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 신장에 좋은 속속이풀(속속냉이).
미나리나 열무는 알아도 속속이풀에 대해서 알고 계신 분들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개갓냉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있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다만 알아주지 않기에 묵묵히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종족번식에 충실하는 착한 녀석이지요.
습지에 많이 자생하고 있으며 미나리가 많은 곳을 살피면 쉽게 접할 수 있지요. 자생력이 좋아 미나리가 없는 척박한 곳에서도 간혹 볼 수가 있는데요. 개천의 자갈밭이나 돌 틈, 진흙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개갓냉이처럼 씨앗주머니를 달고 있는데 노란꽃을 피우는 녀석이 바로 속속이풀입니다.
해독작용은 미나리 못지 않고 영양분은 열무보다 많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애틋한 자연초이기도 합니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C와 사포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식으로 그만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관심 밖의 잡풀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방에서는 오래 전부터 약재로 써왔는데요.
풍화채, 한채, 엽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요.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조금 서늘하거나 평합니다.
해독작용이 뛰어나 황달이나 간염 특히 간경변으로 복수가 찬데 좋으며 폐결핵, 신장염, 방광염에 좋고 해열작용도 있어 열내림약, 오줌내기약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미나리처럼 녹즙으로 마실 수 있는데..
습지에서 잘 자라는 만큼 소금과 식초물에 잠시 담갔다가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간이 좋지 않아 황달끼가 있고 복수가 차는 사람과 콩팥이 좋지 않아 몸이 붓는 사람은 녹즙으로 내려 장복하면 효험이 있습니다.
어린 순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어도 되고 조금 자라서 줄기가 퍼지면 미나리처럼 녹즙을 내거나 열무처럼 김치를 담가 먹어도 됩니다.
맛이오? 생각보다 꽤 맛있습니다. 특히 물김치가 시원한데요. 여름에 열무국수, 열무냉면은 알아도 속속이풀 물김치국수, 냉면은 모르셨을 겁니다. 그냥 김치로 담가 먹어도 식감이 아삭하여 열무김치 못지 않게 맛있습니다. 살짝 매운 맛이 입맛을 당기게 하거든요.
생채로 쌈을 싸서 먹을만한데 다른 쌈(상추나 깻잎, 열무, 씀바귀 등등)과 함께 곁들이면 훌륭한 쌈밥정식을 드실 수 있지요. 샐러드를 만들 때에도 같이 넣으면 알싸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시래기나 우거지처럼 억센 줄기를 삶아서 햇볕에 말려 묵나물로 겨울에 드셔도 좋고요. 된장국을 끓여도 맛있습니다.
잊고 있었던 속속이풀.
이제는 저를 좀 알아주세요.
천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