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작가
얼굴에 주름이 좔좔 늘어나도 늘 당당했었다. “내가 잘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표시잖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살이 많이 빠지면서 주름이 너무 늘어 요샌 좀 걱정되기 시작했다 ㅎ ‘얼굴 그림 그릴 때 주름 한 선 그으면 10년은 늙어 보이던데 ㅎ 나 폭삭 할머니처럼 보이는 거 아이야?’
오래 전부터 그리고 싶었던 호박꽃을 추석 연휴에 양평 놀러간 김에 그려봤다. 주름 좌글좌글 호박꽃. ‘호박꽃이 이쁜데 왜 못생긴 사람을 호박꽃이라 하지?’ 늘 궁금했었는데...좌글좌글한 주름 때문이었다는 걸 눈치챘다. 내 얼굴 주름을 떠올리며 ‘주름이 어때서!!!! 이쁘기만 하구만!’ 하면서 한껏 이쁘게 그렸다 ㅎㅎㅎ
호박꽃 미갱이가 그린 양평 호박꽃, 2020년, 펜&수채, 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