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순이의 노래. 설정식

푸른하늘김 2020. 1. 15. 17:25

順伊의 노래/설정식

-國際無産婦女데이에 바치는 노래

 

비도 뿌리지 못하는

마른 번갯불이

깨뜨리는 바위

뿌다구니만 다시 돌아서는 봄

설피한 내 갈빗대를 올리는 것은

과연 꿩만 잡는 총소리냐

 

한 사람도 아닌 백 사람

천 사람 만 사람 수수백만의

모가지를 놓은 바람이기에

누구를 내어놓으라는지

무엇을 달라는 소리인지

내 정녕 헤아리지 못하겠다 허나

헤아리지 못한들

자유와 쌀을 달라는 소리밖에

이 땅에 또 무슨 아우성이

필요한 것이냐

 

자유와 먹을 것을

좀먹을 것이 아니라 자유를

큰 자유를

이십 년을 두고 기다린

애비 눈동자는 창살을

내어다보기만 위하여

하늘은 삼십 년을 늙어도

 

쓰러진 오래비를 위해서

비린내 나는 진달래도 싫다

소쩍새도 비켜라 다만

그 맑은 하늘을

커다랗게 커다랗게

그의 가슴 우에 얹어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