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地球人)
ㅡ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 中 미정의 상황/전현준
조용히 겉돌고 있었다. 미정(김지원 분)은 고장난 인공위성 같았다. 사내 동호회를 강요하는 회사, 상사의 거친 피드백, 무리에서 은근히 소외되는 나날들....이 모든 것이 그녀를 버겁게 했다. 복받치는 감정을 안고 집에 오던 미정은 평상에 앉아 술을 마시던 구씨(손석구 분)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저벅저벅 걸어간다.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한 번도 난 채워진 적이 없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낮부터 술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돼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나는 핸드폰을 닫고 화장실 바닥에 담배들 비벼 끄고 일어선다.
ㅡ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 中 미정의 상황/전현준
조용히 겉돌고 있었다. 미정(김지원 분)은 고장난 인공위성 같았다. 사내 동호회를 강요하는 회사, 상사의 거친 피드백, 무리에서 은근히 소외되는 나날들....이 모든 것이 그녀를 버겁게 했다. 복받치는 감정을 안고 집에 오던 미정은 평상에 앉아 술을 마시던 구씨(손석구 분)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저벅저벅 걸어간다.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한 번도 난 채워진 적이 없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낮부터 술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돼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나는 핸드폰을 닫고 화장실 바닥에 담배들 비벼 끄고 일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