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를 바라보는 한 촌로가 자신이 살아 온 삶을 되돌아 보는 자서전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영주시 안정면에서 논 농사와 인삼, 사과, 소 사육 등 농삿일을 하며 살아가는 박위훈(88) 씨는 최근 '지금이 내 인생의 황혼기'란 자서전을 출간했다.
126쪽 분량으로 된 이 책은 박 씨가 태어나서부터 88년을 살면서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상세히 수록해 놓았다.
이 책에는 보리고개와 4km를 걸어서 학교를 다닌 이야기, 15남매의 장남으로 살아온 이야기, 19세에 장가간 이야기, 경로당 화투놀이 이야기, 송아지 거세 이야기, 녹색바람(통일벼)·새마을 운동 이야기, 금연이 가져다 준 건강 이야기, 농부의 꿈 이야기, 노년의 외로움 등이 담겨 있다.
박 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다"며 "자식 농사도 이만하면 잘한 듯하고 심하게 꼬인 매듭도 없어 홀가분 한 심정이다. 생로병사 거스를 수 없으니 이 세상 어머니의 몸을 빌려 왔다가 자는 듯이 가는게 마지막 바람이다"라고 글을 맺었다.
박 씨는 부인 신순옥(87) 씨와의 사이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1980년대 영풍군 새마을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낸 공로로 대통령으로부터 새마을 훈장(협동장)과 경북도지사 표창 등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