順伊의 노래/설정식
-國際無産婦女데이에 바치는 노래
비도 뿌리지 못하는
마른 번갯불이
깨뜨리는 바위
뿌다구니만 다시 돌아서는 봄
설피한 내 갈빗대를 올리는 것은
과연 꿩만 잡는 총소리냐
한 사람도 아닌 백 사람
천 사람 만 사람 수수백만의
모가지를 놓은 바람이기에
누구를 내어놓으라는지
무엇을 달라는 소리인지
내 정녕 헤아리지 못하겠다 허나
헤아리지 못한들
자유와 쌀을 달라는 소리밖에
이 땅에 또 무슨 아우성이
필요한 것이냐
자유와 먹을 것을
좀먹을 것이 아니라 자유를
큰 자유를
이십 년을 두고 기다린
애비 눈동자는 창살을
내어다보기만 위하여
하늘은 삼십 년을 늙어도
쓰러진 오래비를 위해서
비린내 나는 진달래도 싫다
소쩍새도 비켜라 다만
그 맑은 하늘을
커다랗게 커다랗게
그의 가슴 우에 얹어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