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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의 봄

푸른하늘김 2020. 4. 12. 10:45

통도사 봄 풍경/전현준

 

봄이 오면 찾아보리라. 혹 산문을 닫지는 않았을지. 발을 들이니 절집 초입이 솔숲인데, 늙은 소나무들 봄바람에 무애의 춤을 춘다. 애린 솔숲 지나면 곧 극락암. 적요한 절집 앞마당에 벚꽃 몇 그루도 피었다. 피안앵, 고단한 차안의 강 너머 너머.... 거무튀튀한 수피 위로 은분홍 가녀린 꽃잎들이 겹겹이 매달려 있다. 그 곁 연못엔 영축산이 담겨 있다. 한많은 속세, 다리 건너 단하각 가는 작은 길. 겹동백 무시로 피었고, 늙은 산수유 한껏 흐드러졌다. 이 봄, 떨림과 그리움에 한껏 몸서리친다. 어느 새 욕심도 노여움도 번뇌도 다 버리고, 나는 혹독한 봄의 색으로 물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