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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영풍제련소 없어져야

푸른하늘김 2019. 7. 23. 16:01

 

 

<내일신문 인터뷰>

 

이상식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 대표

 

“영풍제련소 이전하고 청정봉화 되찾아야”

 

1·2공장 ‘중금속침출수’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처음엔 오염된 부분만 정화를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다. 굳이 공장 이전까지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었다. 회사가 환경을 깨끗하게 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자는 입장이었다.”

이상식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그런데 몇 년을 지켜본 결과 이제 공장 폐쇄 또는 이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최근 들어서는 경남 부산 대구지역 시민들도 이곳 영풍제련소 현장을 줄지어 방문하는데, 그만큼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영풍제련소 측의 ‘환경정화’ 약속은 한두번이 아니지 않았나?

 

2014년 국정감사에서 영풍 문제가 다루어졌을 때 영풍 대표이사가 나와 “5000억원을 투입해서 깨끗한 공장을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 뒤로 그들의 행동은 전혀 달랐다. 국감장의 대국민약속은 말 뿐이었다. 요즘 즐겨 들고나오는 ‘무방류시스템’도 마찬가지다.

 

■ 공장 주변 환경 정밀조사가 진행중인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국회 환노위에서 예산 16억을 확보해 산림·토양·수질·수생태계·대기·퇴적물 등 6개 분야에 대해 TF팀을 구성해 전문적인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이제 조사완료 단계에 와 있고 일부 팀에서는 중간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최종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거기에서 아마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들이 공개될 것이다.

 

■ 공장 주변 중금속 침출수 문제도 심각한데?

 

6개 TF 이외에 침출수 문제를 다루는 분과 소위원회가 있다. 낙동강 상류 민관협의체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구성한 것이다. 이 소위에서는 1공장과 2공장 침출수의 상관관계,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붉은 침출수가 공장 내부에서 나온 것인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 2공장 아래에서는 지금도 침출수가 육안으로 확인되는데?

 

2공장 내부 그라우팅 차수벽을 확인했더니 차수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게 밝혀졌다. 한마디로 엉망으로 차수 공사를 한 것이다. 지금도 2공장에서는 낙동강 쪽으로 침출수가 여전히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1공장도 마찬가지다. 5월 27일 공장 외부 옹벽 여러 곳을 굴착조사를 했는데 암반층과 옹벽 사이가 붉은 액체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물을 떠서 보니까 산도가 3까지 나오는 강산성을 띠고 있었다. 낙동강 본류는 산도가 9 정도 인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산도와 카드뮴 오염도가 측정됐다.

 

■ 침출수 오염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강산성을 나타내는 침출수가 확인된 면적은 공장 상류부터 하류 폐수처리장까지, 사실상 공장 전체 구간이었다. 면적이 너무 넓고 심각한 수준이라 이 문제에 대한 정밀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정밀용역을 통해 1공장 상류에서 폐수처리장까지 옹벽 하단부 전체를 굴착해서 확인해볼 예정이다.

 

■ 1공장과 2공장 사이 보 담수구간의 조사가 가능한가?

 

보 담수로 조사를 못하는 구간이 꽤 길어서 보 일부를 바닥까지 잘라내서 물을 다 뺀 뒤에 굴착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보가 왜 있는지도 의문이다. 취수용 보가 아니다. 회사측에서는 세굴방지용이라고 주장하는데, 1공장 옹벽이 있는 구간은 낙동강의 공격사면이 아니라 퇴적사면이다. 지난 회의 때 보를 헐라고 했는데 경북도와 봉화군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중이다.

 

■ ‘공장이전’에 대해서는 주민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석포 주민들은 ‘영풍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아주 일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석포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 사람들도 개별적으로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들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인정한다. 다만 집단적 분위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할 뿐이다.

영남권 전체가 공장을 이전하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고 움직이고 있으니 주민들도 그 틀에 맞추어서 생각하는 것이 석포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공장이전시 주민 대책은?

 

공장 이전시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공장을 따라서 가면 된다. 석포 지역은 오염지를 청정지역으로 만들어가는 환경성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환경을 다시 살려나가는 쪽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영풍제련소 이전이 봉화군 전체의 뜻이라고 할 수 있는지?

 

봉화군도 영풍제련소를 관외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청정봉화’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석포에 계신 분들이 문제인데, 지금 앞에 나서서 ‘이전반대’를 외치는 하청업 종사자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공장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봉화 = 글 사진 남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