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지역의 한 시의원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 곳곳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논란이다.
A영농조합법인은 2016년 말 '인삼 생산·유통시설 현대화사업'에 선정돼 총 21억9천600만원으로 영주시 봉현면 일대에 인삼 생산·유통시설을 조성했다. 이 중 건축 공사에 총 9억2천904만7천90원이 들어갔다. 건축 공사는 지역 소재이면서 한 시의원이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진 B건설사가 입찰을 통해 낙찰받았다.
2017년 2월 착공해 그해 9월 준공계획이었던 공사는 6개월가량 지연되면서 다음 해 2월 끝났다. 하지만 건물 마감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곳곳에 크고 작은 하자가 계속 발생했다. A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B건설사에 수차례 하자보수를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순간을 피하기에 급급했다"며 "참다못해 수천만 원의 추가 비용을 들여서 하자 보수를 직접 진행했다"고 부실시공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건설사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시의원과 그의 아내가 현장을 찾아 이것저것을 지시했다"며 "어떻게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이렇게 무책임한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B건설사와 수의계약을 통해 같은 사업을 추진한 또 다른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건물을 지으면서 하자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도가 좀 심하긴 했다"고 전했다.
지역의 한 건설업자는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건설업을 해 온 시의원의 눈치를 보는 공무원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피해 사실을 쉽게 털어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B건설사가 진행한 '창업센터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에서도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이곳을 위탁 운행했던 기관의 한 관계자는 "공동주방으로 꾸며진 1층에 물이 역류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그로 인한 악취가 발생해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의원은 "건설사의 관계자는 맞지만, 현재 회사 사정이 어려워 폐업을 한 상태"라며 "A영농조합법인은 당시 하자보수에 대해 무리하게 요구했고, 하자보증보험으로 처리한다고 해 모든 것이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사 현장의 하자에 대한 보수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이 건설사의 법인등기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었고 사내이사로 시의원의 아내가 사외이사로 그의 아들이 등록돼 있다. 또 회사 사정이 어렵다던 이 건설사의 매출액은 2018년에 5천282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9년 11억1천836만원으로 급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