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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 문화유산 10곳 발표

푸른하늘김 2021. 10. 25. 18:17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 문화유산 10곳 발표

김수종 작가 daipapa@hanmail.net

 

 

 

한국내셔널트러스트(공동대표:이은희, 임항)가 보존가치가 높지만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 문화유산 10곳을 지난 21() 오후 1 발표했다. 2021년도 꼭 지켜야 할 자연 문화유산에는 대구 비슬산, 당진 소들섬, 인천 부평 일본 육군 조병창 병원 등 10곳이 선정됐다.

 

 

우선 당진 소들섬은 1979년 삽교호 방조제가 준공된 후, 호수 안에서 40년 동안 자연적으로 생성된 5만여 평의 하중도다. 소들섬과 삽교호 주변에는 멸종위기야생동물급 흰꼬리수리, , 멸종위기야생동물급 큰고니, 큰기러기 등 희귀한 조류들이 서식한다.

 

겨울철 약 30여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구간으로, 소들섬에 송전탑을 세워 삽교호를 경유하도록 설계돼 있다.

 

주민들은 고압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과 선로로 인해 철새와 야생동물의 서식지인 소들섬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한국전력이 송전탑 설치를 위해 경작중인 논에 중장비를 투입하여 주민들과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선정 이유는 수도권의 전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화력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함이다. 당진화력발전소는 전기 수요처인 수도권에 전력 공급을 위해 당진하늘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송전탑과 송전로 건설로 시민의 건강과 야생동식물 서식에 위협을 주고 있다.

 

 

 

대구 비슬산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창녕군 사이에 걸쳐 있는 해발 1,084m의 대표적 지역 명산이다. 1986 2월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관광호텔, 오토캠핑장, 자연휴양림, 임도 등이 들어섰고 개발포화상태 임에도 현재 관광단지까지 조성중이다.

 

등산로에 설치된 데크를 통해 비슬산 정상부까지 등정이 가능함은 물론, 전기차와 투어버스도 정상부까지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달성군은 유가읍 용리와 양리 일원에 310억 원을 들여 1,9킬로미터 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다.

 

선정 이유는 생태적 가치와 지질지형상의 가치를 모두 지닌 곳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등산로와 전기차를 위한 도로가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과도한 개발로 지탄받아 마땅할 일이다. 난개발로 인해 비슬산의 자연 생태적 가치가 훼손당할 우려가 있어 시급성을 고려하여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부천 역곡동 고택은 역곡동 165번지에 소재하며, 죽산박씨 사래동파 집성촌에 남아 있는 유일한 고택으로 1894년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택이 훼손위기에 직면한 것은 2020 7월 부천도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천역곡지구 공동사업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것이다.

 

원미산 남동쪽 기슭으로 약 20만평에 달하는 지역에 2026년까지 5,452호의 주택을 공급하게 된다. 선정 이유는 127년에 달하는 역곡동 고택은 이 계획에 따라 아파트 단지로 철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고택은 근대한옥으로 사람이 살면서 변형되었으나, 이는 시대적 생활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건축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건물과 주변의 녹지가 조화로워 경관이 가치가 있고, 공공개발과 상생모델로 활용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계상 공원지구를 고택 인근으로 설계변경만 한다면, 공공주택 건설과 고택의 조화로운 보전이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원 영신연와는 수원의 거의 마지막 남은 근·현대 유산인 벽돌공장 영신연와와 노동자 숙소를 확인할 수 있다. 가마터에 있는 가마는 독일의 화학자 호프만이 개발한 '호프만 가마'로 국내 유일한 것이어서 역사적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영신연와를 포함한 인근 부지 248천여가 지난 2012년 고색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다.

 

선정 이유는 민간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연와와 노동자 숙소는 2019년 철거를 잠정 결정했다. 수원지역 산업구조변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주요 산업시설로서 근대유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한 대상지다. 수원지역 개발 사업으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어, 그 보전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연천군 고능리 사업장 폐기물 매립 예정지는 전곡읍 고능리 102번지 일대다. 사업자 측은 이 일대 30만평 중 약 5만평 부지에 매립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업자측은 30년 동안 매립장 사용권을 얻어 노출형 일반폐기물 매립사업장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립장 예정부지는 과거 골프장으로 이용되던 공간이며, 그 일대의 산지는 생태보전 1등급 지역이다. 일대에는 멸종위기 야생조류 6종과 멸종위기 양서류 1종이 확인되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색조 대여섯 개체가 매립장 인근 계곡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선정 이유는 일대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멸종위기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 서식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특히 사업자측이 존재를 부정하고 있지만, 현장심사에 제출된 감시영상 자료를 통해 사업장 주변에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는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

 

조건부 허가를 내린 한강유역환경청은 즉각적인 확인을 통해 공사 지속여부를 명령해야 할 것이다. 산업 폐기물은 연천과 무관한 지역에 발생된 것을 연천의 자연생태계에 매립하는 것으로 지역주민의 정서에도 반한다.

 

전체 30만평 중 계획상 5만평이 매립장이지만 결국 매립이 이뤄지면 나머지 면적은 다른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한, 매립장의 확장 용도로 사용될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단관극장이다. 1963년에 개관한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현재까지 단 한 번의 화재도 없이 단관극장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쇠퇴기를 맞고 2021 2, 극장이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극장 매입을 위해 시민 모금운동이 진행됐다. 3주가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1억 모금을 달성했다. 지역에 남은 마지막 단관극장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선정 이유는 건축물로 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시민정서 속에서 극장의 시대성과 역사성이 살아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극장을 지키기 위해 응모단체와 시민들이 함께한 안녕, 아카데미 등의 여러 활동 그리고 시민모금운동은 시민공모전이 지향하는 취지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인천 도시산업선교회는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인 1962,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지 오글 목사와 한국교회가 설립한 곳이다. 선교회는 한국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의 현장으로서 그 순간순간의 역사가 담긴 중요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산이기 때문이다.

 

응모자를 주축으로 보전하고자 하는 이들의 보전의지와 그 활동이 시민공모전의 취지에 부합함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화수화평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심각한 훼손우려가 있어 보전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선정했다.

 

 

 

인천 미림극장은 1957년 하천가 천막극장으로 무성영화를 상영하던 평화극장을 1960년대 현재의 미림극장으로 개칭한 곳이다. 이후 경영난으로 폐관하였다가 2013년 추억의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실버극장으로 재개관했다.

 

선정 이유는 2013년 재개관 이후 실버극장으로서 고전영화를 상영하여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수요에 대한 공급처 역할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 신축을 위해 영화관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긴급성도 감안하여 선정했다.

 

 

 

인천 부평 조병창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이 직접 운영한 무기 제조소로, 일제에 의해 조선인 노동자들이 모집, 징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강제 동원되었던 곳이다. 조선인이 강제동원 돼 무기제조 공장에서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반환이 이뤄지고 있는 캠프마켓 B구역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정 이유는 특히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도 환경정화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역사성 있는 공원으로 돌려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개발 사업자의 편의적 사고방식에 입각해 병원을 처리한다면, 미군기지 시민 반환은 단순한 공원 개발행위에 불과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선정했다.

 

 

 

오는 11 27일 오후 2시에 개최되는 시상식에서는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환경부장관상’, ‘문화재청장상  9개 부문에 걸쳐 총 10개의 수상작에 대한 발표와 시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필자/김수종

작가. 민간 문화재청과 민간 환경부를 지향하는 NGO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문화유산위원, 망우리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