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상 칼럼] 유능한 어부는 물고기가 오는 길목에 그물을 치고 기다립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님들과 저녁식사를 하는데 쉼 없이 울리는 매출알림 메시지. 꿩엿 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꿩고기를 주원료로 만든 엿으로 어린이보신, 감기예방, 경기예방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품을 등록해 두고 거의 매출이 없던 상품인데 갑자기 매출이 달음질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상업을 하는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압니다. 매출이 갑자기 늘거나 줄면 방송매체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종편채널에서 꿩엿을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케이블채널의 일로만난사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방송인 유재석이 게스트와 함께 노동을 하며 땀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예능프로그램입니다. 부안 변산반도의 곰소만에 위치한 곰소염전을 찾았습니다.
자연스레 곰소소금이 홍보 됐습니다. 사실 곰소소금은 생산량은 적지만 품질은 최상을 자랑하는 소금입니다. 미네랄 함량이 일반소금보다 열배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곰소젓갈이 유명한 것도 알고 보면 곰소소금 덕분입니다.
방송이 나가자 평소 매출이 많지 않은 상품이었는데 수십배의 매출을 기록중입니다. 김장철을 앞둔 시점에 방송에 나가고 케이블채널의 특성상 재방송이 많아 매출이 꺾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사례를 하나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제주도에는 물고기를 발효시켜 만든 간장인 어간장이 있습니다. 육지에서는 대부분 콩으로 간장을 만드는 것과 비교됩니다. 어간장은 매출이 꾸준한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방송이었습니다. 케이블채널에 방송인 김수미씨가 출연하는 수미네반찬이라는 예능이 있는데 어간장으로 간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습니다.
이런 사례는 셀 수없이 많습니다. 물론 상품의 특성상 일회성 매출로 끝나는 상품도 있고 방송을 계기로 매출이 레벨업되어 유지되는 상품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입니다. 정답은 사전에 상품을 등록하고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대표적으로는 낚시와 그물로 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낚시는 포인트를 잘 정하고 때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려야 합니다. 들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잡는 양이 적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적은 양이라도 값어치가 나가는 어종이면 돈이 되겠지요.
그물로 잡는 방법은 길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고기가 올만한 길목을 사전에 정하고 그물을 쳐두는 것입니다. 낚시나 그물 모두 기다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물로 잡는 방법은 어군이 오기 전까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분들은 낚시할 상품과 그물을 칠 상품을 구별해야 합니다. 광고비를 들여서 상품을 노출시키면서 다른 판매자와 경쟁하는 방법은 낚시에 해당합니다. 노출이 되면 매출이 바로 일어날 수 있는 상품에 적합합니다. 미끼라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상품성은 뛰어나지만 홍보가 덜되고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품은 광고비를 지출해도 성과가 잘 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품은 그물을 쳐두고 때를 기다려야합니다. 장점은 기다리는 동안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물은 많이 쳐놓을수록 좋습니다. 세상일은 예측하기가 어려워 어떤 상품이 어떤 계기에 의해 터질지 모릅니다.
케이셀러에는 낚시질을 해야 할 상품과 그물을 치고 기다려야 할 상품이 혼재돼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한 만큼 판단은 판매자님들의 몫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준비된 사람만이 일면식도 없는 유재석씨의 도움도 받고 김수미씨의 덕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능한 어부는 물고기가 오는 길목에 그물을 치고 기다립니다.
스마트스토어클럽 카페 운영자 조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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