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디톡스전문가에게 배우는 명상법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들 입에서 ‘디톡스(Detox)’란 낱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디톡스는 해독을 뜻하는 영어 ‘디톡시케이션(Detoxication)’에서 따온 말로, 체내에 해로운 물질을 몸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일컫는다. 몸에 남아있는 독소나 노폐물을 빼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에 디톡스법에 관심 갖는 것이다. 몸에 좋은 디톡스, 그렇다면 마음의 디톡스는 없을까. 물론 있다. 마음속 근심, 걱정을 해독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여기다 몸속을 청소해주는 디톡스 스무디와 운동법도 병행한다면 한결 가벼워진 마음과 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몸에 쌓인 독소가 신체의 병을 유발하듯,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는 마음의 병을 불러온다. 마음 건강을 관리하려면 나쁜 생각을 바로바로 없애야 한다. 마음을 디톡스하는 것이다. 마음 디톡스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명상이다. 권수련 아힘사요가&명상 원장을 만나 누구나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명상 방법을 알아봤다. 권 원장은 1990년부터 명상을 연구했으며 최근 책 <알아차림 명상>을 썼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극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권 원장은 여러 명상법 중 ‘지법(止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법은 ‘마음을 멈추는 명상법’이란 뜻으로 고요한 상태에 집중해 생각을 잠시 멈추고, 머리에 남아 있던 불필요한 생각들을 제거하는 명상법이다. 지법으론 숫자 세기, 호흡에 집중하기 등이 있다. 그는 쉽게 할 수 있는 지법으로 호흡명상과 걷기명상을 추천했다. 또 명상에 도움을 주는 간단한 요가 동작도 소개했다.
호흡명상
오로지 호흡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법이다. 가슴이 아닌 배 속까지 깊이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쉰다. 그러려면 올바른 자세를 갖춰야 하는데 허리를 곧게 세워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다. 눈을 감고 어깨엔 힘을 빼고 두손은 무릎 위에 편안히 올려놓는다. 엉덩이 아래 방석이나 베개를 깔면 자세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몸이 긴장하면 숨을 배가 아닌 가슴으로 쉬게 되니 주의한다. 명상할 땐 자세가 중요하지만 명상이 처음인 사람은 일단 자세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명상에 익숙해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혹은 자기 전에 누워서 잠시 3분만이라도 호흡명상을 해보세요. 그러다 점차 시간을 늘리세요. 마음이 훨씬 가벼워질 거예요.” 숨을 마시고 잠시 멈추고 내쉬는 과정이 호흡 한번이다. 호흡 한번이 5~6초가 되도록 한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호흡횟수를 센다. 호흡 10번을 1세트라 했을 때 1분에 1세트를 할 수 있다. 15세트, 즉 15분간 막힘 없이 호흡을 셀 수 있으면 제대로 명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15세트 호흡을 세는 게 쉬워보이죠? 하지만, 대부분 세번째 호흡에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요. 중간에 셈을 놓치면 처음부터 찬찬히 다시 시작하세요.” 호흡명상할 땐 방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하는 게 좋다. 또 될 수 있으면 고요한 상태에서 명상하는 걸 추천한다. 정 집중이 안되면 잔잔한 음악을 틀어놔도 좋지만, 명상에 가장 좋은 음악은 고요함이라고 권 원장은 말한다.
걷기명상
흔히 명상은 호흡명상처럼 가만히 앉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걸으면서도 명상할 수 있다.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듯 걸음걸이에 집중해도 마음을 디톡스할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걷는 동작을 촘촘히 나눠 의식하는 것. 다리를 들어 올려 뻗고, 내리고,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다리를 바꾸는 일련의 과정에 집중한다.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 때도 잠시 쉬어주며 ‘의도’라 속으로 말해본다.
‘멈춤, 의도, 다리 올림, 의도, 뻗음, 의도, 내림, 의도…’라고 나지막이 속삭이며 걷는 것이다. “모든 행동엔 의도가 있어요. 다만, 평소엔 의식하지 않는 것일 뿐인데 이 의도에 집중하면 다른 생각을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처음 걷기명상을 시도할 땐 어색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걷기명상을 하는 동안엔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이나 감정이 머릿속에 들어올 틈이 없다. 걷기명상에 익숙해지면 움직임도 한결 자연스러워진다는 게 권 원장의 설명이다. 여유롭게 홀로 걸을 수 있는 한적한 곳에서 걷기명상을 추천한다.
명상 전 하면 좋은 요가 자세
바른 자세로 호흡명상을 하려면 신체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 그래야 제대로 복식호흡을 할 수 있고 더 오래 명상할 수 있다. 명상 전에 하면 좋은 요가 자세로 ‘다운 독’ 자세와 ‘업 독’ 자세가 있다. 개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과 흡사하다. 명상 전 다운 독, 업 독 자세를 10회씩 하면 훨씬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명상할 수 있다. 우선 팔과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후 엎드린다. 팔과 다리 사이를 가까이하여 엉덩이가 올라가게 한다. 다리는 살짝 구부린다. 머리를 팔 사이로 내리고 가슴과 어깨를 눌러 허리부터 머리까지 일자가 되도록 하면 다운 독 자세다. 업 독 자세를 하려면 우선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한 후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발등은 바닥에 내려놓아 곧게 편다. 손바닥을 양 가슴 옆 바닥에 붙인다. 숨을 들이마시며 손으로 바닥을 힘껏 누른 상태에서 상체를 들어준다. “두 동작을 하고 명상했을 때와 안하고 했을 때 확실히 느낌이 다를 겁니다. 간단한 요가와 명상으로 마음을 디톡스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