고, 그들을 지지하는 총련, 그리고 그들과 관계있는 조선학교, 그리고 그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재일조선인이나 배우는 학생들까지 모두가 악이다. 모두가 사라져야 할 존재들이다.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듯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으나 사회나 국가가 되면 이렇게 무서울 수 있는 것인지? 벚꽃 한 잎 한 잎은 아름다우나 그 나무들이 자라는 일본은 이렇게 경계해야 될 곳인지? 늘 법적으로 하자는 없었다. 노동자가 필요했다.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다. 회사에서 식민지 조선으로 노동자를 모집하러 갔고,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니 이를 잘 아는 일본 관리들과 상의했다. 같은 일본 사람이니 당연한 일이고. 그랬더니 역시 모집이 잘 되어 모두 계약서에 도장 받고 일을 시켰다. 이것이 무슨 문제이냐. 뭐가 강제 동원이냐. 본인이 원하지 않았다면, 설령 강압적인 분위기, 헌병이 데리러 온다 해도 본인이 거부했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 강제동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일합병조약으로 너희들이 통치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도장 찍어 주권을 위임하지 않았냐? 국가(일본)의 위기상황에 어쩔 수 없이 국민총동원령을 내려 국민을 동원한 것이다. 합법적인 행위이다. 역사청산, 식민지지배 보상도 다 마찬가지이다. 너희 정부가 돈 받고 따지지 않기로 합의하지 않았느냐?
그래 모두 합법적이다. 단지 숨기고 속이고 결과적으로 사기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일을 지금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지 않고 <아름다운 나라, 일본>은 불가능한 것인지? 당하는 입장에 서면 억장이 터질 일이다. 100여명이나 동원하여 아이들의 교육장소인 학교를 뒤집어 학생과 학부모의 명부까지 빼앗아 가는 폭거를 당해도 어디 비빌 언덕이 없다. 이것이 단순히 차고지 허위등록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총련과 조선학교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탄압이라는 것을 불 보듯 보면서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다. 그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 외치며 외롭게 오오사카 경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만 할 뿐. 누구 하나 제대로 들어 주질 않는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경찰의 발표만을 간단히 보도한다. 조선학교를 압수수색한 사실은 의도적으로 배제하여 더 큰 문제의 본질을 감추고 있다. 어느 민주사회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이 부끄러운 일본의 모습을 고발할 지식인도 이제는 드물다. 예전과는 달리 총련이나 북조선에 대해 조금이라도 동정적인, 아니 일본사회의 편향된 시각을 우려하는 글만 올려도 바로 매장되는 것이 지금 일본사회의 현주소이다.일본 시민단체의 반응 역시 아직은 미미하고.
조선학교 학생의 3할 이상은 이미 한국 국적을 지니고 있다. 법적으로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다. 한국정부가 완전히 나 몰라라 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지금의 법적, 객관적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본질은, 일본정부가 조선학교를 매몰차게 냉대하고 공격하는 것이 총련과 북조선을 간접적으로 공격하고자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식민지시대 이후 일관된 흐름으로, 우리의 민족교육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말을 배우지 못하게 하고, 민족혼을 빼내어 일본에 동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식민지시대 이후의 동화교육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주적 민족학교는 식민지시대나 지금의 일본 땅에서나 여전히 치안(경찰)의 감시 대상인 것이다. 우리가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탄압과 간섭을 남의 일처럼 묵과할 수 없는 근본 이유인 것이다.
초라하다. 이 문제를 접하고도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힘이 없어 초라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다. 호소하고 싶다. 많은 일본인들이 이 문제를 문제로 삼았으면 좋겠다. 위험성을 감지한 일본인들이 이미 지적하듯, 조선학교, 총련, 북조선을 겨냥한 화살이 일본인 자체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한국 국적의 유무를 떠나 일본 내의 동포들 역시 이 문제를 따졌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 같은 합법적 폭력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남북 정부 모두, 그리고 우리 시민사회도 의당 지녀야 할 몫만큼의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나라, 일본>은 일본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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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허위등록’용의로 조선총련지부위원장 등 2명 체포”
배기가스규제를 피하기 위해 디젤차의 ‘사용 본거지’를 위조등록한 혐의로 오사카부경 경비부는 28일 금속상점을 경영하는 錦城信明(본명 김정웅, 63)=오사카시 이쿠노쿠 이쿠노=과 지인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오오츠지부위원장인 전달수(68) 두 용의자를 전자적공정증서원본불실기록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부경은 같은 날 동지부 등 관계처 5개 곳을 가택수사했다.
조사에 의하면 錦城용의자는 작년 8월 자동차질소산화물,입자상물질소멸법(NOx・PM법)의 배기가스기준에 못 미치는 업무용 트럭의 사용본거지를 오사카시 내에서 규제지역 외인 오오츠시내의 전용의자의 집으로 위장하고, 시가운류지국에 등록한 혐의이다.
트럭은 오오츠의 시가조선초급학교를 운영하는 시가조선학원 부지 내의 주차장을 보관장소로 했으나 실제로는 이쿠노쿠 내의 錦城용의자 집에 두고 있었다. 전용의자는 ‘(錦城용의자에게) 부탁받았다'고 용의를 대체로 인정했다고 한다.
동학교에는 동일 아침부터 부경의 수사원이 가택수사에 들어갔다. 보호자들 약 100명이 학교 근처에서 항의를 해 일시 소란스러웠다. 윤일화 교장(51)은 ‘(주차장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었는지는 상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교육하는 곳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해도 되는 건가. 배려가 없다’고 했다. <아사히 신문_1月29日8時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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