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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평화. 도종환

푸른하늘김 2020. 4. 5. 13:57

[도종환이 띄우는 아침의 시 18]

 

평화는 대개

아슬아슬하게 유지된다

이제 정말 끝이다 했다가

이제 다시는 용서하지 말자 했다가

엎어지기 직전의 출렁이는 수평처럼

위태하게 평화는 유지되고 있다

내면에 진흙탕이 된 것들을

구석에서 끄집어내 씻어내는 동안

흙물과 함께 곤두박질치는 물방울처럼

쏟아지는 욕설과 함께

길게 내뿜는 한숨과 함께

아슬아슬하게

 

- 도종환 '출렁이는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