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급체에는 매실
이질, 설사, 급체에는 매실나무.
요즘 매화가 꽃봉우리를 터트리기 시작한다. 따듯한 남부지방은 여기저기서 수줍은 꽃망울이 고운 자태를 드러내며 시선을 유혹한다. 그 꽃이 매혹적이고 아름다워서 선조들의 지필묵을 흔들어 기어코 그림을 그리게 하여 사군자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른 봄에 피어올라 늦둥이 설(雪)에 모자를 쓰게 되면 그 자태가 빼어나 설중매(雪中梅)라하였다.
흰꽃은 흰매화 붉은 꽃은 홍매화.
흰꽃이 피는 매실나무는 청매실을 맺고 붉은 꽃이 피는 매실나무는 홍매실을 맺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매실나무는 꽃이 만발하면 만첩 흰매화요, 홍매실나무는 만첩 홍매화라 부른다.
매화는 차나 담금주를 해서 주로 마신다. 꽃차는 잘 건조하여 그 향과 풍미를 즐기면 좋고 술은 적당한 양으로 얼근하게 취할 정도로 마시면 좋다. 차는 피부미용에 좋아서 기미나 주근깨를 제거한다. 또한 신경성 소화불량이나 숙취해소, 해열, 해독에 좋다.
술은 만개하기 전이나 만개한 꽃을 용기에 자작하게 담아 담금주를 하거나 막걸리, 동동주를 빚을 때 재료로 써도 된다. 매화주는 주로 노인주라는 말이 있다. 젊은 사람보다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이 그 효능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매실은 급체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 즉 매실의 신맛은 모두가 산이다. 구연산을 비롯 사과산, 호박산, 유기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서 위산과 비슷한 기능이 있다. 그리고 장속으로 진행되면 구충작용을 하게 된다. 때문에 설사나 이질, 급체, 만체에 매실이 좋은 이유가 되는 것이다.
5~6월의 덜 익은 열매를 따서 약불에 쬐어 노란빛을 띤 갈색으로 변하게 굽는다. 이때가 약 60~65%정도 익었을 정도인데 이를 햇볕에 바싹 말리면 검게 변한다. 이 구운 매실을 오자라하는데 한방에서 이를 주로 쓴다. 설사, 이질, 인후종통, 혈변, 구충, 급체, 만체에 쓴다.
일반 가정에서는 대체적으로 효소를 담가서 엑기스(청)를 내어서 쓰는데 문제가 하나 있다. 씨앗이야 당연히 빼야하는 것이고 대체적으로 황설탕이나 백설탕에 재운다. 설탕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설탕에 함유된 방부제 성분이다. 설탕의 방부성분은 당뇨와 혈압의 수치를 올린다. 체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서 혈관 속을 유랑?한다. 그 방부성분은 수많은 시간이 흘러야 겨우 분해가 된다.
설탕에 재운 매실이 아무리 산성으로 똘똘 뭉쳐 있어도 설탕의 방부성분을 분해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최소 10년 이상이 되어야 온전한 약재로 쓸 수 있다. 매실청은 천연 꿀로 재우는 것이 좋다. 비싸기는 하지만 10년의 세월보다는 싸기 때문이다. 매실엑기스는 꿀로 재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가끔 매화꽃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는다. 매화는 매화 자체가 꽃을 의미한다. 꽃 화(花) 자이므로 그냥 매화라 부르면 된다.
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