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시대를 뛰어넘는 <이반 일리치 문명을 넘어선 사상>(도서출판 호메로스)출간
혼란의 시대를 뛰어넘는 <이반 일리치 문명을 넘어선 사상>(도서출판 호메로스)출간
새로운 시대의 화두를 제시하는 철학자 이반 일리치
이반 일리치(독일어: Ivan Illich, [ɪˈvɑːn ˈɪlɪtʃ] 1926년 9월 4일 ~ 2002년 12월 2일)는 많은 대중 계몽 서적 출판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1926년 빈에서 출생하였다.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치른 후 처음에는 화학과 역사를 공부하였으나 곧 신학에 뜻을 두고 로마의 그레고리 대학교에 입학하여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였다.
1950년 로마 가톨릭교회의 서품성사를 받은 후 다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0여 개 국어를 할 줄 알았다고 알려진 그는 교화청 국제부에서 일할 것을 제의 받았지만, 1951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아일랜드-푸에르토리코 교구에서 보좌신부로 일했다.
교사 및 학자로서 활동하면서 특히 중남미의 봉건적인 로마 가톨릭교회와 한 이불 속에 있는 정치 체제를 호되게 비판하는 등 해방신학 운동에 많은 동조를 하였다. 1956년 서른 살에 푸에르토리코 가톨릭 대학의 부총장이 되었고, 1966~76년 멕시코 쿠에르나바카에서 일종의 대안 학문공동체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CIDOC’를 설립해 연구와 사상적 교류를 이어갔다.
사제 확대 정책에 반대한 것, 피임 정책을 지지하며, 일련의 교회 정책에 반대한 것이 빌미가 되어 교황청과 마찰을 빚다가 1969년에 교회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한쪽 뺨에 자라는 커다란 혹이 주는 고통 속에서도 '비인간적인 의료산업'에 의한 진단이나 치료를 거부하다 2002년 12월 2일 세상을 떠났다.
이상향을 위해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실천한 철학자이며, 신학자였던 유토피아를 품은 이반 일리치는 충격과 일침을 가하는 그의 사상에 비해 일리치에 관한 평론을 찾기는 힘들다. 푸코에 대한 평론이 넘쳐나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다. 일리치의 사상은 오히려 자극적이고 혁명적인 편에서 거론되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학교가 없는 사회, 병원이 없는 사회, 자동차가 없는 사회와 같이 부정 언술에서 전망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 부정 언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 긍정적으로 구상되는 사회, ‘희망’이 존재하는 사회다.
“일리치는 ‘기대’가 아니라 ‘희망’을 바랐기 때문에 그에게는 늘 ‘유토피아 논자’라고 불린 만한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일리치 사상의 ‘희망’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저자인 야마모토 테츠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것은, 일리치를 만나기 이전에는 그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고백의 진정성에 있다. 일본에서 멕시코로 날아가 일리치의 강의를 듣고, 함께 토론하고, 그의 사상이 책으로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20대의 청년은 비로소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와 일리치의 사상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일리치의 기본적 생각은, 발전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산업 시스템은 그것이 목적으로 삼았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교육을 받을수록 어리석어지고, 치료할수록 병이 늘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동시간이 더 걸리게 되는, 소위 ‘역생산성’이다. 저자는 산업사회에 대해 의심하고 이를 비판한 사상가로 일리치를 앞설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업사회의 서비스 제도 비판은 비판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상생활 속 눈앞의 일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 자율적 태도를 형성하는 자기 기술(自己技術)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일리치의 사상을 이용할 수 있으면 된다.
산업사회의 현실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와 함께 현실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일리치가 지적하고 비판했던 것들이 실제로 정곡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하다. 학교도, 병원도, 자동차도, 가사노동도, 여성 차별도 그대로 남아 있다. 새로운 것의 사용은 특권이 되고, 끝없는 성장과 무한 소비라는 이데올로기가 작동한다. ‘더 좋은’ 것은 ‘지금 좋은’ 것을 대체하고, 신제품은 끊임없이 빈곤을 상기시킨다. 만족보다 오히려 결여감이 확산되는 것이다. 일리치는 보다 좋은(better) 것이 아니라 그냥 좋은(good) 것을 인류사적 시점에서 분명히 밝혔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반 일리치 문명을 넘어선 사상>의 저자 야마모토 테츠지 선생은 1948년 출생. 동경도립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교육학박사. 정치사회학, 호스피탤리티환경설계학. 신슈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동경예술대학 객원교수. 기업환경, 패션환경, 투어리즘환경, 환경윤리·환경철학 등, 사회환경, 문화환경에서 〈장소-지구〉의 경제정치를 근대 학문 체계를 넘어 종합적으로 설계·구축하는, 영역을 초월한 연구에 전념하다.
1975년 이반 일리치가 주최한 멕시코의 CIDOC에 유학. 1986년부터 《계간 IICHIKO》 편집·연구 디렉터. 1988년 〈문화과학고등연구원 EHESC〉를 설립, 2001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술재단 F·EHESC〉 제너럴 디렉터. 2005년 〈국제 호스피탤리티연구센터〉를 설립. 현재 〈문화자본학회〉 회장, 재단〈일본국제고등학술회의〉 이사장. 『학교·의료·교통의 신화』, 『문화자본론』, 『철학의 정치, 정치의 철학』, 『피에르 부르디외의 세계』, 『푸코 국가론』 등 40권 이상의 저서가 있으며, 공저와 편저는 20권 이상, 편집한 잡지는 150권이 넘는다. 개인 블로그 HTTP://HOSPITALITY.JUGEM.JP/
<이반 일리치 문명을 넘어선 사상>의 번역자 이적문 선생은 강원도 동해 출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동경대학 대학원 석사·박사 과정 수료, 사회학 박사. 노동사회학 전공했다.