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방법과 말 잘하는 방법은 따로 있을까?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국어를 즐겁게’ 출간
글 잘 쓰는 방법과 말 잘하는 방법은 따로 있을까?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국어를 즐겁게’ 출간
우리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우선은 아무래도 독서가 우선일 것이다. 책이나 신문이며 온갖 종류의 글을 많이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고력이 증대되고, 책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도 높아진다.
다음은 주제를 정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정리된 사고를 글로 써보는 것이다. 자주 글로 쓰면 시나브로 머릿속에 정리가 되고 정리된 사고를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듯이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공부하여 내용을 충실하게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국어교사 출신의 민속연구가 박호순 선생이 집필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국어를 즐겁게’(도서출판 BMK)는 우리말에 대한 연구와 근원에 대한 공부를 통해 국어를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이다.
그렇다고 수학능력시험을 준비 중이 학생들을 위한 수험서는 아니다. 청소년 혹은 성인을 위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참고서라고 보면 된다. 책은 큰 줄기로 ‘우리말의 어원과 역사적 근거’를 밝히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이어 우리 전통문화의 토대가 된 민속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장을 지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로 시선을 돌렸다, 우리 주변의 식물과 지명의 유래에 대해 천착하고, 마지막 종착지로 우리의 고유정신과 미풍양속의 근거를 찾는 것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책 속에 담긴 우리말과 민속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은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도타운 정을 나누며 오천년 역사를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는가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별 의미 없이 사용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시각과 정신문화적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올곧은 어원 탐구 과정이 각각의 단어와 역사의미를 한층 더 풍부하고 깊게 전해지고 있다.
민속과 식물, 지명유래에 더해 알아야 할 중요한 정신문화적 가치, 동방예의지국, 순국선열, 열사, 의사, 아리랑의 의미 등등의 탐구는 시민 및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얼을 지키고 옛것을 통해 정신을 가다듬어 곱고 바른 인성을 기르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계림유사에 전하는 고려시대 언어와 중국 한서 ‘지리지’에 전하는 고조선 ‘범금팔조’의 내용을 유추해 볼 때, 우리 한민족은 역사가 시작되는 고조선 때부터 우리만의 고유 언어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원사전에서는 ‘愛(사랑 애)’와 ‘思(생각 사)’의 두 뜻을 포함하고 있는 ‘사랑’과 ‘사람’은 같은 동원어(同原語: 뿌리가 같은 말)라고 하면서, 사랑은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역참의 역할을 담당하는 우(郵), 역, 전(傳), 정(亭) 등을 30리마다 설치하고 이곳에서 공문서 전달, 관리나 사신들의 이동, 조공물이나 군수품과 같은 물자수송업무를 수행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할 때 우리가 말하는 ‘한참’의 시간은 사람이 30리를 걷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약 3시간 정도로 보면 타당할 것이다.
‘설(설날)’은 새해를 맞아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관습에 따라 나이를 뜻하는 ‘설(살)’에 의해 ‘설(설날)’이 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일부 문헌에서도 ‘설’은 ‘새해’와 ‘나이’의 두 뜻을 다 포함한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오방·오색·오행을 근본으로 하여 오방신이 만들어지고, 오방신과 관계를 이룬 중국 전설상의 제왕들, 벽화에 나타난 상징적 동물, 사천왕과 오방장군 등은 선조들이 안녕을 염원하며 방호신 또는 수호신으로 숭배했던 신앙이며, 이것이 조상 대대로부터 지금까지 생활 속에 풍속으로 이어져 의·식·주의 각 방면에 남아 전해지고 있다.
천간(天干)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태어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죽는 식물의 한살이를 묘사한 것이다. 생명의 원천인 식물의 씨앗이 발아하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여문 다음 맹아를 간직한 씨앗으로 남는 데까지의 과정을 10단계로 표현한 것이다.
친정에 온 딸이 잠을 자지 말고 시집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 친정 부모에게 효도하도록 만든 풍속이 바로 ‘정월 열 나흗날 잠자면 눈썹 센다’는 말의 숨겨진 의미이다. 여기서 ‘눈썹 센다’는 말은 실제로 눈썹이 하얗게 세는 것이 아니라 ‘늙는다’는 의미이며, 늙어 보이거나 늙는 것을 매우 꺼리는 심리를 이용하여 친정 부모에게 효도하도록 만든 풍속이다.
오방색의 하나인 붉은색은 우리 풍속에서도 귀신으로부터 안녕을 기원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붉은색은 옛날부터 사람들이 귀신을 달래어 무사태평과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동시에 해코지를 하지 않도록 빌고 바라는 색으로 보는 것이다.
진시황의 천하통일 이전이나 이후에도 제후국이나 주변의 작은 나라 임금들은 자신을 일러 ‘과인’이라 하였고, 진시황 이후 역대 황제들만이 ‘짐’이라 하였다. 우리 역사를 살펴볼 때, 우리 임금 중에도 중국에 버금가거나 맞먹는 국력을 가진 국가의 임금일 경우에는 신하들이 임금을 ‘황제’라 칭하였고, 황제도 스스로를 ‘짐’이라 하였던 시대가 있었다.
옛날에는 절의 뒤뜰이나 마을의 큰 마당에 오래 묵은 이팝나무가 한두 그루만이 서 있었다고 한다. 봄이 되어 나무에 하얀 꽃이 만발하면 흰쌀밥으로 온통 나무를 뒤덮은 것처럼 보여 이팝나무(이밥나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이팝나무로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는데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풍년이 들고 그렇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하여 이 이팝나무를 신성한 나무로 섬겼다.
가난한 농부가 해마다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듯이, 아들을 잃은 늙은 어버이가, 지아비를 잃은 외로운 아내가, 아버지를 잃은 불쌍한 자녀가 가슴에 한을 품고 평생을 넘어왔고 또 넘어가야 하는 고개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 너머에는 이보다는 조금 이나마 나은 세상이 있기를 기대하며 넘는 고개가 바로 한이 맺혀 아리고 쓰린 ‘아리랑 고개’인 것이다.
태극기의 흰 바탕은 티 없이 순일(純一)한 한민족의 성정을 나타내고, 중앙에 위치한 청색과 적색의 태극 문양은 음양 이원(二元)의 두 요소로 우주 만물이 쇠하여 사라지고 성하여 자라나는 생장 변화의 근원이 되는 실체를 의미한다. 또한 건(乾)은 양(陽)으로 하늘과 부(父)를 뜻하며 방위는 북서쪽이고, 곤(坤)은 음(陰)으로 땅과 모(母)를 뜻하며 방위는 남서쪽이다. 감(坎)은 수(水)로 달을 뜻하며 방위는 북쪽이고, 이(離)는 화(火)로 해를 뜻 하며 방위는 남쪽을 나타낸다.
이처럼 국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책인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국어를 즐겁게<(도서출판 BMK)의 저자 박호순 선생은 인천교대, 명지대 국문과, 단국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오랫동안 국어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우리 민속의 유래1,2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